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통상 장관 전화 통화에서 신속 협상 추진 합의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무역·경제 안보 집행위원은 26일(현지 시각) 소셜미디어 엑스에 올린 글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전화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셰프초비치 집행위원은 "집행위는 EU-미국 합의를 향한 건설적이고 집중된 노력을 계속 기울일 것이고, 우리가 계속해서 연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과 한 전화 통화에서 EU에 대한 50% 관세를 7월 9일까지 미뤄달라고 요청해 트럼프 대통령의 동의를 얻었다.
파울라 핀호 EU 집행위 수석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협상을 위한 새로운 동력이 생겼다”고 말했다. 핀호 대변인은 “그들(미국과 EU)은 패스트트랙으로 무역 협상을 하기로 합의했고, 이를 위해 긴밀하게 접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레벨에서 직접 협상에 개입하는 것은 긍정적인 일이고, 우리는 언제든지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EU 집행위는 미국 측에 자동차를 비롯한 공산품에 대한 상호 무관세를 비롯해 미국산 에너지, 무기, 일부 농산물 수입 확대 등을 제안했다. 그러나 EU는 부가가치세(VAT) 조정 등 EU의 법체계를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며 영국처럼 미국의 기본 관세 10%를 수용하는 것도 고려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해 기자들에게 EU-미국 간 관세 협상이 성공적일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과) 논의가 잘 진전되고 있다"면서 "가장 호혜적인 무역이 될 수 있도록 가능한 한 관세율이 최대한 낮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미국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정책 변경으로 투자자와 정책 결정권자들은 그의 무역 정책이 얼마나 빨리 바뀔 수 있는지 상기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는 “그렇지만 미국이 EU에 대폭적인 양보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미국과 EU가 얼마나 신속하게 호혜적인 무역 협상을 타결할지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EU와의 관세 협상에서 진전이 이뤄지지 않자, 6월 1일부터 5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가 이틀 만에 이 시점을 대폭 늦췄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2일 ‘미국 해방의 날’에 EU에 20%의 상호 관세 부과를 발표했다가 7월 9일까지 90일간 시행을 유예하고 각국과 협상을 계속하고 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