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계묘년 4월 30일(일) 저녁 일곱 시 서강대 메리홀에서 ‘유혜진 댄스프로젝트’ 주최·주관의 유혜진 총연출·출연의 전통춤 「학이시습」(學而時習) 공연이 있었다. 공연에 앞서 무용가 유혜진(성균관대 무용학 박사, 성균관대 유가예술문화콘텐츠연구소 책임연구원, 임학선댄스위 수석단원)은 공연의 의의, 타 공연과의 차이점을 설명하였다. 1) 공연의 의의와 진행에 대한 소개를 직접한 점 2) 이음 춤으로 넘어가며 해설을 위한 영상이 배치된 점, 3) 의상의 교체 없이 여러 갈래의 춤을 춘다는 점 4) 공연의 전 과정을 독무로 치른다는 점 5) 전통춤 가운데 핵심적 주제의 작품을 선정 한 점 6) 아주 쉽게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춤 연기를 보여준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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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유혜진은 ‘여유 있게 자신감 있게’ 산조춤(황무봉류), 즉흥무(강선영류), 살풀이춤(이매방류), 교방굿거리춤(김수악류), 진도북춤(박병천류)에 이르는 다섯 전통춤을 레퍼토리로 선정하고 문화재 춤의 시연처럼 품격의 춤을 선보였다. 춤의 종류에 관계없이 고른 기량의 춤은 관객을 들뜨게 했고, 빛의 속도로 마지막 작품에 동참하게 했다. 전통춤이 가진 시간 조절의 한계와 갈래 사이의 이음의 문제를 해결한 작품은 여인의 품격, 흥신의 조절, 슬픔의 미학, 교방 문화의 매력, 동행의 춤을 떠올리는 춤을 차례로 공연하면서도 완벽한 이음의 묘를 보였다. 해설과 사연을 담은 영상의 유혜진의 해설은 나지막하게 겸손의 예를 갖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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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유혜진의 독무는 움직임 연기 의상 조명 음악에서의 통일성으로 전통춤의 의미를 드높이며 매력에 빠지게 했다. 춤 언어를 헤아리며 문단 같은 여러 스승의 춤을 헤쳐 들어 가면, 애환의 춤이 촘촘히 들어박힌 비밀창고가 나타난다. 한성준이 많은 가지를 자르고 남은 춤을 다시 정제한 춤은 여러 스승의 언덕을 넘어 이론과 원리를 학습한 유혜진에게 이르고 혜진은 거부감없이 이를 수용하고, 남다른 기교를 선사한다. ‘유혜진전통춤선집’에 선정된 흩어진 가락에 실린 산조춤, 춤 맵시를 보여준 즉흥무, 교방예술 극치의 살풀이춤, 소고와 함께한 교방굿거리춤, 흥신을 부르는 진도북춤은 춤꾼 유혜진을 탐구하기에 족한 갈래 춤이었다.
‘나는 왜 춤을 추는가?’에 대한 물음과 마주하며 지난 날들 춤에 쏟아온 열정이 의미있는 시간으로 축적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음을 밝힌다. 그렇게 해서 사숙(私淑)한 황무봉(1930~1995), 강선영(1925~2016), 이매방(1927~2015), 김수악(1926~2009), 박병천(1933~2007)은 사월 마지막 밤에 춤으로 그리는 명작무의 대상이 되었다. 해설자로서의 유혜진 자체도 브랜드적 가치를 지니고 있었다. 윤기 나는 머릿결 쪽머리에 정성들여 비녀를 꼽고 반짝이는 두 눈에 한복을 입은 모습은 패션쇼를 방불케 하였다. 맨손 춤이나 수건, 천, 소고, 중북 어느 소도구가 되어도 완전한 조화를 이루는 맵시의 춤이 되었다. 영상은 춤추는 이의 인물을 방해하지 않고 보조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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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계원예중에 출강 중인 유혜진은 푸른 오월의 기운으로 청소년들이 무탈하게 잘 성장하기를 기원하는 춤을 선사하는 듯했다. 익숙한 춤의 차별성을 찾아가는 춤은 신비적 단자(單子)를 달고 물 찬 제비의 유연성으로 전개되고 있었다. 전통춤 기준에서 현대적 미감을 잔뜩 소지한 춤은 디지털 시대의 바람직한 전통춤의 전형을 보이고 있었다. 춤마다 마무리의 ‘ 오른손 끝은 하늘을 향해 있고, 왼손은 치마 깃을 살짝 당기는 등’의 자세는 일품이었다. 암전에서 하이키를 오가며 조명은 진정성이 있었고, 샤막도 해설과 공연 사이를 오갔다. 자연스러운 음향도 친밀감을 구사했다. 유혜진의 움직임에 걸맞은 소도구의 운용과 춤 기교적 완성도는 일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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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유혜진, 우아한 기품으로 절정의 한국춤의 미감을 홀로 선보인 당당한 신세대 춤꾼이다. 그녀의 춤 기량과 연출 감각은 곳곳에서 빛난다. 그 가운데 ‘교방굿거리춤’과 ‘진도북춤’을 후반부에 배치하면서 절정의 흥신을 끌어올렸다. 그녀는 전통춤과 창작춤의 경계 없이 명쾌한 방식의 전통춤을 축성했다. 유혜진은 일인무의 장점을 최대한으로 살리면서 유혜진 특유의 방식으로 전통춤 확장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었다. 그녀는 제자리에 있는 듯하면서도 저만치 춤 간격을 벌려 놓았고, ‘학이시습’ 자체가 목적이라 할 만큼 교양을 쌓는 데에 주력하고 있다. 이번 공연은 유혜진의 학습이 성공적이었으며 전통춤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음을 보여준 의미 있는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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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장석용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