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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조기 금리인상 시사’에 달러화 '꿈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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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조기 금리인상 시사’에 달러화 '꿈틀'

미국 달러화 지폐.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달러화 지폐. 사진=로이터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에 대한 대응으로 시행해온 전례 없는 유동성 확대 정책을 거둬들일 가능성을 시사, 당초 예상보다 이른 2023년께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미국 달러화가 꿈틀거리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 달러화 가치는 연준 발표가 있었던 16일(현지시간)에 이어 17일에도 강세를 이어가 15개월만에 주요 통화 대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화, 파운드화, 엔화 등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 달러화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전날보다 0.78% 오른 91.91로 크게 올랐다. 전일의 0.7%보다 높은 상승세다.

◇골드만삭스 등 유로화 매도 의견


로이터에 따르면 연준이 양적 완화 규모를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테이퍼링에 들어가겠다고 결정한 것은 아니지만 논의는 시작했다고 언급한 것이 미 달러화 강세의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테이퍼링에 대한 논의에 착수했다는 것이 연준이 금리 인상 시점을 당초 계획보다 앞당길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높은 수익을 쫓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해석되면서 특히 유로화와 엔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골드만삭스와 도이체방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끝난 뒤 유로화가 약세이므로 매도하라는 투자의견을 제시했다.

외환거래업체 모넥스유럽의 사이먼 하비 외환시장 담당 선임 애널리스트는 “미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예상보다 빨리 이뤄질 것이라는 신호를 외환시장이 마침내 읽은 것”이라고 밝혔다.
헤지펀드 유리존 SLJ 패키탈의 스티븐 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지금까지 지배적이었던 주요통화 대비 달러화 매도 포지션이 향후 수주 또는 수개월 동안 커다란 시험대에 오를 것 같다”고 내다봤다.

◇美 수출기업들에 불리


달러화는 기축통화의 지위를 누리고 있기 때문에 달러화가 출렁이는 것은 다양한 형태의 자산에도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달러화 강세로 가장 큰 영향을 받을 대상은 미국의 다국적 기업들이다. 달러가 강세를 띄면 글로벌 시장에 수출하는 미국 기업들의 이익이 잠식당할 수 밖에 없어서다.

국제 원자재 시장에도 여파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 원자재는 주로 달러화로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달러 강세는 원자재 가격에 하방 압력을 가한다.

◇오래 지속될까

그러나 달러화 강세가 지속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비관적인 시각도 있다.

글로벌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세계적인 경기 회복 추세를 감안하면 달러화는 장기적으로 약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파레시 우파드야야 아문디파이어니어자산운용 포트폴리오 매니저도 FOMC 정례회의를 계기로 달러화 매도 포지션에서 물러서긴 했으나 장기적으로는 달러화 약세를 점쳤다.

모넥스유럽의 하비 애널리스트는 “향후 수주 동안 나올 관련 지표들이 향배를 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