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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관리 주먹구구…첨단시대 맞는 안전체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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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관리 주먹구구…첨단시대 맞는 안전체계 필요

[김인현과 떠나는 공간정보의 세계(11)] 세월호 참사와 공간정보 활용한 종합안전대책

국민안전처 신설됐지만 상황 대응·정리에만 중점

원천데이터 제대로 공개 안해 시스템 구축 어려움
2014년 4월 16일은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잊을 수 없는, 잊혀져선 안 되는 날이 되었다. 당일 아침 뉴스에서는 수학여행에 나선 고교생들이 탄 배가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이 흘러나왔다. 많은 사람들이 ‘대체 무슨 일이지’ 하며 순간 가슴이 철렁했지만 조금 뒤 ‘전원 구조’라는 속보가 나오자 모두 기다렸다는 듯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날 필자는 황사와 미세먼지에도 불구하고 생업을 위해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다가 충격적인 뉴스를 접하게 되었다. 배 안에서 구조를 기다리며 한없이 창문을 두들기던 우리 아이들의 모습, 배 주변을 맴돌기만 하던 수많은 배들과 헬기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되었다. 결국 우리는 아무 것도 하지 못한 채 우리 아이들이 수장되어가는 참사를 지켜봐야만 했다. 너무나 참혹했고 너무나도 고통스러웠다.

Figure1 . 재난관리시스템구성도이미지 확대보기
Figure1 . 재난관리시스템구성도
대한민국 전체가, 국민 모두가 한동안 우울증에 빠진 듯했다. 국가와 정부의 존재 이유와 역할에 대해 많은 의문과 질타가 이어졌다. 하지만 그후로 1년이 지난 지금 과연 무엇이 얼마만큼 바뀌었을까? 정부의 재난대응체계의 개선은커녕 사고 원인과 진상 규명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채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눈앞에 두고 있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은 정치적 사안이 될 수 없다. 억울하게 죽음에 이른 우리 아이들에 대한 진정한 애도이자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수립도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다.

다양한 재난과 사고로 많은 사람들이 생명을 잃는다. 공간정보기술(GIS: Geographic Information System) 전문가로서 매일매일 고민한다. 위험에 빠진 사람들에게 단 1초라도 빨리 다가가 그들의 목숨을 구할 방법은 없을까? 재난대응체계를 갖추는 과정에서 ‘공간정보기술(GIS)을 더욱 효과적으로 적용했더라면 구조작업에 작은 도움이라도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밤을 지새운 적도 많다.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있어 정부는 물론 모든 국민들의 관심과 정성이 절실한 때다. 이제부터 긴급구조와 사회안전 등에 있어 공간정보기술(GIS)을 활용한 사례를 살펴보며 필자 또한 공간정보기술(GIS) 전문가로서 기여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지속적인 연구와 실천을 이어가고자 한다.

재난의 종류와 관리주체


재난은 크게 자연재난과 사회재난으로 나눌 수 있다. 발생하는 장소에 따라 육지와 해상 혹은 공중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재난이란 발생하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 기본이며 발생한다면 신속한 대응으로 그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자연재난은 홍수, 호우, 가뭄, 폭염, 해빙기 산사태, 태풍과 강풍, 대설, 한파, 황사와 미세먼지, 지진, 쓰나미, 풍랑, 적조와 생태계 교란 등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사회재난 또한 화재, 붕괴, 폭발, 교통사고, 정전, 테러 등 다양한 경우가 존재한다. 국민안전처에서는 생활안전 재난으로 물놀이 사고, 전기, 가스, 승강기, 산행, 낙뢰, 공연행사장 재난, 놀이시설과 신종병원에 대한 부분과 해상안전 부분에 해양재난으로 지진해일과 너울성파도, 이안류 등을 포함시켜 안전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공간에서 일어나는 대다수 사고들의 진짜 문제점은 하나의 사고가 발생하면 상황이 복합적으로 전개된다는 것이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경우 쓰나미로 인해서 냉각수 펌프가 문제가 되면서 원자로 폭발로 이어졌다. 이후 많은 인명 피해는 물론 후속적인 연계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되고 있다.

공간정보 활용한 재난대응 방안


국토교통부, 홍수통제소, 항공교통센터, 도로공사, 수자원공사 등 재난을 관리하는 기관명만 살펴봐도 그 숫자가 엄청나다. 문제는 실제로 재난·재해가 발생하는 경우 대응체계와 절차가 훨씬 복잡해진다는 점이다. 효과적인 재난 관리와 재난 이후 후속조치를 위해서는 신속한 자원의 보급과 합리적인 배분이 절대적이다. 이를 위해서 공간정보시스템(GIS)에서 제공하는 여러 가지 분석과 예측 기능 등을 활용한 각종 재난대비 훈련이 필수적이다. 공간정보기술(GIS) 기반의 재난현장 분석을 통해 주요 요구사항(Critical Information Requirement)의 도출이 가능하다. 재난종합상황관리시스템의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는 물론 각기 다른 위기관리 관련 시스템들과 연동의 중요성을 감안해 무결점·무중단 시스템을 구현해야 한다. 공간정보시스템(GIS), 의사결정지원시스템(DSS)과 빅데이터분석기술(Big Data Analysis), IoT, 증강현실기술 등을 종합적으로 활용하여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현장에서 일사불란한 자원 배분과 구조 작업을 입체적으로 진행한다면 신속하고 효율적인 현장 대응이 가능해진다.

Figure2. 츠루미구방재가이드이미지 확대보기
Figure2. 츠루미구방재가이드
방재관련 긴급지도 서비스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재난 관련 긴급지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방재, 지진, 홍수, 토사 재해발생 등을 국토교통성과 기상청, 총무성에서 관리하는데, ‘츠루미구 방재가이드’를 통해 주요 국가별 언어로 가까운 피난소와 피난 장소를 재난 종류별로 안내하고 있다. 또한 긴급상황 시 가족과 친척의 연락처도 관리하고 있다. 긴급방송의 경우에는 전화와 방송, 방제 메일과 트위터 속보 등을 통해서 정보를 관리하고 전달하는 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Figure 3. 긴급출동전화 발생지점이미지 확대보기
Figure 3. 긴급출동전화 발생지점
Figur 4. 911당시 항공기 테러상황도
Figur 4. 911당시 항공기 테러상황도
미국에서도 과거 카트리나 태풍과 9·11 테러 등의 비상사태가 발생했을 경우 긴급지도센터를 구축하고 응급전화가 어디에서 걸려오는지 파악하고 즉각적인 상황 대처에 나선다. 사후에는 상황도와 재해 복구현황도 등을 작성하는 등 신속하고 체계적인 지도서비스를 통해 복합재난에 효율적으로 대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재난관리서비스의 문제점과 대응 방향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는 국민안전처를 신설하여 각종 재난에 대해 종합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재난관리체계는 재난의 모든 단계를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주로 상황 대응과 상황 정리에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산업 재해 피해자와 자살자 등 긴급 구조가 필요한 경우조차 개인정보 보호라는 이유로 골든타임을 놓치는 안타까운 경우가 발생하기도 했다. 반면에 선진국의 경우 공간정보시스템(GIS)을 활용해서 재난의 예방, 경보, 상황처리, 복구지원, 분석 및 평가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Figure 5. 인트라맵을 활용한 민방위대피소안내이미지 확대보기
Figure 5. 인트라맵을 활용한 민방위대피소안내
김인현 (주)한국공간정보통신 대표
김인현 (주)한국공간정보통신 대표
여수 산단 사고나 구미 불산 누출 사고 등 수많은 산업재해와 싱크홀 등의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정부와 지자체는 사후약방문식으로 공간정보시스템(GIS)을 도입하여 실질적인 대응체계를 마련하겠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후 진행 상황과 결과는 확인하기조차 쉽지 않다. 우리나라는 스마트 내비게이션이나 스마트폰 보급률 면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재난대응과 관련해서는 제대로 된 종합서비스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3.0의 일환으로 공유되고 유통되어야 하는 정보조차도 각자가 데이터를 가지고 API 수준으로 공개하고 있을 뿐이다. 원천 데이터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아서 최첨단 스마트 시대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도로명주소정보 시스템과 같이 잘 정리된 주소체계와 함께 첨단시대에 걸맞은 스마트한 국민 보호체계가 필요하다. 공간정보통신(GIS) 기술 등 첨단기술들을 동원한 건실한 재난대응관리시스템을 구축해서 종합적인 대응이 가능할 때 비로소 국민을 각종 재난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안전한 대한민국’의 구현이 가능해질 것이다.

김인현 (주)한국공간정보통신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