본토 상장사 5,400곳 순이익 22% 증가했으나… 1,411개 사 순손실로 역대 최다 기록
CXMT 순익 776억 위안·캄브리콘 2배 급증 견인… '착시 효과' 걷어내면 2,700곳 수익 뒷걸음
부동산 바커 149억 위안 손실·BYD 순익 21% 급감… "AI 테크, 부동산 침체 메우기엔 역부족"
CXMT 순익 776억 위안·캄브리콘 2배 급증 견인… '착시 효과' 걷어내면 2,700곳 수익 뒷걸음
부동산 바커 149억 위안 손실·BYD 순익 21% 급감… "AI 테크, 부동산 침체 메우기엔 역부족"
이미지 확대보기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붐에 힘입어 국산 반도체와 핵심 에너지 기업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는 반면, 중국 본토 상장기업 4곳 중 1곳은 여전히 극심한 내수 침체와 가격 출혈 경쟁을 이기지 못하고 적자 수렁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A주(상하이·선전) 상장기업들의 상반기 총 순이익은 5년 만에 두 자릿수 성장률(22%)을 기록하며 외형상 뚜렷한 반등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는 7월 기업공개(IPO) 이후 천문학적인 순이익을 기록한 창신메모리(CXMT) 등 소수 AI 수혜주와 유가 급등에 따른 국영 에너지 공룡들이 전체 실적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통계적 착시’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계 자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부동산 시장의 붕괴가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면서, 대형 건설사는 물론 전기차, 유통, 식품, 태양광 등 전통 제조업 전반에서 기업들이 제품 가격을 깎아 출혈 경쟁을 벌이는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악순환이 심화하고 있다.
9월 17일(현지시각)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 홍콩발 보도에 따르면, 금융사를 제외한 중국 본토 상장사 약 5,400개 사의 2026년 상반기 재무제표 분석 결과 전체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2% 늘어난 1조 9,000억 위안(약 380조 원)에 달했다.
[테크 착시] CXMT 776억 위안 잭팟… 전체 이익 증가분의 25% 독식
외형 성장의 견인차는 단연 AI 붐을 탄 반도체와 에너지 부문이었다.
중국 최대 D램 제조사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스(CXMT)의 모회사는 전년 동기 23억 위안에 불과했던 순이익이 올해 상반기 776억 위안(약 14조 8,000억 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지난 7월 상장 직후 중국 증시 최고 몸값 기업으로 등극한 CXMT 한 곳이 중국 상장사 전체 순이익 증가분의 무려 4분의 1을 혼자 책임진 셈이다.
여기에 중동 분쟁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페트로차이나(중국석유) 등 국영 자원 공룡들과 금·구리 등 산업용 원자재 가격 상승 수혜를 입은 금속 기업들이 이익 상위권을 휩쓸었다.
UBS증권 멍레이(Meng Lei) 중국 주식 전략가는 "상장사 이익이 3년 연속 감소세를 끝내고 연간 15% 수준 증가하는 전환점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프랑스 BNP파리바의 윌리엄 브랫튼(William Bratton) 현금 주식 리서치 헤드는 "이러한 실적 개선은 결코 광범위한 경기 회복을 뜻하지 않는다"며 "성장의 온기가 국가가 전략적으로 밀어주는 소수 핵심 제조 복합체에만 극단적으로 쏠려 있다"고 반박했다.
[실물 절벽] 상장사 26%인 1,411개 사 적자… 부동산·소비재 '붕괴'
실제로 장부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중국 실물 경제의 체감 온도는 한겨울이다.
조사 대상 기업 중 절반이 넘는 2,700여 개 기업의 상반기 영업이익이 오히려 전년 대비 감소했다.
순손실(적자)을 기록한 상장사는 전년 대비 약 10% 증가한 1,411개 사로 집계되어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다.
전체 상장사의 26.1%가 영업을 할수록 돈을 잃고 있는 구조다.
가장 처참한 곳은 부동산 섹터다.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중 하나인 완커(Vanke)는 상반기에만 무려 149억 위안(약 2조 8,500억 원)의 기록적인 순손실을 냈다.
상하이 등 1선 대도시 주택 거래량이 소폭 반등하고 있지만 신규 주택 분양가가 장기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상장된 104개 부동산 기업 중 60개 사가 일제히 적자를 기록했다.
자산 가격 하락으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유통·식품업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 대형 슈퍼마켓 체인 융후이마트(Yonghui Superstores)는 부진 매장을 대거 폐쇄하며 매출이 20% 급감했다.
대표 돼지고기 생산업체인 무위안식품(Muyuan Foods)은 지난해 상반기 105억 위안 흑자에서 올해 상반기 60억 위안 적자로 돌아서며 상장사 중 가장 큰 이익 낙폭을 기록했다.
전기차·태양광마저 '출혈 경쟁'에 적자… "AI로 부동산 공백 못 메워"
중국이 자랑해 온 신(新)성장 동력인 전기차와 태양광마저 무차별 단가 인하 경쟁에 휘말려 수익성이 망가졌다.
중국 전기차 1위 기업인 BYD(비야디)는 판매 대수 증가에도 불구하고 마진 압박으로 상반기 순이익이 21% 급감했다.
화웨이의 스마트카 시스템을 탑재해 주목받았던 신에너지차 제조사 세레스(Seres)는 순손실로 전락했다.
태양광 패널 업계는 공급 과잉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글로벌 선두권인 진코솔라(JinkoSolar)의 적자 폭이 한층 확대되는 등, 태양광 부문 적자 상장사 수는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폭증한 73개 사에 달했다.
중동 분쟁발 친환경 에너지 수요 증가라는 호재조차 중국 내 과잉 캐파(생산능력)에 따른 제 살 깎아먹기 경쟁을 당해내지 못한 셈이다.
미국 싱크탱크 로듐그룹(Rhodium Group)의 분석가들은 "중국 정부가 2030년 5개년 경제계획을 통해 첨단 AI와 신흥 제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지만, 이들 첨단 하드웨어 산업이 창출하는 경제적 부가가치는 여전히 중국 경제를 떠받쳐 온 거대한 부동산 및 인프라 부문의 공백을 메우기에는 턱없이 작다"고 경고했다.
중국 상장사들의 이번 '상반기 실적 양극화'는, 향후 ‘국가 주도의 반도체 국산화와 AI 인프라 확장이 특정 수혜기업의 실적 잔치를 만들 수는 있어도 민간 소비와 부동산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이라는 근본적 구조 위기를 가릴 수 없음을 입증한 사건’인 동시에 ‘극심한 내수 침체와 공급 과잉이 빚어낸 가격 파괴 전쟁이 중국 제조업 전반의 체력을 고갈시키는 치명적인 자가면역 질환으로 비화하고 있음을 알리는 경고음’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