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주식 시장이 또 다시 기로에 섰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가 9일(현지시각), 나스닥 지수는 9일과 10일 이틀 동안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지만 11일 3대 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이번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식 시장의 사상 최고 행진에 찬물을 끼얹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전쟁을 재개하면서 투자자들이 위축됐다.
이번 주 뉴욕 주식 시장의 2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본격 개막하지만 투자자들은 트럼프 관세에 더 크게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투자자들은 15일에 발표되는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도 촉각을 곤두세울 전망이다.
관세 전쟁
트럼프가 7일 한국과 일본에 각각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는 등 14개국에 미국이 정한 관세율을 통보하는 무역서한을 보내자 시장은 일단 긴장했다.
미 독립기념일 연휴를 끝내고 복귀한 투자자들은 향후 추이를 지켜보며 일단 매도에 나섰다.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그러나 다음날부터는 긴장이 풀렸다.
트럼프가 브라질에 50% 관세를 물리기로 했지만 시장은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그러나 트럼프가 10일 장 마감 뒤 캐나다에 3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투자자들은 트럼프가 관세 전쟁에 진심이라는 점을 깨닫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뉴욕 주식 시장은 11일 일제히 하락했다.
관세 충격은 그러나 아직 끝나지 않았다.
트럼프는 12일 유럽연합(EU)과 멕시코에 각각 3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대미 수출 국가 순위는 중국, 멕시코, 캐나다 순이지만 EU 27개 회원국 전체는 중국을 뛰어넘는 절대적인 대미 수출 1위 지역이다.
중국에서 볼멘 소리가 터져 나오는 등 중국과 원만히 합의에 이를지 불확실한 가운데 트럼프는 다시 전방위적인 관세 전쟁, 무역 전쟁을 재개하고 있다.
트럼프가 이번에도 막판에 꼬리를 내리고 후퇴할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만약 그가 이번에는 물러나지 않으면 타코(TACO) 트레이드는 된서리를 맞을 수 있다.
타코란 “트럼프는 늘 꼬리를 내린다(Trump Always Chickens Out)”는 말이다.
주식 시장은 14일 장이 열리면 트럼프의 EU, 멕시코 관세 충격을 일단 흡수해야 한다.
2분기 실적 시즌
그러나 트럼프 관세 위협이라는 악재는 2분기 기업 실적 호재에 충격이 일부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BofA)가 14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것을 시작으로 미 2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개막한다.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 체이스는 15일 서부 최대 은행 웰스파고, 씨티그룹 그리고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함께 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16일에는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 그리고 제약사 존슨 앤드 존슨(J&J)이 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을 장악한 넷플릭스는 17일 실적 발표로 빅테크 실적 시즌 문을 연다. 같은 날 엔비디아를 대신해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생산하는 대만 TSMC 실적 발표도 있다.
신용카드사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석유 시추와 유전 서비스를 담당하는슐럼버거는 각각 18일 실적을 발표한다.
이번 실적 시즌은 주식 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의 눈 높이가 낮은 터라 깜짝 실적 발표 확률이 높다.
팩트세트에 따르면 지난 2분기 S&P500 지수 편입 기업들의 전년동기비 순익 증가율은 4.6%로 예상된다. 2023년 4분기 이후 최저 성장세다.
관건은 2분기 실적보다 올 하반기 실적 전망이다.
기업들이 하반기를 어떻게 예상하고 있는지가 주식 시장 흐름을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
인플레이션
이번 주에는 6월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지표도 공개된다.
미 노동부가 15일에는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16일에는 6월 생산자물가지수(PPI)를 발표한다.
CPI는 5월에 비해 소폭 상승했을 것으로 시장에서는 보고 있다.
5월 기록한 전년동월비 상승률 2.4%를 웃도는 2.5%를 기록했을 것으로 월스트리트 이코노미스트들은 추산하고 있다.
월별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 역시 상승세를 내다보고 있다.
근원 CPI 전년동월비 상승률이 5월 2.8%에서 6월에는 2.9%를 기록했을 것으로 이코노미스트들이 예상하고 있다.
6월 PPI는 5월과 크게 차이가 없었던 것으로 추산된다.
전년동월비 상승률은 5월과 같은 2.6%, 전월비 상승률은 0.2%로 5월에 비해 0.1%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이코노미스트들은 판단하고 있다.
트럼프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에게 금리 인하를 계속 압박하는 가운데 미 인플레이션이 높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 9월에는 금리가 내릴 것이라는 시장 기대가 충족될 수도 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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