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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테크기업 주식보상 관행 만성적 주가 하락 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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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테크기업 주식보상 관행 만성적 주가 하락 노출

투자자들, 주식보상 과다 기업들 회피…주가 하락 더 커질 위험 증가

미국의 대표적인 빅테크 기업들의 앱.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의 대표적인 빅테크 기업들의 앱. 사진=로이터
미국 테크 기업들의 관행으로 자리 잡은, 직원들을 위한 주식 보상과 옵션이 테크 기업들의 만성적인 주가 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배런스가 5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수년간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직원들에게 제공한 호화로운 주식 보상과 옵션은 급격히 상승하는 주가를 배경으로 투자자들에게 대체로 무시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 테크 기업들의 성장률이 떨어짐에 따라 기술 주식들의 높은 수준의 주식 보상에 이의가 제기되고 있으며, 주식 보상 관행이 테크 기업들의 구조적인 문제로 변해버렸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나오게 됐다.

소프트웨어 산업에 걸친 스톡옵션을 연구한 SVB 모펫네이던슨의 분석가 잭슨 아더는 연구 결과 "높은 수준의 주식 보상으로 인한 주주 소유권의 희석이 최근 테크 기업들의 실적이 저조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빅테크 기업들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주식 보상과 환매 그리고 주가 추이를 비교해 보면 그 결과를 알 수 있다. 애플과 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은 똑같이 자사주 매입과 소각으로 투자자들에게 상당한 이익을 제공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들 기업의 주식 환매는 같지 않다.

자사주 환매는 발행 주식 수를 줄임으로써 주주들에게 이익을 준다. 만약 환매를 하며 수익을 일정하게 유지하면 주당 수익이 증가하여 주식의 주당 가격을 높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알파벳은 10년 동안 누적 1560억 달러, 18억8000만 주를 매입했다. 그러나 알파벳은 동시에 그 기간동안 직원 주식 보상으로 총 16억9000만 주를 발행했기 때문에 자사주 환매의 혜택은 2억 주 미만 감소에 그쳤다. 발행 주식 수는 10년 동안 1.2% 감소에 그쳤고 이는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애플은 상당한 주식 순매수자였다. 애플은 지난 10년간 5540억 달러로 118억2000만 주를 환매했고 그 기간 동안 직원들에게 발행한 주식은 14억7000만 주에 불과했다. 애플의 발행 주식 수는 약 38% 감소했고 2014년 이후 주가는 시가총액을 약 60% 앞질렀다.
메타 플랫폼스(META)는 자사주 매입 관점에서 인상적이지 않다. 메타는 지난 10년간 3억7800만 주를 환매했지만 직원들에게 주식 보상으로 4억3100만 주를 발행해 오히려 발행 주식 수는 약 12% 증가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2012년 기업공개 이후 9월까지 시가총액은 약 7배 증가했지만 주가는 5배도 오르지 못했다.

그러나 빅테크 기업들은 수익 구조가 탄탄해 주식 보상 문제도 비교적 온건한 편이다. 주식 보상의 진정한 부작용은 아직 수익 구조가 불안정한 테크 기업들에서 나타난다.

주식 기반 보상은 주로 스톡옵션이나 제한된 지분 부여를 통해 직원 급여를 보충하는 형식의 보상이었다. 이러한 추세는 지난 10년간 점점 강화되었다. 업계의 평균 주식 기반 보상은 2012년 수익의 4.2%에서 2020년 10.5%로 증가했으며 2021년에는 22.5%로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아더는 "주식 기반 보상이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문화의 일부가 되었다"고 말했다.

업계는 주식 기반 보상의 이점을 선전한다. 이론적으로 주식 기반 보상 제도를 실시하면 직원들은 회사 성과와 이해관계가 일치해 더 열심히 일할 인센티브를 가지게 된다. 한편, 경영진은 직원 급여에 더 적은 현금을 지불함으로써 연구개발(R&D) 및 마케팅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할 수 있는 유연성을 얻게 된다.

주가가 계속 오르는 한 주식 기반 보상은 사원과 회사가 둘 다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방안처럼 보인다. 투자자들도 주가가 오르는 한 주식의 희석에 대해 불평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시대는 끝났다. 수익 성장은 둔화되었고 주가는 최고점에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테크 기업들이 주식 보상에 '중독되었다'고 말한다.

아더는 최근 투자전문가들이 기업이 주식 보상을 얼마나 사용하는지 수익의 백분율에 의거해 더 철저하게 판별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앞으로 전문 투자자들이 주식 보상이 과다한 기업들을 피함에 따라 주식 보상이 과다한 기업들의 주가 하락이 더 가팔라질 위험이 커졌다는 뜻이다.

지난주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수익 대비 주식 보상을 가장 많이 사용한 기업은 옥타(OKTA), 컨플루언트(CFLT), 스노우플레이크(SNOW), 하시코프(HCP) 등이 있다. 이 중 대표적인 옥타는 수익의 36%, 스노우플레이크는 수익의 42%를 주식 기반 보상에 사용했으며 이들 기업은 2022년 동안 각각 8억1500만 달러, 7억9700만 달러의 시총이 하락하며 저조한 성과를 냈다.

전문가들은 이들 기업이 앞으로도 주식 기반 보상을 과다하게 사용할 가능성이 높으며 주가가 추가로 폭락할 여지가 있다고 경고한다.

반면 테크 기업들 중 수익 대비 주식 기반 보상을 가장 적게 사용한 기업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FT), 어도비(ADBE), 페이컴소프트웨어(PAYC), 인튜이트(INTU) 등이 있다.

역사상 가장 유명한 투자자 중 하나인 버크셔 해서웨이의 워런 버핏은 투자 결정을 할 때 언제나 주식 보상을 회사의 실제 비용으로 표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1998년 버크셔 해서웨이 연례편지에서 "옵션 발행 회사에 투자를 고려할 때 보고된 수익을 적절하게 하향 조정한다"고 설명했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