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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상업용 부동산, '회복 불가능' 장기 침체 우려…'부정적 나선형'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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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상업용 부동산, '회복 불가능' 장기 침체 우려…'부정적 나선형' 진입

프라임 오피스 가치 절반 이상 하락, 공실률 13.6%…향후 10년간 회복 '불가능' 전망
사스·금융 위기와 다른 '구조적' 위기…"수요 재점화할 강력한 촉매제 없다"
홍콩의 상업용 부동산(CRE) 시장이 과거의 경기 침체와는 다른, 회복이 '향후 10년 이내에 불가능'할 수 있는 심각한 침체에 빠졌다는 경고가 나왔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홍콩의 상업용 부동산(CRE) 시장이 과거의 경기 침체와는 다른, 회복이 '향후 10년 이내에 불가능'할 수 있는 심각한 침체에 빠졌다는 경고가 나왔다. 사진=로이터
홍콩의 상업용 부동산(CRE) 시장이 과거의 경기 침체와는 다른, 회복이 '향후 10년 이내에 불가능'할 수 있는 심각한 침체에 빠졌다는 경고가 나왔다고 10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분석가들은 공급 과잉, 팬데믹 이후의 새로운 근무 방식, 지정학적 긴장, 중국 경제 둔화 등 여러 요인이 결합된 '부정적 나선형(negative spiral)'이 시장을 짓누르고 있다고 진단한다.

UBS의 아시아 태평양 부동산 책임자 샬린 황(Charlene Huang)은 "홍콩 CRE 시장에 부정적인 나선형 효과를 미친 많은 요인이 합쳐진 것"이라고 말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헨리 찬(Henry Chan)은 "시장은 구조적 역풍과 주기적 역풍이 동시에 발생하여 부동산 가치의 장기적인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2018년 최고 수준으로의 복귀는 "향후 10년 이내에 불가능해 보인다"고 단언했다.
과거 사스나 금융 위기 때와 달리, 이번 침체는 단기적인 충격이 아닌 '구조적인' 문제로 여겨진다. 당시에는 금리 인하, 중국 본토 경제의 급격한 확장, 긴밀한 경제 파트너십 협정(CEPA) 등이 수요를 촉진하여 시장이 빠르게 회복되었다. 하지만 찬 이코노미스트는 "현재로서는 수요를 재점화할 강력한 촉매제가 없다"고 말했다.

공식 데이터에 따르면, 홍콩의 프라임 오피스 가치는 2018년 4분기 정점 대비 절반 이상 하락했고, 임대료는 약 23% 급락했다.

2분기 전체 사무실 공실률은 13.6%로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으며, 2025년부터 2028년 사이에 추가로 670만 평방피트의 신규 공급이 예정되어 있어 공급 과잉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찬 이코노미스트는 임대료가 2027년까지 추가로 20%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소매 부문 또한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JLL에 따르면 2분기 주요 쇼핑센터의 공실률은 10.5%로 사상 최고 수준이며, 하이 스트리트 임대료는 2003년 수준으로 돌아갔다.

리카싱(Li Ka-shing)의 CK 에셋 홀딩스가 402억 홍콩달러에 매각했던 센트럴의 73층짜리 오피스 타워 '더 센터(The Center)'와 같은 상징적인 건물은 과거의 영광을 잃었다.

러셀 스트리트(Russell Street)와 같은 최고가 쇼핑 거리에서는 명품 브랜드가 철수한 자리를 약국, 중급 의류 매장 등이 채우며 임대료가 35%가량 저렴해졌다.

분석가들은 일부 집주인들이 아직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부동산 소유자들은 임대 수입 감소와 높은 대출 비용 사이에서 압박을 받고 있으며, 자본 가치가 하락함에 따라 상업용 및 개인 부동산을 '헐값'에 매각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은행들 역시 부실채권 증가에 대한 우려로 상업용 부동산 대출에 대해 더욱 보수적으로 변하고 있다. 이처럼 홍콩의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가격 발견'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무인 지대(no-man's land)'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