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인 실명공개 반대 “소수 목소리 감춰져...정치적 도구로 활용될 수도”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는 이 같은 내용의 글들이 13일 다수 게재됐다.
이 가운데 한 시민은 “유시민 작가의 실명공개 청원은 자신의 인기를 이용한 반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이 앞서 청원한 사안의 동의수를 확인하고자 사이트에 접속했다가 유 작가 청원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 대목에서 그는 “하루 사이에 유독 청원 동의수가 많은 게 있기에 봤더니 유시민씨 글이었다”며 “황당하다”는 심경을 전했다. 이 시민은 “같은 내용을 유시민이 아닌 다른 사람이 청원했다면 지금처럼 됐겠느냐”면서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또 다른 시민도 비슷한 내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청와대 국민청원 취지는 일반인들의 작은 소리에도 귀 기울이겠단 것 아니냐”면서 “우리 같은 서민들은 유시민씨 같은 유명인에게 밀려 무슨 할 말이 있겠냐”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일반 시민들은 한 달 내내 청원 사안 고민하고 정리해서 올려도 동의수가 얼마 안 되는데, 유시민씨는 유명세를 앞세워 하루만에 2만 동의수를 넘겼다”며 불평했다.
유명인이 실명을 공개하면 청와대 청원이 정치적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잇따랐다. 유명인들이 자신의 인지도 및 입지를 높이기 위해 청와대 청원을 활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어느 시민은 “앞으로 제2 제3의 인기에 편중한 유명인들이 여기로 몰릴 것이다”라며 걱정했다.
◇ 유명인 실명공개 찬성 “오히려 책임감 있는 모습...유명인 앞장서면 시너지 효과”
물론 이에 반대하는 이들도 여럿이다. 이들은 “익명이 원칙은 아니지 않느냐”면서 “나라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실명공개 여부는 중요치 않다”고 말한다.
이와 같은 입장인 시민 중 한 명은 “반칙이란 표현은 지나친 비약이다”라며 “실명을 공개하고 말고는 작성자의 자유”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요한 것은 청원의 내용인데 유시민 작가의 청원은 그의 명성보다 내용이 좋았기에 동의가 많았던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유시민이 무슨 특혜를 받으려고 실명공개를 했겠느냐” “우리 국민들이 유명인이라고 해서 무조건 동의하는 수준은 아니다” “유명인이 아니더라도 실명공개를 원칙으로 하는 게 옳다”는 등 다양한 주장이 펼쳐졌다.
유명인들의 실명공개 청와대 청원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주현웅 수습기자 chesco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