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유한양행, 첫 상장 자회사 준비…IPO 앞둔 유한건강생활 "신사업 구상"

글로벌이코노믹

유한양행, 첫 상장 자회사 준비…IPO 앞둔 유한건강생활 "신사업 구상"

유한건강생활, 작년 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 선정
인수후 사업 초기 힘들었지만 매출 지속적 증가세
'영업 손실 회복, 혁신적 사업·신제품 부재'가 숙제
유한양행의 자회사인 유한건강생활이 상장 준비에 한창이다. 지난 2019년 여의도에 위치한 뉴오리진 매장 모습. 사진=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유한양행의 자회사인 유한건강생활이 상장 준비에 한창이다. 지난 2019년 여의도에 위치한 뉴오리진 매장 모습. 사진=글로벌이코노믹
유한양행의 자회사인 유한건강생활이 상장을 준비 중이다. 탄탄한 제품들을 기반으로 꾸준히 매출이 성장하고 있지만 만성적인 영업 손실과 기존 제품의 성장 한계성 등으로 향후 어떤 평가를 받을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1일 제약·바이오 업계와 투자은행(IB)에 따르면 유한양행의 자회사 유한건강생활이 오는 하반기 8월이나 9월 중 기업공개(IPO)를 진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미 지난해부터 유한건강생활은 한국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했으며 거래소 예비 심사 청구와 기관수요예측 등 본격적인 IPO 절차를 준비해 왔다.

현재 유한건강생활은 천연물 기반의 연구기반을 통해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 전문기업으로 '뉴오리진'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대표 제품으로는 여성 질건강 유산균 '이너플로라'와 갱년기케어 건기식 '에스트리션 백수오 더블' 등이 있다.

지난 2019년 유한양행의 사업부중 하나였던 뉴오리진을 푸드앤헬스사업 부문 100% 자회사인 유한필리아가 인수했다. 이후 유한필리아의 사명을 유한건강생활로 변경하면서 조직도 새롭게 개편했다. 당시 유한필라아를 이끌었던 박종현 유한양행 부사장이 대표이사 겸직에서 사임한 뒤 뉴오리진 신규 사업 시작과 동시에 강종수 신임 대표이사가 컨설팅 및 기획을 담당하며 브랜드를 이끌어 왔다.
인수 직후 초기에는 매출이 소폭 하락했지만 점차 사업을 운영할수록 회복세를 탔다. 사업 첫 해인 2020년 매출은 320억원으로 전년도 보다 28.1% 감소했다. 하지만 2021년에는 510억원으로 59.4% 상승했다. 지난해 매출도 상당히 성장했다고 유한양행 관계자는 전했다.

유한건강생활은 뉴오리진 브랜드를 활용해 오프라인 카페도 운영 중이다. 이 카페는 서울에 3곳이 있으며 유기농 식품과 건강기능식품(건기식)을 구매할 수 있다. 온라인에서는 건기식 외에도 화장품, 기저귀, 신선식품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올해 상장 시점에 대해 유한양행 관계자는 "구체적인 일정이나 사안은 들은 것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국내 1위 전통제약사의 자회사 IPO…사업성은 '글쎄'


업계에서 유한건강생활이 상장한다는 이야기가 나돌았을 때 많은 관심을 받은 이유는 최대주주가 유한양행이기 때문이었다. 당시 유한양행은 국내 전통제약사 중 매출 1위이면서 혁신 신약으로 위상을 떨치고 있었고 이같은 제약사의 자회사라는 점에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유한건강생활의 사업은 순탄치 못했다. 사명 변경 후 서울과 경기도에 카페를 오픈하면서 소비자와 접근성을 높였지만 대부분 철수하고 서울에 단 3곳만 남았다. 당시 무리한 가게 확장으로 영업손실이 더욱 심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유한건강생활이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난 2020년 영업손실은 193억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166.7%나 증가했다. 이후 사업이 안정화되면서 영업손실이 점차 감소했지만 지난해에도 적자폭을 줄이는 데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유한건강생활은 유한양행과 다르게 건기식을 만드는 내수형 기업이라는 것도 큰 차이다. 일반적인 제약사들은 보유 중인 파이프라인(신약개발)을 지속적으로 연구개발해 신약을 만들고 이 과정에서 기술수출이나 글로벌 시장 진출 등을 도모할 수 있다. 하지만 유한건강생활의 메인 제품인 건기식은 아직까지 글로벌 수준에 크게 못 미친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건기식 업계 관계자는 "외국의 경우 건기식만을 전문으로 수십 년 동안 만들어 판매한 기업들도 절대 다수"라면서 "상대적으로 세계 시장 규모가 거대해 보이겠지만 덩치가 큰 업종 대표 기업들의 점유율 비중이 대부분인 상황에서 후발 국내 제품이 자리 잡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주목할만한 영업 손실 만회 실적을 거두지 못했다는 점과 동종 시장에서 그리 시장성 높지 않은 주력 제품 등으로 기업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려운 것이라는 비관론도 없지 않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기업들은 자사 보유 기술을 바탕으로 실적과 상관없이 기술특례 등의 상장을 진행하지만 건기식 위주의 기업이 좋게 상장한 경우는 드물다"며 "상장 시점에 맞춰 새로운 사업을 발표하지 않는 이상 고평가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유한양행 관계자는 "유한건강생활은 다양한 신제품과 신사업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