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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가 인하 시, 중소제약사·CSO '대위기'…"완화 정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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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가 인하 시, 중소제약사·CSO '대위기'…"완화 정책 필요"

제약업계 "매출, 영업이익 감소와 R&D 투자 축소"
대형 CSO 기업 쏠림화 현상 발생, 중소 업체 도산
정부가 추진 중에 있는 약가 인하 개편안을 두고 제약 업계 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정부가 추진 중에 있는 약가 인하 개편안을 두고 제약 업계 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추진 중에 있는 약가 인하 개편안으로 국내 제약사들의 경영 악화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제약바이오산업 발전을 위한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는 ‘제약바이오기업 CEO 대상 긴급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국내 제조시설을 보유한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정회원사 가운데 59개 제약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기존 약가 산정비율 53.55%에서 40%로 인하될 경우 제약사들의 연간 매출 손실은 총 1조2144억 원으로 기업당 평균 233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영업이익은 평균 51.8% 감소하고 연구개발(R&D) 투자도 평균 25.3% 축소될 것으로 조사됐다. 설문조사에서 나타난 것처럼 약가 인하 정책 시행 시 대기업과 중견 기업도 일정 수준의 타격이 예상된다. 다만 기업 규모별, 제네릭 비중별로 영향은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분석된다.

약가 인하 정책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곳은 중소 제약사다. 이들의 경우 재무 구조가 튼튼하지 않아 약가 인하로 인해 매출 감소와 연구개발 투자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제네릭 매출 비중이 높은 제약사의 경우 약가 인하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이로 인해 연구개발 투자나 신규 제품 개발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약가 인하가 시행되면 제약사 전반에 일정 수준의 수익성 압박은 불가피하다”며 “대부분 제약사들은 매출 대비 일정 수준의 연구개발비를 유지하고 있어 단기간에 큰 변화가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출 감소가 누적될 경우 중장기적으로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약가 인하 정책이 추진되는 만큼, 정부 차원에서도 세제 혜택이나 필수의약품 생산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등 보완책이 함께 논의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기업과 중견 기업의 경우 약가 인하에 따른 수익 축소를 경감하기 위해 영업 구조를 바꿀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중견 기업 또는 중소기업의 경우 인건비 감축을 위해 영업 조직을 축소하고 영업 대행(CSO)을 활용할 수 있다. 약가가 낮아지는 제네릭(복제약)을 CSO에게 위탁하고 그 외의 제품은 자사 인력으로 판매하는 것이다. 약가 인하 충격을 최대한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일이 현실화될 경우 CSO 전문 기업들은 큰 부담을 안게 된다. 가장 먼저 체감하는 것은 약가 인하로 낮아진 판매 수수료다. 또 낮은 수수료와 동일한 영업 효과를 낼 수 있는 인력과 인프라가 갖춰진 대형 CSO 기업으로 제약사들이 몰릴 수가 있다. 이럴 경우 중소 CSO 기업들은 큰 타격을 받게 된다.

여하튼, 약가 인하로 제기될 수 있는 산업의 어려움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이 마련될 필요성이 제기된다. 제네릭 중심 매출을 가진 제약사가 혁신 신약 개발 포트폴리오로 재편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장기 사업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정책의 예측 가능성이 제공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조언이다. 또 제네릭의 약가 인하에 따른 수익 감소를 완화시킬 수 있는 보상 체계도 함께 마련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황소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wangsw715@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