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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웃던 진단키트 기업들, 이제는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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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웃던 진단키트 기업들, 이제는 '울상'

펜데믹 호황 끝나며 대거 영업손실 발생
성과급 축소·연봉 동결·감원 등 긴축재정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사실상 종료되면서 국내 진단키트 생산 기업들의 실적이 대거 악화됐다. 진단키트들 제품 모습. 사진=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사실상 종료되면서 국내 진단키트 생산 기업들의 실적이 대거 악화됐다. 진단키트들 제품 모습. 사진=글로벌이코노믹
지난해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크게 재미를 봤던 국내 진단키트 생산 기업들이 팬데믹(대유행) 완화에 따라 실적이 급격하게 악화됐다. 특히 중소 진단키트 기업들은 인력 조정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주요 진단키트 업체들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중소 기업들까지 실적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긴축 경영에 들어갔다.

대표적으로 씨젠과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씨젠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17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8%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에스디바이오센스는 지난새 상반기에 매출 2조1834억원을 기록했지만 올해에는 3450억원으로 급감했으며 영업이익도 적자로 돌아섰다. 코로나19 진단키트 대표기업었던 두 곳의 실적이 악화된 것은 코로나19의 검사가 줄어든 결과라고 설명했다.

다만 두 기업은 영업손실이 발생한 이유에 대해 신규 연구개발(R&D)나 투자 등이 대폭 증가해서라고 강조했으며 올해 하반기에는 실적이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외에도 휴마시스, 바이오노트, 수젠텍 등 코로나19 진단키트로 실적을 크게 올렸던 기업들 모두 악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이 코로나19 진단키트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된 이유는 대부분의 물량을 국내에서 소비했기 때문이다. 지난 2020년부터 국내에서 코로나19가 점차 유행하면서 진단키트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고 이에 발맞춰 진단키트를 개발하고 빠르게 공급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점차 코로나19 확진자가 감소하면서 검사율도 줄어들어 진단키트 수요가 줄어 자연스럽게 매출이 감소한 것이다.

이에 대해 진단키트 업계에서는 정상화 수순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한 진단키트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코로나19 진단키트를 개발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기에 기존에 임신테스트기나 인플루엔자(독감) 등 진단키트를 만들던 기업들이 너도나도 코로나19에 참전했던 결과"라며 "코로나19 검사가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실적이 다시 원상복귀되는 상태인데 이 과정에서 미래먹거리 확보 차원에서 신사업에 투자한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대폭 하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황 끝난 중소진단키트 기업들도 긴축재정 돌입


실적이 줄어든 것도 문제지만 코로나19로 회사가 급성장하고 생산물량이 증가하면서 인력을 충원했던 기업들이 부작용을 겪고 있다.

진단키트 기업은 생산업이다보니 다수의 인력이 필요하다. 코로나19가 유행할 당시에는 진단키트 공급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인력을 충원하고 생산량을 늘리는 등의 조치를 취했는데 수요가 줄어들면서 충원했던 인력에 버거워하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한 중소진단키트기업은 늘어난 인력을 감당하기 버거워하고 있으며 다른 기업들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상장 진단키트기업 한 관계자는 "생산으로 인력을 과도하게 충원하다보니 기존의 인력이 나가도 새로 충원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인력을 돌려서 막는 추세"라며 "기업운영방침상 과도한 인원을 자르지는 않겠지만 담당자가 있던 업무가 과도하게 몰려 기술을 가진 사람이 나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일부 기업들은 성과급을 줄이거나 연봉을 동결하는 등 긴축재정에 들어갔다. 이같은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코로나19와 같은 특수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매출이 이전같이 급격히 증가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다.

진단키트업계 한 관계자는 "긴축재정에서 끝나면 다행일 정도로 코로나19이전으로의 복귀에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그나마 투자할 자본이 있는 대형 진단키트 기업들은 괜찮지만 중소진단키트기업들은 최악의 경우 구조조정까지 고려해야할 수 도 있다"고 말했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