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인도, 쌀 수출 금지…글로벌 식량 인플레이션 '심각'

공유
0

인도, 쌀 수출 금지…글로벌 식량 인플레이션 '심각'

필리핀에서 파는 장립종(인디카) 쌀. 사진=로이터
필리핀에서 파는 장립종(인디카) 쌀. 사진=로이터
인도가 쌀 수출을 금지하면서 세계 식량 시장이 요동을 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가 곡물 수송선을 표적으로 삼으면서 밀과 옥수수 가격이 상승한 것처럼 쌀 시장도 위기에 노출되면서 글로벌 식량 인플레이션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인도의 비바스마티 백미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는 백미 품종 중 하나이며, 연간 약 1,000만 톤이 생산된다. 이는 세계에서 생산되는 백미의 약 10%에 해당한다. 인도는 중국에 이은 세계 쌀 생산량 2위 국가이며, 세계 쌀 수출량 비중은 40%로 1위이다. 인도의 쌀은 주변 아시아 국가와 중동, 아프리카로 수출되어 이들의 주요 식량이 되고 있다.
인도 소비자부(Ministry of Consumer Affairs)는 20일 “인도 시장에 원활한 공급을 위해 수출을 금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후 변동 등으로 쌀생산이 어려워져 인도 쌀 가격은 지난 1년 동안 11.5%, 지난 한 달 동안 3% 상승했다. 쌀 수출이 늘면서 국내에 공급이 줄자 국내 가격이 비싸진 것이다.

지난 9월 인도는 도정하지 않은 백미, 현미, 반정미, 도정미 수출품에 대해 20%의 관세를 부과했다.

인도는 폭우로 농작물이 손상되고 운송이 중단되어 토마토 및 기타 주요 품목의 가격이 상승한 후 최근 몇 주 동안 식품 가격 상승과 씨름하고 있다.

전 세계 쌀 수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최대의 쌀 수출국인 인도에 이어 태국과 베트남 쌀 가격도 올해 급등하고 있다.

이에 쌀을 수입 비용도 증가해 수십억 명의 주식인 쌀 가격 상승이 글로벌 식량 인플레이션을 부시 다시 자극하고 있다. 인도 수출량은 2위와 3위인 태국과 베트남과 비교해 약 2배 정도가 많다.

쌀 수출 금지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을 의식해 인도는 “식량 안보 요구를 충족하고 인도 정부 승인을 얻은 국가에 대해서는 수출이 여전히 허용될 수 있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수출 총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쌀 수출 금지 조치로 인해 글로벌 쌀 가격 상승은 불가피하고, 특히 아프리카 국가들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아프리카 서부 베냉, 세네갈, 아이보리 코스트, 토고, 기니 등은 인도 쌀의 주요 수입처로 세네갈의 경우 2021년 수입 쌀의 3분의 2 이상을 인도에서 수입했다. 인도산 쌀의 가장 큰 수입국 중 하나인 인근 방글라데시와 네팔역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중국도 세계에서 쌀 생산량이 가장 많은 국가이지만 소비를 따라잡지 못해 매년 쌀을 수입하고 있다. 올해 중국도 기후 변동으로 쌀 작황이 좋지 않아 비축한 쌀 외 쌀 수입도 늘어날 전망이다.

전 세계적으로 쌀의 수요와 공급 균형이 기후 변동으로 인도가 수출 금지를 결정하면서 다시 흔들리고 있다.

세계식량기구에 따르면 세계 쌀 재고가 올해 말까지 6년 만에 최저 수준인 약 1억 7천만톤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폭염과 폭우, 가뭄 등 기상 변동으로 앞으로 몇 달 동안 더 많은 재배 피해 가능성이 있다.

이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밀과 옥수수 등이 흑해 곡물거래 협정 폐기로 수출이 제한되고 있는 가운데 쌀 시장의 긴축은 연쇄적인 곡물 파동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 쌀과 밀은 대체재로 여겨지는데 두 식량 모두 구하기 힘든 상황이다.

밀 가격은 러시아의 흑해곡물 거래 협정 파기 후 지난 5일 동안 11% 상승했다. 옥수수는 거의 9% 상승했다. 러시아는 세계 밀 수출의 약 20%를, 우크라이나는 약 10%를 차지했다.

식품을 주로 수입에 의존하고 부채 부담이 큰 가난한 나라들은 식량 구입 비용이 증가하면 통화는 평가 절하되고 금리가 상승한다. 식품이나 비료를 수입하는 가난한 나라의 경우 식량난은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적 위험으로 전이될 수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