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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美 텍사스에 충전기 공장 세운다…SK·테슬라와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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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美 텍사스에 충전기 공장 세운다…SK·테슬라와 경쟁

평택공장 이어 텍사스에 대규모 전기차용 충전기 제조공장 신설 추진
6년 전부터 사업진출 가늠한 LG전자, 공격투자로 주도권 경쟁 나설 듯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지난 12일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LG전자 미래비전 및 사업전략발표회에 참석해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지난 12일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LG전자 미래비전 및 사업전략발표회에 참석해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LG전자가 미국에 전기차용 충전기(EVC) 공장을 설립한다. 국내 평택공장에 이어 두 번째 공장이다. 내년 상반기 중 설비 구축을 완료하고 하반기 중에 본격적인 생산에 나설 계획이다.

LG전자는 전기차 충전기 사업 확대를 위해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에 신규 EVC 공장을 신축할 계획이라고 16일 밝혔다. 첫 해외 현지생산 설비로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떠오른 미국을 택한 것이다.

미 현지에 EVC 공장 신설이 결정된 후 LG전자는 빠르게 현지 인력 채용에 나선 상태다. 이미 공식 채용사이트를 통해 100여명의 초기 인력 확보에 나선 것. LG전자 측은 "전기차 충전기 사업의 북미 시장 진출을 치밀하게 준비 중"이라고 답했다.

관련업계에서는 LG전자의 EVC 사업의 첫 해외 생산거점으로 미국을 택한 것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다. 미국이 중국과 함게 전 세계 최대 규모의 전기차 시장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국 정부의 보조금 수령 가능성도 높다. 미 정부의 '인프라 충전 확대를 위한 특별법(NEVI)'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EVC 부품의 55% 이상을 생산할 경우 보조금 지원 받을 수 있다.

텍사스 포트워스를 택한 점도 눈길을 끈다. 텍사스주는 현재 테슬라를 비롯해 리비안 등 북미지역 최대 전기차 생산공장들이 집중돼 있다. 주요 업체들이 지근거리에 있는 있는 만큼 향후 사업확대 과정에서 연계를 펼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다만 일각에서는 텍사스가 아닌 일리노이주를 생산기지로 선택할 것이란 주장도 있다.

LG전자는 전기차 충전기 사업을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낙점했다. 전기차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충전기 시장 규모도 연평균 30%에 달할 정도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독일의 시장조사업체 롤랜드버거에 따르면 부품을 제외한 EVC 시장규모는 지난해 86억달러(약 10조9200억원)에 달했으며, 오는 2030년에는 723억달러(약 91조8200억원)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LG전자는 지난해 5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상업용 디스플레이 전시회 ISE 2022에서 전기차 충전기를 선보였다. 사진=LG전자이미지 확대보기
LG전자는 지난해 5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상업용 디스플레이 전시회 ISE 2022에서 전기차 충전기를 선보였다. 사진=LG전자


이에 따라 LG전자도 꾸준하게 관련 사업을 준비해왔다. 6년 전인 2018년부터 전기차 충전솔루션 선행개발에 나섰으며, 같은 해 조직개편을 통해 EV충전사업담당을 신설하는 등 EVC사업 확대를 위한 노력을 이어왔다. 지난해 6월에는 GS그룹과 손을 잡고 충전기 전문업체인 애플망고(현 하이비차저)를 직접 인수했다.
그 결과 지난 5월에는 경기 평택공장에서 4종의 충전기를 선보이며 전기차용 충전기를 본격적으로 양산했다. 지난 12일 비전선포식을 통해 전기차 충전기 사업 확대를 천명한 바 있다. 당시 조주완 사장은 "초기 전기차 충전기 사업에 집중하고, 중장기적으로는 EV충전솔루션 업체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관련업계에서는 LG전자가 북미지역에 직접 진출하게 되면서 SK그룹, 테슬라와의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고 있다. SK그룹은 미국 내 급속충전기 1위기업인 SK시그넷을 통해 전기차 충전기를 생산 중이며, SK일렉링크도 초급속 충전기를 운영 중이다.

눈에 띄는 점은 SK시그넷이 지난달 텍사스주에 EVC 공장을 건설하고 양산에 나섰다는 점이다.

테슬라 역시 LG전자가 주의깊게 지켜봐야 할 경쟁상대다. 테슬라는 충전기를 직접 생산하지는 않지만, 자사의 NACS 충전방식을 미국 내 전기차 업체들이 표준으로 사용하겠다고 결정하면서 향후 EVC 시장의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LG전자는 "젠더를 비롯해 여러 방법들을 고민 중"이라고 답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글로벌 전기차 충전기 시장에서 절대강자는 없는 상황"이라며 "SK시그넷이 선두업체로 나서고 있지만, 아직 점유율이 큰 차이가 없는 만큼 LG전자가 공격적으로 나설 경우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