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이 창업 이래 처음으로 상호를 바꾸면서, 좀더 정확히 말하면 소셜미디어 이름 페이스북은 그대로 놔두고 페이스북의 지주회사로 ‘메타(Meta)’라는 이름을 채택한 배경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가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 것에 맞춘 조치라는게 공식적인 이유지만 그것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어 보인다.
여러 가지 배경이 거론되지만 최근 내부고발자가 메가톤급 폭로를 하면서 창업 18년만에 최대 경영위기에 봉착한 것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에는 대체로 큰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지난 2017년부터 나타나고 있는 가입자 감소세를 역전시키려는 전략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를 계기로 미국의 정보업체 비주얼캐피털리스가 ‘기업들이 이름을 바꾸는 대표적인 또는 일반적인 배경’을 몇가지로 정리해봤다.
◇사회적 압력
일반적으로 사회에서 기업을 보는 시각은 빠르게 변한다. 앞서가는 기업들이 사회적인 평판을 유지하기 위해 기민하게 앞날을 예측하고 행동에 나서는 이유다.
이윤을 내기 위해 존재하는게 기업이지만 사회적 평판을 무시하고 유지 또는 발전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사회·지배구조까지 고려하는 ESG 경영이 중시되는 최근의 분위기를 감안하면 사회적 압력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그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이다.
사회적 평판을 의식해, 바꿔 말하면 부정적인 사회 여론을 극복하는 방안으로 상호 변경을 결정한 사례로는 프랑스의 석유기업 토탈과 미국의 담배제조업체 필립모리스가 대표적이다.
토탈은 기후 온난화의 원흉으로 꼽히는 화석연료 기업이란 이미지에서 탈피하고 신생에너지 기업으로 탈바꿈한다는 전략을 드러내기 위해 토탈에너지스로, 필립모리스는 담배회사라는 이미지를 벗기 위해 모기업 이름을 알트리아그룹으로 각각 변경한 바 있다.
◇새 출발
각종 스캔들에 연루된 적이 있거나 여러 가지 이유로 회사의 인기나 평판이 떨어져 국면 전환이 필요할 때 완전히 새로 시작한다는 인상을 주기 위해 상호를 변경하는 경우도 흔하다.
실제로 미국 소비자만족지수협회(ACSI)의 소비자 만족도 조사에서 최하위를 기록한 업체들 가운데 상호 변경을 선택한 경우가 많았다. 통신기업인 컴캐스트가 엑스피니티로 상호를 변경하고 케이블TV 채널인 타임워너케이블이 스펙트럼으로 이름을 바꾸는 등 미국에서는 인터넷 기업들이나 방송사업자들이 대개 이런 경우에 속했다.
◇사세 확장
사세가 확장되면서 새로운 이름이 필요한 경우다. 제품군이나 서비스군이 대폭 늘어나면서 기존의 상호를 계속 쓰는 것보다 새로운 이름을 채택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경우다.
애플과 스타벅스가 대표적인 경우로 애플은 당초 상호가 ‘애플 컴퓨터’였으나 사업 영역이 PC 외에 다양한 전자제품으로 확대되면서 컴퓨터 업체로 좁게 이해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이름을 줄이는 선택을 했다. 스타벅스 역시 원래는 ‘스타벅스 커피’란 이름을 썼지만 글로벌 체인으로 성장하면서 단순히 커피 매장으로 협소하게 인식되는 것에서 벗어나기 위해 커피란 이름을 삭제했다.
세계 최대 검색엔진으로 올라서면서 모기업 이름을 알파벳으로 바꾸고 그 계열사로 편입된 구글도 검색엔진 이상의 비전을 추구한다는 이유로 상호를 변경한 경우다.
◇저작권 문제
사진 및 비디오 공유 모바일 앱으로 유명한 ‘스냅챗’이 처음부터 그런 이름으로 불린 것은 아니었다. 당초 ‘피카부’란 이름의 스타트업으로 사업을 시작했으나 피카부란 상호를 먼저 등록했던 사진업체 피카부에서 저작권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결국 다른 방도가 없어 상표권이 없던 피카부는 상표권이 있는 피카부에 양보를 하고 스냅챗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갈아타야 했다.
기업체는 아니지만 세계야생기금(WWF)과 국제레슬링연맹(WWF)이 저작권 문제로 송사까지 벌인 사례도 비슷한 경우다. 지난 1994년 양측은 줄임말이 똑같은 문제를 놓고 협의를 벌인 결과 세계야생기금이 약칭 WWF를 쓰는 것으로 합의가 이뤄졌지만 국제레슬링연맹 측이 나중에 합의를 번복하면서 법정 다툼으로 이어졌다. 송사 끝에 국제레슬링연맹이 패소하면서 국제레슬링연맹은 약칭을 ‘WWE(World Wrestling Entertainment)’로 변경해야 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