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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 기밀 넘겨라” 거부한 클로드…펜타곤, 보잉·록히드에 ‘사형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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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 기밀 넘겨라” 거부한 클로드…펜타곤, 보잉·록히드에 ‘사형 선고’

앤트로픽 안전장치 해제 거부에 미 국방부 블랙리스트 검토…군사 인공지능 주도권 전쟁
헤그세스 장관의 최후통첩과 국방생산법 발동 예고… 구글·오픈AI·xAI로 기밀 이동하나


클로드는 앤트로픽에서 개발한 대형 언어 모델이다. 화면에 앤트로픽이 보인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클로드는 앤트로픽에서 개발한 대형 언어 모델이다. 화면에 앤트로픽이 보인다. 사진=로이터


미 국방부가 보잉과 록히드마틴 등 주요 방산 거물들을 대상으로 인공지능 모델 클로드에 대한 의존도 전수 조사에 착수했다. 이는 군사 기밀을 다루는 인공지능의 안전장치 완화를 거부해온 앤트로픽을 국가 안보 공급망 위험 요소로 지정하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풀이된다. 첨단 무기 체계의 두뇌 역할을 할 인공지능을 둘러싸고 미 정부와 실리콘밸리 사이의 갈등이 마침내 블랙리스트 검토라는 극단적인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인도의 영문 뉴스 매체인 라이브민트가 2월25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보잉과 록히드마틴에 이번 주 금요일까지 클로드 이용 현황에 대한 구체적인 보고서를 제출하라는 시한을 제시했다. 앤트로픽이 군사적 목적의 활용을 제한하는 기존의 안전 가이드라인을 고수하자, 미 국방부가 국방생산법을 발동해서라도 해당 기업을 제재하거나 대체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만약 앤트로픽이 정부의 요구를 끝내 거부할 경우, 이들은 연방 정부 사업에서 배제되는 블랙리스트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방산 거물들을 조여오는 펜타곤의 공급망 점검


미 국방부는 보잉과 록히드마틴이 개발 중인 차세대 전투기 및 미사일 방어 체계에 앤트로픽의 인공지능 모델이 얼마나 깊숙이 침투해 있는지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펜타곤은 특정 기업의 철학이 국가 안보라는 대의보다 우선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적대국과의 인공지능 군비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군사적 운용에 제약을 두는 인공지능 모델은 더 이상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앤트로픽의 소신과 헤그세스의 국방생산법 칼날


앤트로픽은 인공지능의 윤리적 사용과 안전성을 기업의 정체성으로 내세우며 미 정부의 안전장치 완화 요구에 맞서왔다. 그러나 헤그세스 장관은 이를 국가 안보에 대한 비협조로 규정하고, 전시 상황에 준하는 국방생산법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 법이 발동되면 정부는 민간 기업의 생산 우선순위를 강제로 조정할 수 있게 되며, 앤트로픽은 사실상 정부의 지시를 따르거나 시장에서 퇴출당하는 극단적인 선택지에 놓이게 된다.

기밀 군사 데이터의 새 주인은 누구인가


앤트로픽과의 결별 가능성이 커지면서 구글과 오픈AI, 그리고 일론 머스크의 xAI가 강력한 대체 카드로 부상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이미 이들 기업의 인공지능 모델이 군사적 목적의 파괴적 활용에 더 유연한 태도를 보이는지 면밀히 검토 중이다. 특히 일론 머스크가 현 행정부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xAI의 그록이 앤트로픽의 빈자리를 꿰차며 미국의 군사 인공지능 표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리콘밸리와 펜타곤의 좁혀지지 않는 평행선

이번 사태는 기술의 윤리적 통제를 주장하는 개발사와 압도적인 군사력을 원하는 국방 당국 간의 가치관 충돌이 폭발한 사례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사가 단순히 한 기업을 징벌하는 것을 넘어, 향후 모든 인공지능 기업이 미 국방부와 협력할 때 지켜야 할 새로운 기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앤트로픽이 무릎을 꿇을지, 아니면 새로운 인공지능 권력이 펜타곤의 심장에 입성할지 전 세계의 시선이 다가오는 금요일 시한에 집중되고 있다.


이교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iji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