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거래 잡아라”… 공정위 일침에 긴장하는 재계

지난해 내부거래 비율 SK·현대차·LG·삼성 순

기사입력 : 2017-06-21 05:10 (최종수정 2017-06-2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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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그룹 매출 내부거래 내역. 그래픽=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길소연 유호승 기자]
‘재벌개혁’을 천명한 문재인 정부의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부거래 및 일감 몰아주기에 칼끝을 정조준했다.

공정위는 최근 45개 대기업집단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실태를 조사했다. 위반혐의가 적발될 경우엔 직권 조사를 한다는 방침과 함께 첫 타깃으로 부영그룹을 택했다.

공정위는 이중근 부영 회장이 친척이 경영하는 회사를 계열사 명단에서 제외하고 지분 현황을 실소유주가 아닌 차명으로 신고했다고 지난 18일 검찰에 고발했다. 이는 김상조 공정위원장이 선임된 이후 처음으로 발표된 상호출자제한집단(대기업집단)에 대한 제재다.

재계는 부영그룹의 사례를 바라보며 ‘초긴장 사태’다. 내부거래를 잡겠다는 공정위의 일침이 언제 미칠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과 현대차, SK, LG 등 이른바 4대 그룹은 바짝 긴장한 상태다. 공정위는 그간 4대 그룹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 의지를 피력해 왔다. 이로 인해 4대 그룹은 눈치작전에 돌입했다.

◇ 삼성, 4대 그룹 중 내부거래 비중 상대적으로 낮아

삼성은 4대 그룹 중 내부거래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지난해 기준 4대 그룹의 내부거래 비율은 ▲SK(23.3%) ▲현대차(17.8%) ▲LG(15.2%) ▲삼성(7.6%) 등이다.

공정위의 내부거래 규제대상은 대기업집단 중 자산규모가 10조원을 넘으면서 오너 일가 지분율이 상장사 30%, 비상장사 20% 이상인 계열사다. 삼성은 규제 대상 계열사가 삼성물산 1곳뿐이다.

20일 기준 오너 일가의 삼성물산 지분 보유율은 ▲이건희 삼성 회장 2.86%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17.23%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5.51%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 5.51% 등 31.11%다.

삼성은 7개의 순환출자고리를 가지고 있다. 이들 고리의 한가운데에는 삼성물산이 있다. ‘삼성물산→삼성전자→삼성SDI→삼성물산’과 같은 방식이다. 삼성물산을 제외한 다른 계열사는 오너 지분이 공정위 규정에 미치지 않는다.

반면 4대 그룹 중 내부거래 비율이 100%에 달하는 계열사 수는 삼성이 가장 많다. 삼성이 7개, SK 6개, LG 6개, 현대차 4개 순이다.

◇ 현대차, 내부거래 규제 앞서 지분율 낮춰

현대자동차는 공정위가 일감 몰아주기 및 순환출자 해소 규제 등을 추진할 경우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기업으로 꼽힌다.

정몽구 회장 등 오너 일가가 보유한 현대글로비스와 이노션의 지분율은 각각 30%, 29.99%다. 공정위 규제가 시행되기 직전 지분 매각을 실시해 지분율 규제 요건인 30% 이하로 낮춘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김상조 위원장은 인사청문회에서 “상장사 규제 지분율 기준인 30% 문턱을 피하기 위해 29.9%로 지분율을 맞추는 편법을 이용하는 기업이 적지 않다”며 현대차의 행보를 간접적으로 지적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현대차’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가지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선 현대모비스가 현대차 지분을 매각하거나 현대차가 기아차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하지만 두 방법 모두 오너 일가의 지배력을 약화시킨다는 점에서 실제 시행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 SK, SK C&C와 합병하면서 내부거래 대폭 증가

SK는 지난 2015년 8월 SK C&C와 합병하면서 내부거래 비중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SK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SK㈜와 SK C&C의 내부거래 비중은 53.87%에 달한다.

재계 관계자는 “IT 서비스업체인 SK C&C 특성상 보안 상의 이유로 내부 전산 등을 다른 기업에 맡기기 어렵다”며 “다른 IT 서비스업체들의 내부거래 비중은 80~90%에 달한다. 이에 비하면 SK는 낮은 편에 속한다”고 말했다.

20일 SK그룹의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계열사 간 총 매출액은 125조9200억원이다. 이 중 29조3900억원이 내부거래를 통해 발생한 매출이다. 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은 23.3%에 달한다.

◇ LG, 4대그룹 중 내부거래 비율 50% 이상 계열사 ‘최다’

LG는 4대 그룹 중 내부거래 비율 50%가 넘는 계열사가 가장 많다. 지난해 기준 LG의 계열사는 총 68개다. 이 중 절반에 해당하는 34개가 내부거래 비율 50% 이상이다.

LG그룹의 지난해 전체 매출액은 114조6000억원이다. 이 중 계열사 간 매출액은 17조4000억원으로 내부거래 비율은 15.2%다.

특히 LG상사 자회사인 판토스의 내부거래 비중은 69.8%에 달한다. 하지만 오너일가 지분이 공정위의 제재 규정(비상장사 20%)에 미치지 않아 칼날을 피할 수 있다. 판토스의 오너일가 지분은 구본무 LG 회장의 장남인 구광모 LG 상무 7.50% 등 19.90%다.

◇ 한진그룹, 선제적 조치 ‘눈길’… 내부거래 지분 정리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지난 15일 대한항공을 제외한 ▲한진칼 ▲진에어 ▲한국공항 ▲유니컨버스 ▲한진정보통신 등 5개 계열사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한진그룹은 “일감 몰아주기 대상이 됐던 그룹 계열사에 대한 지분 정리도 함께 진행한다”며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조원태 사장 등 오너일가가 보유 중인 그룹 IT 계열사 유니컨버스 개인 지분을 전량 대한항공에 무상으로 증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진은 이번 조치에 따라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의혹 등 일각에서 제기된 일부 오해들이 불식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준법 경영 강화를 토대로 보다 투명한 경영체제를 갖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길소연 유호승 기자 yhs@g-enews.com 길소연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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