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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 지적한 中 전기차, ‘거액 보조금’ 작년보다 몇배 더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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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 지적한 中 전기차, ‘거액 보조금’ 작년보다 몇배 더 받아

비야디가 9월 4일 뮌헨 모터쇼에서 선보인 전기차 '씰'의 모습.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비야디가 9월 4일 뮌헨 모터쇼에서 선보인 전기차 '씰'의 모습. 사진=로이터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반(反) 보조금 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실제로 중국 전기차 및 전기차용 배터리 업계에 상당한 규모의 정부 보조금이 투입된 정황이 드러났다.

21일 닛케이 아시아는 중국 현지 정보업체 윈드(Wind)와 함께 올해 상반기 중국 증시에 상장된 5000여개 기업에 투입된 정부 보조금 규모를 조사한 결과, 상위 10개 기업 중 5곳이 전기차 및 전기차용 배터리 제조사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가장 많은 보조금을 받은 기업은 전기차용 배터리 점유율 세계 1위인 CATL이 차지했다. 지난 6개월 동안 28억 5000만 위안(약 3억 9100만 달러, 약 5223억 원)의 정부 보조금을 받았으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배나 증가한 금액이다.

CATL은 닛케이 아시아의 보조금 관련 질문에 정부 보조금이 증가한 것은 인정했지만, 자세한 내역은 밝히지 않았다.

CATL의 주요 경쟁사 중 하나인 이브 에너지(EVE Energy)도 올해 상반기에만 전년 대비 약 4배 증가한 10억 8000만 위안(약 1979억 원)을 받았다.

이브가 선전 증권 거래소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이 회사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로부터 총 60종에 달하는 개별 보조금을 받았다. 특히 그중 일부는 ‘기업의 군사-민간 융합 개발을 위한 특정 기금’에서 나왔다고 닛케이 아시아는 설명했다.

전기차 제조사 중에서는 상하이에 상장된 SAIC 자동차가 가장 많은 정부 지원금을 받았다. 이 회사는 지난해 동기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난 20억 위안(약 3665억 원) 이상의 보조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전기차 판매 1위를 차지한 비야디(BYD)도 상반기 17억 8000만 위안(약 3261억 원)의 보조금을 받았다. 비야디 측은 전체 보조금 중 10억 위안 이상을 ‘자동차 및 자동차 관련’으로 받았다는 성명 외에는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충칭 창안 자동차도 ‘산업 지원’이라는 명목으로 8억 5600만 위안(약 1568억 원)의 정부 보조금을 받았다.

앞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지난 13일 연례 정책연설에서 “보조금을 지원받고 가격을 낮춘 중국산 전기차가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라며 ‘불공정 관행’으로 규정하고 반보조금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중국 상무부는 하루 뒤인 14일 “중국은 EU의 이러한 결정에 고도의 우려와 강한 불만을 표한다”라며 “EU가 하려는 조사는 ‘공평 경쟁'을 명목으로 삼아 실제로는 자기 산업을 보호하려는 것으로, 적나라한 보호주의 행위”라고 비판했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