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단기적인 숫자에 너무 과도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아마도 인플레이션은 보이는 것보다 조금 끈질길 것이며, 그렇게 빠른 속도로 사라지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소매 판매는 9월까지 예상 밖 호조를 이어오며 굳건하게 경기를 뒷받침해왔다. 0월 들어선 소비를 압박하는 요인들을 이겨내지 못했다. 품목별로 보면 자동차를 비롯해 가구 등 내구재 판매가 줄었다. 특히 고유가로 차량 운행이 줄면서 휘발유 판매도 많이 감소했다. 백화점 판매액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식료품 지출액은 소폭 증가했다. 고금리 장기화와 대출 연체율 증가, 가계 저축 소진, 학자금 대출 상환 개시 등을 이유로 미국 소비가 둔화할 것으로 전망해왔다.
타깃의 크리스티나 헤닝턴 최고성장책임자(CGO)는 이날 실적발표에서 "소비자들은 고금리와 학자금 대출 상환 등 새로운 역풍에 직면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중첩된 경제적 압박의 무게를 느끼면서 경기가 좋아야 소비가 늘어나는 임의 소비재의 판매가 그 영향을 고스란히 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미국의 10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5% 하락했다. 이는 2020년 4월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생산자물가는 전월과 비교해 7월 0.6%, 8월 0.8%, 9월 0.4%(수정치 기준) 오르는 등 몇 달 새 비교적 높은 상승세를 이어왔다.
국제 유가는 최근 중국의 경제 지표 둔화에 따른 수요 부진 우려에 하락해왔다. 이날은 미국의 공급이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유가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미국석유협회(API)가 발표한 원유재고는 119만배럴 증가했다.
뉴욕증시는 물가 상승률이 둔화하고 있다는 소식이 연이어 전해지면서 상승 분위기 이다. S&P500지수는 4,500선을 상회하며 거래를 시작했다. 나스닥지수도 14,000대에 안착했다.
전일 발표된 미국의 소비자 물가에 이어 도매 물가 상승률도 둔화하면서 투자 심리가 개선됐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 10월 미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가 계절 조정 기준 전달보다 0.5% 하락했다고 밝혔다.
10월 PPI는 코로나19 팬데믹 발발 직후인 지난 2020년 4월 이후 약 2년 반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생산자물가가 전월보다 하락한 것도 지난 5월 이후 다섯 달 만에 처음이었다.
10월 수치는 시장의 예상도 뒤엎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경제학자들은 10월 PPI가 전월보다 0.1%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10월 상품 물가는 전달보다 1.4% 하락하며 다섯 달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고, 앞선 6개월 동안 상승세를 보였던 서비스 물가도 내림세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과 관련된 환영할 만한 소식이 연속적으로 전해지면서 주가가 상승 흐름을 이어가려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뉴욕주의 제조업계 업황은 큰 폭으로 개선됐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이 발표한 11월 엠파이어 스테이트 제조업 지수는 9.1로 집계되며 깜짝 증가세를 나타냈다. 다만, 설문에 참여한 제조업계 관계자들은 향후 업황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전망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업무 중단)' 위기도 진정됐다. 미국 하원은 전일 본회의를 열고 내년 1~2월까지 사용할 추가 임시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하원에서 임시예산안이 통과하면서 상원에서의 심의 및 처리 절차를 앞두고 있지만, 상원의 양당 지도부가 이미 지지 입장을 밝힌 만큼 별다른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우려됐던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 사태는 피할 가능성이 커졌다.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한 소매판매점 타겟의 주가가 18% 이상 급등했다. 미국 채권 금리는 전일의 급락세를 일부 되돌렸다. 미국 10년물 채권 금리는 4.5% 부근에서 움직였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