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美 연기금, 주식 팔고 채권·사모펀드 투자 늘려

공유
1

美 연기금, 주식 팔고 채권·사모펀드 투자 늘려

2022년 9월6일 캘리포니아 공무원 퇴직시스템(CalPERS) 건물 위로 해가 솟아오르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2022년 9월6일 캘리포니아 공무원 퇴직시스템(CalPERS) 건물 위로 해가 솟아오르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증시 활황기에 대규모 주식 투자로 수익을 올린 미국의 대형 연기금들이 주식을 팔고 채권이나 다른 대체투자를 늘리며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서고 있다.

18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최대 공적연금인 캘리포니아 공무원 퇴직시스템(CalPers·캘퍼스)이 주식에서 사모펀드와 사모채권으로 250억 달러의 자금 이동을 계획하는 등 주 정부와 지방 정부 기금의 ‘머니 무브’ 움직임이 활발하다고 보도했다.
미국 주식 시장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이달 들어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올해 3월 말까지 10% 상승하며 2019년 이후 최고의 1분기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위험 부담을 덜 감수해야 하는 연기금의 특성상 이미 많이 오른 주식을 팔아 이익을 실현한 뒤 최근 금리가 상승한 채권 시장으로 투자처를 옮겨간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들은 연기금이 지난해 1910억 달러의 주식을 매각했고 올해는 이보다 많은 3250억 달러의 주식을 처분할 것으로 추정했다.

밀리만의 컨설팅 보험계리사인 조라스트 와디아는 "(연기금들이) 힘들게 얻은 모든 이익을 포기하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기업과 주 정부 및 지방 정부 근로자를 위한 연기금은 2023년 말에 약 9조 달러를 보유하고 있다.

캘퍼스 등 주요 연기금, 주식투자 비중 잇따라 줄여


윌셔 트러스트 유니버스 서비스에 따르면 주 정부 및 지방 정부 연금은 투자금의 절반가량을 주식에, 15% 이상을 사모펀드와 같은 다른 위험자산에 투자하고 있다.

캘퍼스는 지난 3월 사모펀드와 사모채권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한편 주식에 대한 투자 비중은 42%에서 37%로 줄이기로 했다. 이 펀드는 사모펀드와 사모채권 투자 수익률이 향후 20년 동안 7~8%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캘퍼스는 반면, 주식은 같은 기간 6~7%의 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494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운용하는 캘퍼스는 6월 현재 미래 연금 약속을 충당하는 데 필요한 자산의 약 72%를 보유하고 있다.

경찰, 소방관 및 기타 공공 근로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2600억 달러 규모의 뉴욕주 공동퇴직기금(NYSCRF)은 주식 투자 비중을 47%에서 39%로 줄였다. 이 기금은 이달 초 주법이 바뀌면서 사모 시장 투자 한도가 상향 조정되자 사모펀드, 부동산 및 실물자산으로 투자 자금을 옮기기로 했다.

NYSCRF의 마이클 롬바르디 자산배분 이사는 새로운 자산 구성 조합에 대해 “이 모델은 아주 약간 더 낮은 위험에 비해 아주 약간 더 높은 수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800억 달러 규모의 알래스카 영구펀드(APFC)도 주식 투자 비중을 줄이고 있다.

이 펀드는 2023 회계연도에 자산의 36%를 차지했던 주식 포트폴리오를 2025년에 32%로 축소하는 과정에 있다. 펀드는 또한 채권 비중을 20%에서 18%로 낮추는 계획은 취소했다.

APFC의 투자 책임자인 마커스 프램튼은 "금리가 높다는 것은 APFC가 여전히 투자 목표를 달성하기에 충분한 채권 투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소비자물가지수보다 5%포인트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기업 이익 대비 주가가 높기 때문에 주식 투자에서의 손실 가능성에 대해 우려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S&P500 기업들의 주가는 최근 12개월 수익의 약 24배로 거래되고 있으며, 이는 5년 평균인 22배를 웃도는 수치다.

프램튼은 "매우 비싼 주식 시장일 때, 나쁜 일들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