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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도! 테슬라"…포드, 품질에서 기업문화까지 싹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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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도! 테슬라"…포드, 품질에서 기업문화까지 싹 바꾼다

품질 낮은 차량·공급망 관리·연간 비용·지나친 인력 등 변혁 시도
미국 포드자동차 회사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포드자동차 회사 로고. 사진=로이터
최근 포드 자동차 경영진은 회사의 발목을 잡는 많은 도전적 과제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았다.

포드 최고경영자(CEO)인 짐 팔리는 지난해 3000명 감원, 이번 주 유럽에서 3800명 추가 감원 계획을 갖고 있지만, 여전히 너무 많은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포드 공장들이 품질 낮은 차량들을 너무 자주 생산하고, 공급망 관리는 경쟁사들에 뒤처진다는 게 경영진의 판단이다.

그리고 포드 재무책임자에 따르면 포드의 연간 비용은 경쟁 자동차 제조업체에 비해 70억 달러에서 80억 달러나 높은 편이라고 한다.
짐 팔리 최고경영자는 이번 달 회사의 4분기 실적 발표에 대해 "뿌리 깊은 문제들이 우리 회사 시스템에 고착화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컨베이어 벨트를 발명하고, 지난 세기 초 세계의 경이로운 산업 시스템을 구축한 포드가 자동차 사업의 일부 기본적인 너트·볼트와 같은 부품 문제에 걸려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 아이러니라고 지적했다.

포드 자동차는 15일(수) 배터리 화재로 F-150 전기 픽업트럭 모델을 제작하는 디트로이트 지역 공장의 생산을 일시 중단했다고 밝혔다. 포드사는 적어도 다음 주말까지 가동을 중단할 것이며 고객에게 배송되는 트럭은 문제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전 포드 CEO들 또한 수년간 다른 기업들이 정비해온 후에도 여전히 포드에 남아있는 산업 시스템의 뿌리 깊은 문제들을 지적해 왔다.

2014년 은퇴 전까지 거의 8년간 포드를 이끌었던 앨런 멀러리 전 최고경영자(CEO)는 불필요하게 복잡한 회사 구조에 대해 호소했다. 2017년 취임한 짐 팔리 최고경영자의 전임 짐 해킷도 수천 개의 일자리를 줄이면서 더 나은 운영 최적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모닝스타 애널리스트 데이비드 휘스턴은 "분명히 전혀 빼지 않았거나 뺐다가 다시 집어넣은 비용이 있었다"며 "그런 점이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주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제너럴모터스(GM) 주가가 28%, 지프 제조사 스텔란티스가 20% 오른 것과 비교하면 포드의 주가는 연초 이후 약 11% 상승하며 경쟁사에도 뒤처져 있다. 마찬가지로 지난 12개월간의 주식 실적도 경쟁사들의 뒤를 잇고 있다.

포드사는 고착된 산업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전기자동차와 디지털 서비스 도입 등 미래 환경에 대응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이는 다른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기존의 전통 차량 제조 방식 개선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구축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려 할 때 직면하는 과제다.

윌리엄 클레이 포드 주니어 포드 회장은 13일(월) "우리는 이 모든 것을 동시에 해야 한다"고 말했다.

포드의 4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면서 주가가 폭락한 데서 문제가 분명해졌다. 포드의 2022년 세전 조정 수익 104억 달러는 GM의 145억 달러보다 훨씬 떨어졌다.

GM은 지난해 수입이 약간 떨어졌지만 적은 노동력으로 경쟁사를 앞질렀다. 규제 당국에 신고한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GM은 16만7000명이 일하지만, 포드는 약 17만3000명이 일하고 있다. 또한 GM은 포드의 420만 대 판매 대수에 비해 작년에 그보다 더 많은 약 590만 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짐 팔리 최고경영자의 주요 관심사는 포드를 더 효율적으로 만들 문화적 변화를 구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품질과 비용은 동일한 접근법으로 해결될 수 있다"며 "회사에 들어가 설계, 조달 등을 어떻게 구축하는지에 대한 행동을 문자 그대로 바꾸는 것"이라고 말했다.

애널리스트들은 포드의 핵심 사업장에서의 문제가 포드가 전기차의 최고 생산자로 부상하려는 짐 팔리의 목표를 방해할 것이라고 말한다. 포드의 휘발유 및 디젤 엔진 차량 사업은 미국 매출의 95% 이상과 사실상 회사 수익의 전부를 차지하고 있으며, 전기 및 디지털 차량으로의 전환을 지원하는 데 필요한 현금을 창출하고 있다.

공개 석상에서 짐 팔리 최고경영자는 포드를 전기차 업계의 선두 주자인 테슬라와 자주 비교한다. 그는 포드 판매가 저조한 지역에서 테슬라보다 차량당 1만 달러 이상의 비용 우위를 줄이려고 애쓰고 있다.

그는 궁극적으로 미국 판매량에서 테슬라를 능가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포드의 전기차 전환에 내재된 장애물을 극복할 수 있도록 테슬라, 애플 그리고 다른 기술 회사들로부터 인재들을 모집해왔다.

포드 경영진은 회사 전체의 복잡성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짐 팔리는 포드가 더 적은 수의 모델을 제공하고 다양한 기능 패키지와 조합을 통해 고객 선택을 간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포드는 비슷한 크기의 기아 텔루라이드에서 제공되는 24개의 옵션과 비교할 때, 포드의 베스트셀링 카 중 하나인 익스플로러 스포츠유틸리티차량은 57개의 옵션을 제공한다. 또한 텔루라이드와 비교하여 익스플로러는 세 가지 파워트레인 옵션을 제공한다.

에드먼드 애널리스트인 이반 드러리는 이러한 복잡한 옵션들로 고객들이 원하는 정확한 기능 조합의 차량을 파악하는 것이 더 어려워질 때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추가 옵션으로 딜러들이 더 다양한 제품을 주문하게 되고, 이로 인해 포드 시스템 전반에 걸쳐 재고가 부풀어 오르고 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짐 팔리는 2020년 말 최고경영자로 취임할 때 포드의 품질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공언했다. 그 후 수년간 포드는 높은 보증 비용으로 어려움을 겪어왔으며 작년에는 2년 연속 주요 자동차회사 중 가장 많은 리콜을 실시했다.

그는 이달 초 회사가 품질 담당 새 전무를 고용하고 보다 엄격한 사전 생산 품질검사를 시행하면서 상황이 개선되기 시작했다며 더 많은 변화가 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진충 글로벌이코노믹 국제경제 수석저널리스트 jin2000k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