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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구글 지도 반출...한국의 안보가 이미 뚫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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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구글 지도 반출...한국의 안보가 이미 뚫렸다

구글은 왜 한국지도를 반출하려 하나?

[글로벌이코노믹 이재구 기자] 구글이 지난 6월 1일 우리 정부에 5000분의 1 축척의 한국지도 반출 승인 요청을 한 가운데 일반인들이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소식이 전해졌다. 즉, 한국정부가 구글 측에 5000분의 1 반출을 위한 전제조건 중 하나로 구글어스 영상지도 상의 주요기밀 시설을 뿌옇게 필터링하라고 요구했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일부 네티즌들은 “철 지난 안보 이데올로기의 반영” “얀덱스맵, MS,노키아가 제공하는 영상에서도 다 드러나는 것들을 지우라는 게 말이 되느냐?” “안보논리를 앞세운 지도 쇄국”이라는 등 격한 반응들을 쏟아냈다.
당사자인 구글코리아 측은 “왜 한국정부는 수치지도(digital map)데이터(도로명, 건물명, 지역 명칭, 주소 등이 들어있는 지도)반출을 요구했는데 이와 무관한 구글어스 영상지도 필터링을 요구하는지 알 수 없다”는 입장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그리고 상당수의 네티즌과 일반인들은 이 말을 곧이 곧대로 믿고 동조하고 있다.

과연 그럴까?

지형공간정보시스템(GIS) 업계 지도전문가들은 “5000분의 1 수치지도와 구글어스 영상지도가 결합될 경우 놀랍도록 정확한 초고정밀도 지도가 만들어진다. 그리고 이 지도의 오차는 기껏 15cm에 불과하게 된다. 그리고 이 데이터는 북한으로 하여금 공격하려는 남한의 특정 지역만 골라서 정밀 미사일 타격을 할 수 있게 해준다. 구글영상지도 구글어스의 영상지도를 전세계적으로 흐릿하게 해달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라고 설명한다.

이들은 우선 구글어스의 한국사이트와 글로벌사이트 영상지도를 비교해 보라고 말한다.

한국에서 구글어스맵으로 지도를 보면 우리나라 중부전선 영상지도는 뿌옇게 흐려진 채 서비스되고 있다. 하지만 구글어스 글로벌 서비스로 보면 놀라운 사진들과 마주치게 된다.

지도 상에는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우리나라 중부전선 국군 부대와 레이더기지, 박격포진지, 야포진지, 탄약고 등의 배치상황이 놀랍도록 선명한 모습으로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우리군의 중부전선 야포진지. 사진=구글어스이미지 확대보기
우리군의 중부전선 야포진지. 사진=구글어스
중부전선 OP전방관측소 및 레이더 기지. 사진=구글어스이미지 확대보기
중부전선 OP전방관측소 및 레이더 기지. 사진=구글어스

우리군의 중부전선 부대 탄약고. 사진=구글어스이미지 확대보기
우리군의 중부전선 부대 탄약고. 사진=구글어스

GOP박격포진지. 사진=구글어스이미지 확대보기
GOP박격포진지. 사진=구글어스

우리 군의 중부전선 소초. 동서 남북 좌표는 물론 높이 좌표값까지 보인다. 사진=구글어스이미지 확대보기
우리 군의 중부전선 소초. 동서 남북 좌표는 물론 높이 좌표값까지 보인다. 사진=구글어스

이 뿐만이 아니다. 미군 평택기지 영상사진을 보면 아파치헬기와 치누크 헬기의 모습이 보인다. 아파치헬기는 우리보다 탱크가 4~5배나 많은 북한군 탱크를 격퇴시키기 위해 배치한 탱크킬러다. 수원 공군기지에 있는 우리군 주력 F15K 전투기도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한국공군 수원기지. 좌측 상단에 F15K 전투기가 보인다. 사진=구글어스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공군 수원기지. 좌측 상단에 F15K 전투기가 보인다. 사진=구글어스

미군 평택기지내에 있는 아파치헬기(왼쪽)와 치누크헬기(오른쪽)가 드러나 보인다. 사진=구글어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군 평택기지내에 있는 아파치헬기(왼쪽)와 치누크헬기(오른쪽)가 드러나 보인다. 사진=구글어스

문제의 핵심은 구글이 반출을 요구하는 5000분의 1 수치지도가 이 영상지도와 합쳐져 서비스될 경우다. 이렇게 되면 북한은 앞서 예를 든 전략적 군사 목표물을 동시다발적으로 정밀 타격할 수 있게 된다. 그 놀랍고도 상식적인 비밀(?)은 구글지도가 ‘x’ ‘y’좌표값은 물론 ‘z’좌표값(높이)까지 제공하는데 있다.

신기하게도 누구나 구글지도(영상지도나 수치지도 불문)상의 특정지점에 마우스 커서를 갖다대면 그 즉시 전세계 누구나 알 수 있는 x,y,z 좌표값이 지도 아랫부분에 표시된다. 그리고 이 좌표값은 북한군이 미사일로 한국군과 미군의 전략목표를 정밀타격하도록 안내하는 미사일 좌표가 된다. 그것도 전혀 변환하지 않고 곧바로 미사일 좌표로 쓸 수 있는 UTM(Universal Transverse Mercator Grid)좌표다.

국내 최고 지도전문가인 서정헌 그리니치코리아 사장은 “이 모든 일은 우리나라가 5000분의 1 수치지도를 제공할 경우 발생하게 된다. 국방안보 차원으로만 한정해 생각하더라도 우리나라의 5000분의 1 수치지도를 구글에 제공하면 안되는 이유가 분명해진다”고 말한다. (구글지도에서와 달리 우리나라 네이버나 다음이 제공하는 지도에서는 높이좌표(z값)가 제공되지 않는다.)

그는 “미군은 이라크전 개전 초기에 토마호크 미사일로 주로 이라크군의 통신시설과 지휘부에 대해 동시다발적으로 정밀(pinpoint)타격 했다. 이라크군은 이로 인해 개전 초기부터 저항할 수 있는 능력을 잃었다. 구글이 우리나라 초정밀지도 서비스를 시작하면 적은 사정거리 300~400km 미사일로 단 5분만에 전략타깃을 타격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북한과 대적하고 있는 우리나라 서해안 연평도로 사례로 옮겨 보면 사태의 심각성은 더욱 적나라하게 이해할 수 있다.
국립지리원의 연평도 지도 서비스 사진.사진=국립지리원이미지 확대보기
국립지리원의 연평도 지도 서비스 사진.사진=국립지리원

연평도 구글어스 영상지도. 사진=구글어스 이미지 확대보기
연평도 구글어스 영상지도. 사진=구글어스

지난 2010년 북한이 자행한 서해 연평도 포격 사건 당시 연평도에는 200발의 포탄이 쏟아졌고 2명의 연평도 주민이 사망했다. 당시 사용된 북한군 지도가 5만분의 1 지도였다. 문제는 만일 5000분의 1 지도였다면 사태는 정밀타격에 따른 대재앙으로 이어졌을 것이라는 점이다. 우리 해병대 장병 주둔부대 역시 마찬가지가 된다는 의미다.

모 지형공간정보시스템(GIS)업체 전문가는 “이는 북한에게 핵폭탄을 사용하지 않고도 그에 버금가는 효과를 갖도록 도와주는 일에 다름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GIS업계와 지도분야의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5000분의 1 기반 초정밀 지도가 북한에 한반도 전역의 주요 군사 목표물은 물론 산업기지 등에 이르기까지 정밀 타격할 열쇠를 쥐어주게 된다”며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이처럼 지도의 전략적 중요성과 그에 따른 위협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구글코리아측은 “왜 한국정부가 수치지도 반출을 요구하고 있는데 구글영상지도를 필터링해 달라는 요구를 하는지 모르겠다”는 주장만을 여전히 되풀이하며 한국정부를 매도하고 있다.

또한 이같은 지도의 안보전략적 중요성을 이해하지 못한 일반인들과 구글에 동조해 5000분의 1 한국 수치지도 반출을 허용하라는 그룹들은 여전히 지도의 안보전략적 중요성에 무지하거나 도외시 하면서 철지난 안보논리, 지도 쇄국 같은 가당치 않은 논리로 여론을 호도하고 오도해 나가고 있다.

이재구 기자 jk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