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채금리 발작으로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뉴욕증시 자금이 가상화폐 쪽으로 대이동하고 있다. 그 영향으로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등이 폭발하고 있다. 23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CNBC ‘매드 머니(Mad Money)’ 진행자 짐 크레이머(Jim Cramer)가 미국 국가 신용등급 하향 조정 이후 시장 공포가 확산되는 가운데 비트코인(Bitcoin)과 금(Gold)을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지목했다. 크레이머는 투자자들이 공포에 휘둘리지 않고 자산을 보존하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특히 “지금은 공격적인 투자가 아니라, 가능한 만큼을 저축해서 안전하게 투자할 때”라고 언급하며 비트코인과 금을 안전자산 대안으로 제시했다.
비트코인은 최근 등락을 반복하며 11만달러를 돌파했다. 비트코인 선물의 미결제 약정은 740억 달러로 급증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금리 하락 기대와 인플레이션 완화 전망, 그리고 스트래티지(전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매수 확대가 비트코인의 안정성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해 주요국 국채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미국의 30년물 국채 금리는 '심리적 저항선'인 5%를 넘어섰고, 일각에서는 글로벌 국채 시장의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도 5%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일본 30년물 국채 금리는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으며 영국·독일 등의 장기물 국채 금리도 상승세다.
30년물 미 국채 금리는 이날 전장 대비 12.3bp(1bp=0.01%포인트) 급등해 5.092%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2023년 10월 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4.599%로 전장 대비 11.2bp 올랐다. 모기지은행협회(MBA)가 발표한 지난주 미국의 30년 만기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는 6.92%로 3개월 사이 가장 높았다. 모기지 금리는 10년물 미 국채 금리를 추종하는 경향이 있다. 미국의 관세 정책에 따른 불확실성 속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밀어붙이고 있는 대규모 감세 법안이 시장 불안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의회 합동조세위원회(KCT)는 감세 법안 통과 시 10년간 재정적자가 2조5천억달러(약 3천440조원) 이상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앞서 신용평가사 무디스도 지난 16일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에서 한 단계 내리면서 재정적자 등을 그 이유로 들었다. 재정적자가 확대되면 국채 발행이 불가피하고, 국채 공급 증가는 국채 가격 하락(=국채 금리 상승)으로 이어진다. 160억 달러 규모의 20년물 미 국채 경매에서 수요가 부진했던 것도 국채 매도세에 '트리거'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경매에서 20년물 국채의 표면 금리는 2020년 20년물 재도입 후 최고인 5%를 기록했다. 시장 불확실성 속에 투자자들은 장기채 투자에 더 많은 수익률을 요구한 것이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재무장관을 지낸 스티븐 므누신은 이날 "무역적자보다 재정적자가 더 우려"라면서 지출 삭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JP모건 등도 장기물 국채 금리 전망치를 올렸다. 이날 주요 6개국 통화(유로화·엔화 등)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장중 99.336으로 약 2주 만의 최저치였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현 가격 수준에서 더는 미국의 쌍둥이 적자(무역적자·재정적자)에 자금을 대려 하지 않는다. 재정적자 우려에 직면한 일본과 유럽 등의 장기물 국채 금리도 상승세다.일본의 초장기물 국채 금리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장 중 한때 30년물과 40년물 국채 금리가 각각 3.185%, 3.635%까지 치솟은 것이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최근 일본의 재정 상황에 대해 "매우 좋지 않다"면서 "그리스보다 좋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아사히 신문은 국제통화기금(IMF) 자료를 인용해 일본의 2023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이 250%로 그리스가 재정 위기에 직면했던 2009년의 127%보다 훨씬 높다고 짚었다. 로이터 통신은 20일 일본의 20년물 국채 경매에서 수요가 부진했던 점도 국채 매도를 부채질했다면서, 앞으로 예정된 30년물 및 40년물 국채 경매를 앞두고 시장 심리가 가라앉은 상태라고 전했다. 장기물 국채 금리 상승 시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어려워지고 일본 정부의 이자 지급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영국에서는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 이후 채권 매도세 속에 지난달 9일 30년물 국채 금리가 장중 5.63%까지 오르며 1998년 이후 최고치를 찍은 데 이어 최근 다시 장기물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영국 3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21일 전장 대비 6.1bp 오른 5.516%를 기록했다.영국 국채 가격은 미국 국채 가격과 연동해 움직이는 경향이 있는 만큼 미국 시장 불안의 영향을 받았다. 또 영국 경기침체와 물가 상승, 영국 정부의 높은 차입 수요 등이 불안 요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유럽연합(EU) 주요국인 독일의 경우 지난 3월 독일 정부의 천문학적 규모의 '돈 풀기' 정책 여파로 국채 투매세가 촉발됐으며 최근 다시 국채 금리가 오르고 있다.
독일 3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3월 14일 3.199% 수준까지 올랐다가 이후 하락했는데, 최근 상승세 속에 21일에는 전장 대비 4.7bp 오른 3.133%를 기록했다.JP모건자산운용의 프리야 미스라는 "채권시장이 정책결정자들에게 재정 건전성 문제를 너무 오랫동안 무시할 수 없음을 경고한다"고 짚었다.자산 기준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가 앞으로 고객들의 비트코인 관련 투자를 막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던 다이먼은 여전히 긍정적인 입장은 아니지만 고객들의 구매 권리를 옹호한다고 말했다.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다이먼은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JP모건이 주최한 연례 투자자 행사에 참석해 고객이 JP모건 은행 계좌로 비트코인 관련 자산을 구매하는 것을 허용한다고 말했다. 다이먼은 “우리는 당신이 살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이라며 “나는 흡연을 권장하지 않지만 당신이 담배를 피울 권리를 옹호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는 당신이 비트코인을 살 권리를 옹호한다”고 덧붙였다.
JP모건은 그동안 고객이 가상자산의 대표주자인 비트코인을 직접 보유하는 것을 막지는 않았지만, 선물 등 비트코인 파생상품을 거래하는 것은 제한했다. 관계자는 JP모건이 고객들에게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관련 서비스 제공을 검토중이라고 전했다.2006년부터 JP모건의 사령탑을 맡아 20년 가까이 월가의 ‘황제’로 불렸던 다이먼은 대표적인 가상자산 회의론자다. 그는 2021년 가상자산 시세 상승기에 비트코인이 “가치없다”고 밝혔으며 2023년 상원 청문회에서는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에 항상 반대했다”고 말했다. 다이먼은 청문회에서 가상자산에 대해 “범죄나 마약 밀수, 돈세탁, 세금 회피에나 쓰는 것”이라며 “내가 정부라면 금지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세계경제포럼(WEF)에서도 “비트코인은 아무 기능도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다른 대형 은행들은 최근 가상자산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해 8월에 대형 은행들 가운데 최초로 은행 자산 관리 부서가 특정 고객들에게 비트코인 현물 ETF 투자를 권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JP모건의 비트코인 관련 입장 변화는 미국 대형 은행 가운데 모건스탠리에 이어 2번째다. 모건스탠리의 테드 픽 CEO는 올해 WEF 행사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과 관련해 적극적으로 가상자산 시장 접근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상자산에 긍정적인 트럼프 정부는 올해 출범 이후 빠른 속도로 규제를 풀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1월 발표에서 2022년 3월부터 시행한 은행 회계 지침 'SAB 121'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해당 지침에 따르면 미국의 은행들은 고객의 가상자산을 대신 보유할 경우, 해당 금액을 은행 대차대조표에서 실질적인 재무 위험과 상관없이 '부채'로 인식해야 한다. 앞서 금융권과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해당 지침을 비난하며 은행의 자본 건전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새로운 가상자산 서비스를 출시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무디스 신용등급 강등이 뉴욕증시에 시간차 충격을 주고 있는가운데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금융시장이 안일한 태도를 보이며 관세나 지정학적 갈등이 초래할 위험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다이먼 CEO는 뉴욕에서 열린 JP모건 주최 투자자 행사에서 "대규모 경기 침체를 경험해보지 못한 이들은 신용과 관련해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에 대한 요점을 간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이먼 CEO는 "사람들은 관세의 영향이 아직 나타나지 않아서 상당히 괜찮다고 느끼고 있다"며 "(주식) 시장은 10% 하락했다가 다시 10% 상승했는데 이는 놀라울 정도의 안일함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지적했다. 뉴욕증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지난 4월 초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상호관세 발표 후 급락세를 보이다가 관세 유예 발표 후 반등하며 현재 연초 수준 이상으로 상승했다.
다이먼 CEO 또 미중 관세 유예로 관세율이 낮아졌음에도 현 관세 수준이 상당히 극단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관세 협상에 대해 "인플레이션이 상승하고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둔화)이 발생할 가능성이 다른 이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조금 더 높다고 본다"고 평가했다.그는 지정학적 위험도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강조하면서 '매우'를 세 차례나 반복하기도 했다. 다이먼 CEO는 JP모건 고객이 JP모건 계좌를 통해 비트코인 관련 자산을 구매하는 것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다이먼 CEO는 그동안 비트코인이 유용성이 없다며 가상화폐 시장 전반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를 취해왔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