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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17조 이상 투입한 ‘강주아오대교’, 홍콩시위 장기화에 효과 '반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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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17조 이상 투입한 ‘강주아오대교’, 홍콩시위 장기화에 효과 '반감'

시진핑 주석의 웨강아오다완취 구상 무산 위기 초래
홍콩 지칭하는 ‘금융센터’ 대명사, 마카오에 넘겨줄 가능성도

홍콩 시위가 장기화 되면서, 그 화살은 홍콩을 죽이고 있다. 17조 넘게 투입한 ‘강주아오대교’도 장기 시위에 효과는 반감됐다. 자료=바이두백과이미지 확대보기
홍콩 시위가 장기화 되면서, 그 화살은 홍콩을 죽이고 있다. 17조 넘게 투입한 ‘강주아오대교’도 장기 시위에 효과는 반감됐다. 자료=바이두백과
홍콩과 마카오, 주하이를 연결하는 세계 최장의 해상대교 '강주아오대교'가 개통 1년이 지났다. 중국 정부는 3개 지역을 통합해 자원을 공유하여 지역 경제권을 구상하고 각종 행사와 국제 프로젝트를 유치하여 미국의 실리콘밸리처럼 육성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 1년간 모든 인적 교류는 단절되고 울타리가 강화되면서 '강주아오 융합'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모든 것이 홍콩시위의 장기화가 원인이다.

해저터널 등을 포함해 전체 길이는 약 55㎞, 총공사비 약 1200억 홍콩달러(약 17조7084억 원)를 투입한 강주아오대교는 그동안 육로로 약 4시간이 걸렸던 주하이와 홍콩국제공항 사이를 약 45분으로 단축시켰다. 그러나 지난 1년간 하루 평균 차량 이용수는 약 4100대에 그쳐, 공사 전에 추정했던 1일당 9200~1만4000대에 크게 못 미쳤다고 홍콩 매체들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실제 평일 낮에 홍콩발-주하이행 대형버스를 탑승해보면 차내 승객은 10명 미만으로 공석이 눈에 띈다. 홍콩 측 매표소 직원은 "이용자가 줄어들어 편수도 줄이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주하이의 택시 운전사도 "무서움에 홍콩에 가는 사람이 줄었고, 홍콩도 시위로 경기가 나빠진 탓에 여기에 오지도 않는다"고 푸념했다.

지난 2월 중국 정부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진두지휘 아래 광둥성 해안 도시들과 홍콩, 마카오를 하나로 묶는 지역 경제권 구상 '웨강아오다완취(粤港澳大灣區, Guangdong-Hong Kong-Macao Great Bay Area)'를 정식 가동시켰다. 여기에서 강주아오대교는 구상의 상징적인 역할을 맡았으며, 도로와 철도 등 인프라 정비도 선행되어 진행되었다.

각지에서는 경제 효과가 기대되는 한편 홍콩에서는 고도의 자치를 인정한 '일국양제'가 유명무실해질 우려가 대두됐다. 여기에 본토와 홍콩행정부 사이에서 벌어진 법률적인 충돌이 가세하면서 홍콩 시위는 걷잡을 수 없는 형태로 확산됐다. 또 항의 시위가 계속되면서 웨강아오다완취 구상에 대한 반발은 더욱 거세졌으며, 강주아오대교의 상징성은 크게 퇴색됐다.

이러한 가운데 광둥성의 금융감독관리국은 이달 중순 '마카오 증권거래소' 설립 방안을 중앙 정부에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비슷한 시기에 중국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계열의 환구시보는 "마카오는 금융 센터가 될 실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설을 실어 민심을 살피기도 했다. 중앙 정부의 이 같은 경제 강화 방침 소식이 알려지면서 마카오 측의 기대감도 엄청 높아졌다.

홍콩에서 벌어진 장기 시위가 미국 실리콘밸리에 버금가는 경제지구를 설립하겠다는 시진핑 주석의 웨강아오다완취 구상을 무산시킬 위기를 초래했으며, 17조원이 넘게 투입된 강주아오대교의 효과를 반감시키고 심지어 홍콩을 지칭하는 '금융센터'라는 대명사를 마카오에 넘겨줄 가능성마저 대두됐다. 홍콩 시위가 장기화하면서 그 화살이 고스란히 홍콩을 죽이고 있는 셈이다. "과연 홍콩 시위는 누구를 위한 외침인가"라고 홍콩에 몸담은 대다수의 시민과 직장인들은 호소하고 있다.


김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