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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미국, '3월 금리 0.5%p 인상론' 갑자기 쑥 들어간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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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미국, '3월 금리 0.5%p 인상론' 갑자기 쑥 들어간 이유는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 등 '슈퍼사이즈' 금리 인상안에 반대 목소리 높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은)의 2인자인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3월 금리 0.5% 포인트 인상안'에 반대한다고 18일(현지시간) 밝혔다. 사진=폴리티코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은)의 2인자인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3월 금리 0.5% 포인트 인상안'에 반대한다고 18일(현지시간) 밝혔다. 사진=폴리티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3월 15, 16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 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슈퍼사이즈’ 인상론이 수그러들고 있다고 AP, 로이터 통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화정책 결정 기구인 FOMC에서 투표권을 행사하는 연준 고위 관계자 상당수가 금리를 3월부터 올리기 시작하되 0.25% 포인트씩 연쇄적으로 인상하는 ‘점진적 인상안’을 지지하고 있다고 이들 매체가 전했다.

CME 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를 기준으로 트레이더들이 3월에 금리가 0.5% 포인트 오를 가능성이 21%라고 전망했다. 이는 그 전주의 49%에 비해 절반 이하로 떨어진 것이다. 로이터는 “연방 기금 선물 투자 시장에서 연준이 3월에 기준 금리를 0.5% 포인트 올리기 시작할 것이라는 쪽으로 지난주에 기울었으나 이제 다시 올해 0.25% 포인트씩 올해 6번 금리를 올리는 쪽으로 회귀했다”고 보도했다.
연준의 2인자인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18일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금리를 꾸준히 올리는 것만으로도 40년 만에 최고로 오른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나는 처음부터 빅 스텝을 밟아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는 근거를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나는 우리가 점진적으로 금리를 올리면서 지속해서 재평가를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공급망 병목 현상이 해소되고 소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상황으로 돌아가면 인플레이션이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필요하다면 FOMC가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이거나 줄일 수 있을 것이고, 내년 말에 기준 금리
2~2.25%가 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윌리엄스 총재는 올해 미국 성장률 3%를 다소 밑돌고, 실업률 연말 3.5% 수준으로 낮아지리라 전망했다.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 지명자도 뉴욕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연준이 3월부터 일련의 금리 인상을 시작할 것이고, 향후 몇 번의 회의에서 대차대조표 축소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뉴욕에서 열린 또 다른 한 회의에서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려고 보다 공격적인 조처를 할 가능성을 일축했다. 에반스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자동으로 내려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1월 26일 FOMC 정례 회의가 끝난 뒤 열린 기자 회견을 끝으로 금리 인상의 속도와 폭에 관해 일절 함구하고 있다. 로이터는 파월 의장이 입을 열지 않는 상황에서 2인자인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와 브레이너드 부의장 지명자의 견해가 연준의 향후 통화정책을 가늠할 수 있는 최고의 잣대라고 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AP 통신도 “브레이너드 지명자가 파월 의장의 핵심 측근”이라고 지적했다. 파월 의장은 오는 3월 2, 3일 하원 금융 서비스위원회와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증언한다. 파월 의장이 이때 금리 인상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연준 내부에서 대표적인 매파로 꼽히는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17일 높은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려면 기준 금리를 2% 이상까지 올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라드 총재는 미 컬럼비아 대학과 SGH 매크로 어드바이저스가 공동으로 주최한 행사 연설에서 “우리가 인플레이션에 하방 압력을 가하려면 중립을 넘어 그 이상까지 가야 한다”고 말했다.

블라드 총재는 “그것이 내가 가장 가장 크게 우려하는 사항이고, 우리가 지금 그렇게 할 상황에 있지 않지만, 인플레이션이 기대만큼 떨어지지 않으면 그렇게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언론은 그가 연준이 기준 금리를 2% 또는 그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FOMC는 지난해 12월 위원들의 금리 예상치인 점도표를 통해 장기적으로 미국의 기준 금리가 2.5%까지 올라가야 할 것으로 예고했다. 불라드 총재는 미국의 금리가 2.5% 수준에 이르지 않으면 ‘중립’보다 밑에 있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불라드 총재는 이날도 연준이 오는 6월 말 이전에 기준 금리를 1%까지 올리고, 올해 2분기부터 보유 자산 규모를 줄이는 대차대조표 축소에 착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에 연준 FOMC 회의는 3월에 이어 5월과 6월에 열린다. 불라드 총재의 주장대로 한다면 연준이 이 세 번의 회의 중 한 번 금리 인상 폭을 0.5% 포인트로 올리고, 나머지 두 번은 0.25% 포인트씩 금리를 올려야 한다.

미 노동부는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보다 7.5% 급등했다고 밝혔다. 지난 1982년 2월 이후 40년 만의 최대폭 상승으로, 전월(7.0%)보다 오름폭이 더 확대됐다. CPI는 전월 대비로도 0.6%가 올랐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6.0%, 전월보다 0.6% 각각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