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자산 중 주식 48.2%…닷컴버블 당시 38.7% 크게 웃돌아
주식 비중 30% 넘을 때 이후 10년 연평균 수익률 중간값 4.9%
주식 비중 30% 넘을 때 이후 10년 연평균 수익률 중간값 4.9%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가계의 금융자산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주식 보유 비중이 높을수록 이후 10년간 증시 수익률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과거 미국 가계의 주식 보유 비중이 20% 미만이던 시기에는 이후 10년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의 연평균 상승률 중간값이 11.2%에 달했지만 주식 비중이 30% 이상일 때는 4.9%로 낮아졌다.
현재 미국 가계의 주식 보유 비중은 48.2%로 2000년 닷컴버블 당시보다도 높다. 증시 상승으로 가계 자산이 크게 늘었지만 앞으로 투자 수익률이 둔화하거나 주가가 조정받을 경우 가계 자산과 소비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야후파이낸스는 연방준비제도의 가계 금융자산 통계와 과거 S&P500지수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주식 보유 비중이 높은 시기에는 장기적인 증시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고 2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주식 비중 48.2%…닷컴버블·2021년 기록 모두 경신
연준이 발표한 금융계정 통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미국 가계와 비영리단체의 금융자산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48.2%를 기록했다.
이는 1945년부터 집계된 관련 통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00년 닷컴버블이 정점에 달했을 당시의 38.7%를 크게 웃돌았고 개인투자자들의 투기적 거래가 활발했던 2021년의 41.0%도 넘어섰다.
이번 통계에는 개인 증권계좌의 직접 보유 주식뿐 아니라 투자펀드와 퇴직연금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보유한 주식도 포함된다.
반면 은행 예금과 머니마켓펀드 등에 보유한 자금은 약 20조달러(약 2경6538조원) 수준이었다.
현금성 자산 1달러당 주식 보유액이 3.65달러(약 4843원)에 이른 셈이다.
이 비율 역시 사상 최고 수준이다. 닷컴버블 당시에는 현금성 자산 1달러당 주식 보유액이 약 3달러(약 3981원)였다.
2009년 금융위기 이후에는 이 비율이 0.99달러까지 낮아진 적도 있다.
야후파이낸스는 현재 미국 가계 금융자산의 상당 부분이 이미 증시에 투자된 상태여서 추가로 주식시장에 유입될 여유자금이 과거보다 제한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주식 비중 높을수록 이후 10년 수익률 낮아지는 경향
야후파이낸스는 1951년 이후 S&P500지수의 가격 수익률을 토대로 가계 주식 보유 비중과 이후 10년간 증시 성과의 관계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가계 금융자산에서 주식 비중이 20% 미만이던 시기에는 이후 10년간 S&P500지수의 연평균 상승률 중간값이 11.2%였다.
주식 비중이 20~30%인 시기에는 연평균 상승률 중간값이 5.6%로 낮아졌다.
주식 비중이 30% 이상인 시기에는 4.9%로 더 낮게 나타났다.
주식 비중이 낮은 시기에는 증시로 새롭게 유입될 수 있는 자금이 상대적으로 많고 주식의 평가가치도 낮은 경우가 있었다.
반면 주식 보유 비중이 높은 시기에는 이미 상당한 자금이 증시에 투자돼 있고 주가 수준도 높아진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 야후파이낸스의 설명이다.
다만 이러한 결과는 과거 통계에서 관찰된 관계로 주식 비중이 높아진다는 사실만으로 미래 수익률 하락이 반드시 발생한다는 뜻은 아니다.
특히 주식 비중이 높았던 과거 사례 상당수는 1990년대 말 닷컴버블과 2008년 금융위기 이전에 집중돼 있다.
야후파이낸스는 이번 분석이 향후 10년의 투자환경을 살피는 장기 지표일 뿐 단기적인 주식 매도 시점을 판단하는 수단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또한 수익률은 배당을 제외한 S&P500지수의 가격 변동을 기준으로 계산됐다.
◇주식 부의 88%는 상위 10% 소유…평균 가계와 차이
미국 가계의 주식 보유 비중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해서 모든 미국인이 금융자산의 절반 가까이를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
연준 통계에서 사용하는 가계 부문에는 비영리단체도 포함된다.
무엇보다 주식 자산이 소수 부유층에 집중돼 있다.
연준의 자산 분포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서 자산 상위 1%에 해당하는 가구가 전체 주식과 주식형 펀드의 약 절반을 보유하고 있다.
상위 10%가 보유한 주식 자산은 전체의 약 88%에 달한다.
반면 자산 하위 50%가 보유한 비중은 약 2%에 그친다고 야후파이낸스는 설명했다.
이는 미국 가계의 주식 보유 비중 상승이 전체 국민의 투자 확대보다는 주가 상승에 따른 자산 가치 증가와 부유층의 높은 주식 보유 비중을 크게 반영한다는 의미다.
야후파이낸스는 미국 전체가 주식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기보다 부유층의 자산이 주식시장에 더욱 강하게 연결돼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주가 상승만으로도 주식 비중 확대…자산배분 점검 필요
가계 금융자산에서 주식 비중이 높아진 원인이 모두 새로운 주식 매수에 있는 것은 아니다.
주가가 상승하면 추가 매수 없이도 기존에 보유한 주식의 가치가 늘어나 전체 금융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진다.
야후파이낸스는 이러한 가격 상승 효과가 최근 주식 비중 확대의 상당 부분을 설명한다고 분석했다.
개인 투자자에게는 당초 설정한 자산배분 비율이 자신도 모르게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예를 들어 2023년 초 주식 60%, 채권 40%로 투자자산을 구성한 뒤 별도로 비중을 조정하지 않았다면 현재 주식 비중이 약 73%로 높아졌을 것이라고 야후파이낸스는 계산했다.
주가 상승으로 자산이 늘어난 대신 주식시장 하락에 노출되는 위험도 처음보다 커진 것이다.
주식 비중 확대는 미국 경제 전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증시가 상승하면 가계의 자산 가치가 늘어나 소비를 뒷받침할 수 있지만 주가가 급락하면 반대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야후파이낸스는 최근 인공지능(AI) 관련주에서 나타난 매도세와 같은 주가 조정이 과거보다 소비에 더 빠르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미국 가계의 재무상태에는 당장의 충격을 흡수할 여력이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야후파이낸스는 현재의 높은 주식 보유 비중을 즉각적인 증시 하락 신호로 해석하기보다는 투자자들이 자신의 자산배분과 장기적인 위험 노출 수준을 점검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하는 지표로 평가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