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서는 애플이 스마트폰 출시 경쟁에서 삼성전자에 크게 뒤지지 않기 위해, 오히려 경쟁자인 삼성전자에게 고개 숙이고 손을 벌릴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5G 대응 모델을 발표한 삼성전자에 비해 애플이 뒤지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정평이 난 것으로, 구원 요청쯤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는 견해다.
코웬의 애널리스트 매튜 램지(Matthew Ramsay)는 "지난달 말경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우리(코웬)에게 대응한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이러한 상황에 처해 있다는 사실에 대해 우리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놀랐다"고 말했다.
비록 이상적인 대책이라 할 수는 없지만, 코웬이 제시한 애플이 선택할 수 있는 4가지 방안은 다음과 같다.
코웬이 제시한 애플의 첫 번째 선택은, 5G 경쟁이 시작되고 1년 반 후에 밀리미터파에 대응하지 않은 인텔제 하위 모뎀을 탑재해 출시하는 방안이다. 이는 밀리미터파 대역은 5G 통신이 가능한 높은 주파수 대역으로 규격 제품을 사용해야 하지만, 대역을 살짝 벗어날 경우 애플이 확보 가능한 인텔 제품을 사용할 가능성도 있다는 조언이다.
이어 두 번째 선택은, 라이벌 삼성에게 손을 벌려 5G 모뎀을 조달하는 방안이다. 다만 이 경우 "삼성이 엄격한 조건을 내밀 가능성이 높다"고 코웬은 지적했다. 그리고 화웨이 테크놀로지의 5G 모뎀은 트럼프 행정부와의 마찰로 논의 자체가 되지 않고, 대만의 미디어텍(聯発科技) 또한 기술력이 뒤떨어져 일정을 맞추기에는 이미 늦었다고 우려했다.
세 번째 선택은, 애플이 특허 분쟁을 벌이고 있는 퀄컴과 화해하고, 퀄컴제 모뎀을 받아들이도록 협상하는 방안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현재 시점상 너무 늦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코웬은 지적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