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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족도 양극화…나 혼자 '잘' 산다 vs 혼자라서 '힘'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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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족도 양극화…나 혼자 '잘' 산다 vs 혼자라서 '힘'겹다

[글로벌이코노믹 편도욱 기자] 지난해를 기점으로 1인 가구 500만 시대가 도래했다. 우리 사회에서 싱글족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해마다 늘고 있다. 1인 가구가 증가한 이유는 여성의 경제활동 증가와 젊은 세대의 결혼관 변화에 따른 비혼·만혼의 증가, 기러기 가족·이혼·별거 등 가족 해체에 따른 비자발적 독신층의 증가, 고령화에 따른 노인 독신 가구의 증가 등이 꼽힌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가구에서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15.5%에서 2012년 25.3%로 증가했고, 2035년엔 34.3%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네 가구당 한 가구가 1인 가구인 셈이다.

이에 따라 비슷한 소비구조와 취향을 가지고 있는 싱글족들이 우리나라 소비시장의 큰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산업연구원은 1인 가구 소비지출 규모가 2010년 60조 원에서 2020년 120조 원으로, 2030년엔 194조 원에 달해 4인 가구 지출 규모인 178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이제 1인 가구는 단순히 자취생, 유학생으로 대표되던 일부 소비자층이 아니라 시장을 움직이는 대규모 소비자층으로 봐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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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족 소비시장의 ‘큰손’으로 부상


이 같은 사회변화에 따라 소비시장에서는 싱글족들을 대상으로 한 제품과 서비스 및 싱글라이프 관련 방송 프로그램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우선 1인 가구의 증가는 소형 제품뿐 아니라 소포장, 소용량, 미니믹스(소량 맞춤형 묶음) 제품의 활성화로도 발전했다.

1~2인 가구의 간편한 식사 및 생활 습관에 맞춰 적당량을 나누어 포장한 제품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고 있다. 과거 대부분 가전제품이 4인 가구 기준의 스펙과 비용을 준수했다면, 이제는 싱글족을 위한 제품이 주목받고 있다. 식품 및 식재료 가전제품 분야뿐 아니라 생필품, 심지어 펫푸드에서도 이러한 미니 마케팅은 활성화되고 있다.

미디어도 싱글 가구를 주목하고 있다.

지난 2013년 방송을 시작한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는 혼자 사는 연예인들의 모습을 통해 더 이상 초라하지 않은 싱글라이프를 담았다. ‘먹방’(음식 먹는 방송), ‘쿡방’(요리하는 방송) 열풍 역시 혼자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생긴 현상으로 풀이되기도 한다.

◆돈줄 마른 황혼의 싱글족

이 같이 혼자만의 삶을 충분히 즐기는 골드싱글보다는 외롭고 쓸쓸한 독거노인들이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지난해 500만 가구로 늘어난 싱글가구 중 60대 이상의 이른바 독거노인이 34% 정도 차지한다.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서울시내 60대 이상 1인 가구 즉 독거노인들의 가처분 소득이 2014년 기준으로 84만 원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저생계비가 60만3000원인 것을 감안한다면 60대 이상 1인 가구의 경우에는 거의 최저생계비를 조금 넘어서는 수준의 소득에 그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저소득 독거노인들은 소득의 대부분을 식료품이나 주거비 등 필수재 소비 지출에 다 쓰고 있는 상태다. 이 같은 독거노인들이 가족이나 이웃과 단절된 채 쓸슬히 죽음을 맞는 고독사가 잇따르면 사회적 문제로 부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이코노믹은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싱글족의 라이프의 명과 암을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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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싱글의 상징 스포츠카부터 버스 지하철까지


지난 2010년 신형 쏘나타의 바뀐 외관에 대해 자동차 업계 관계자의 시선이 집중됐다. 현대자동차의 국민차 소나타가 과거 5세대까지 고수한 4인기준의 패밀리세단 디자인에서 스포츠카를 연상시키는 ‘쿠페’ 스타일로 변신했기 때문이다.

지붕을 낮춰 디자인은 세련됐지만 뒷좌석 공간이 협소해 여러 명이 타기 불편한 쿠페는 1인 가구가 늘어나기 전까지 푸대접을 받아왔다. 쿠페 차량을 한번도 내놓은 적이 없었던 기아 자동차도 당시 포르테 쿱으로 2도어 정통 쿠페를 선보였다.

스포츠카는 성공한 독신의 상징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고령층의 스포츠카 구매가 늘어나면서 1인가구를 중심으로 스포츠카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대당 9억원에 육박하는 고성능 하이브리드 스포츠카 포르쉐 '918 스파이더'를 구매한 개인 고객 모두 모두 70대였다.

메르세데스벤츠의 고성능 오픈카(지붕이 열리는 차) 'SLK 350'은 안정적인 주행감과 고급스러운 외관이 특징이다. 올 상반기 개인 고객이 4대를 샀는데 이 중 절반이 60대와 70대였다.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수입차를 구입한 개인 고객(7만1493명) 중 60~70대(6412명)의 비중은 8.9%로 20대(5061명)보다 더 많았다. 60~70대의 수입차 사랑은 브랜드를 가리지 않는다. 소형차에서부터 고성능 슈퍼카까지 다양하다. 특히 가격이 비싸고 성능이 좋을수록 60~70대 구매 고객 비중은 높은 편이다.

BMW의 프리미엄 소형차 브랜드 미니의 '미니 쿠퍼 S 컨트리맨 올4' 모델은 20대 고객보다 60대 판매량이 더 많다. 스포츠카 브랜드인 포르쉐의 60~70대 비중은 고급 대형 세단이 많은 벤츠(17%)나 렉서스(15%)와 비슷한 14%다. 포드의 고성능 스포츠카 '머스탱'도 60~70대에게 인기다.

하지만 대부분의 1인가구는 자동차를 소유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서울시내에서 자동차를 보유하지 않는 1인가구는 72.6%로 일반가구의 37.5%보다 훨씬 높게 나타나고 있다. 1인가구는 대중교통(58.1%) 도보(38.9%) 등의 방식으로 출퇴근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1인가구는 자의든 타의든 역세권 등 대중교통이 발달된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대중교통 이용도 각 자치구에 따라 양극화를 보였다. 버스나 지하철의 경우 관악구에서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파악된 반면, 가장 고가의 대중 이동수단인 택시는 강남구에서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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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원부터 시니어타운까지 사는 곳도 ‘극과 극’


최근 도심형 프리미엄 실버타운 ‘골든팰리스’에 사는 조 모(66) 씨는 요즘 ‘황금빛 노후’라는 말을 실감하고 있다.

그동안 미뤄둔 취미 생활을 마음껏 누리는 재미가 쏠쏠하다. 아직은 입주 초기라 이웃이 많지 않지만 일대일 지도를 받으며 수영도 하고 포켓볼도 배우느라 심심할 틈이 없다. 조 씨는 “아침밥 짓고 설거지하는 가사 일에서 해방된 것이 가장 좋다”며 활짝 웃는다.

친구나 자녀에게 문자 메시지 보내는 법을 배우는 ‘휴대전화 문자교실’ 프로그램 등 노인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도 조 씨의 만족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최근 실버타운은 의료시설이 운영하거나 의료시설과 연계해 운영되고 있어 응급처치 시스템 등 신속한 의료 서비스가 강점이다.

입주자들에게 호텔급 서비스를 제공한다. 실버타운 내에 근무하는 직원만 수십명에 달한다. 여기에는 석사학위를 받은 운동처방사와 사회복지사, 간호사도 포함된다.

하지만 1인가구 중 선택받은 소수들만이 이 같은 프리미엄 실버타운에 들어갈 수 있다. 특히 도심형 실버타운의 경우 보증금이 8억~9억원에 매달 들어가는 고정비용이 400만원에 달하는 곳도 있다.

실제로 1인가구가 가장 많이 사는 곳은 다가구주택이다. 서울 지역의 경우 광진구 중랑구 동대문구 관악구 동작구 금천구 성북구 강북구 강동구 등 비교적 저렴한 주택이 많은 지역에서 거주하고 있다.

대학촌, 산업단지, 업무시설 밀집지를 통과하는 서울 지하철 2호선 주변에 몰려 '싱글벨트'를 형성하고 있다. 81.8%가 자가가 아닌 전세나 원세 사글세 등의 임대료를 내는 임차인으로 살고 있다.

1인가구와 관련해 빼놓을 수 없는 곳이 고시원이다. 고시원은 2010년 서울에 약 4085곳으로 다가구 다세대 주택 등 소형주택의 감소와 주택가격 상승으로 인해 지속적인 증가추세에 있다. 고시촌으로 알려진 관악구 신림9동과 신림2동 동작구의 노량진1동에 집중돼 있다.

일반적으로 보증금을 내야 하는 원룸 대신 월세만으로 거주가 가능하기 때문에 가장 저렴한 1인가구의 주거형태로 알려져 있다. 고시원에 장기간 거주한 함씨(22)는 “옆방 소리가 너무 잘 들려 전화가 오면 아예 건물 밖으로 나가서 전화를 받아야 한다”며 “고시원은 집은 아니고 ‘잠깐 몸을 쉬러 가는 공간’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000년부터 2010년까지 서울에 사는 청년(20~34세) 1인가구의 주거빈곤율은 31.2에서 36.3으로 상승했다. 이는 도심지역의 청년들의 ‘가난한 살림살이’가 날이 갈수록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toy100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