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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경영 명과 암] 한독, 멈춘 '성장곡선'…연구개발 투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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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경영 명과 암] 한독, 멈춘 '성장곡선'…연구개발 투자 필요

매출 정체와 영업이익 감소 이어져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신약 개발 속도 가속
사노피 항암제 국내 독점 판매로 포트폴리오 강화
국내 제약 산업은 신약개발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신약 개발에는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오너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 내의 목소리다. 하지만 산업계의 오랜 숙제는 기업의 소유와 경영 분리다. 오너 일가의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결여로 발생하는 문제가 기업 가치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경쟁력 강화와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기로에 서 있는 국내 제약사들, 오너 경영의 명과 암을 조명해 본다. [편집자주]

한독 음성공장 전경. 사진=한독이미지 확대보기
한독 음성공장 전경. 사진=한독

한독은 글로벌 제약사들과 협력을 통해 선진화된 시스템을 구축한 제약사로 알려졌다. 지배구조의 경우 과거에는 글로벌 제약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지만, 현재는 오너 일가 집약적 기업으로 바뀌었었다. 공시(2025년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한독은 별도의 지주사 없이 오너 개인과 특수관계 법인이 지분을 소유하는 구조다. 김영진 한독 회장이 13.65% 지분을, 특수관계 법인 와이앤에스인터내셔날이 17.69%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와이앤에스인터내셔날의 최대주주는 김 회장의 장남 김 다니엘동한 전무로 지분 31.65%를 갖고 있다.

이와 같은 지배구조 아래에서 한독의 지난 2024년 매출 약 5013억 원과 2023년 약 5180억 원을 각각 달성했다. 지난 2022년 약 5366억 원이었다. 지난 3년간 매출 5000억 원대의 박스권에서 머물러 있다. 영업이익은 약 20억 원으로 전년 약 139억 원에 대비해 85.4% 감소했다. 매출이 대폭 늘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판관비는 2024년 기준 약 1526억 원으로 전년보다 약 33억 원 늘어나며 수익 구조가 나빠졌다. 특히 당기순이익은 2023년 약 21억 원의 손실에서 2024년 -457억 원으로 적자의 폭이 크게 확대됐다.

지난 2024년 실적 악화의 원인은 주요 캐시 카우의 부재다. 한독은 미국 바이오사 알렉시온의 희귀질환 치료제 ‘솔리리스’와 ‘울토미리스’ 두 제품을 판매했으나 지난 2023년 초 판매를 중단했다. 두 제품의 연간 매출은 500억 원이며 판매 중단 주요 원인은 판권 회수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진통소염제 ‘케토톱’의 판매 부진이 한독의 매출과 영업이익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케토톱은 지난 2023년 약 557억 원의 매출을 내 전체 매출의 10.76%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다. 하지만 지난 2024년 약 393억 원으로 매출 부진을 겪었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성분의 붙이는 파스 제형 시장에 여러 제약사들이 진입하며 케토톱이 그동안 유지해온 기존 점유율이 점차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독은 연구개발(R&D) 투자에도 위축돼 있다. 지난 2024년 총 연구개발 지출액은 약 267억 원으로 전년 349억 원 대비 약 82억 원 감소했으며 매출 대비 비율은 5.27%로 최근 3년치 연구개발비 중 가장 낮다. 하지만 한독은 최근 R&D 전략을 외부 바이오벤처 및 제약사와의 협업을 통해 혁신 신약 후보물질을 도입하고 공동 임상을 진행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도입해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상업화 권리를 확보하는 방식의 R&D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추진했다. 담도암 치료제인 ‘토베시미그’는 글로벌 임상 2·3상에서 안정된 연구결과가 주목되며 올해 국내 출시를 목표로 달려나가고 있다.

또 프랑스 글로벌 빅파마 사노피와 항암제 '엘록사틴'과 '잘트랩'의 국내 독점 유통과 판매 계약을 지난해 12월 체결했다. 두 제품은 수술이 불가능한 진행성 및 전이성 대장암과 위암, 췌장암 치료에 표준 치료제로써 지난 1월부터 판매를 시작해 국내 항암제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이번 판매를 통해 단순 유통에 벗어나 기존 R&D 중심에서 상업화 역량을 강화해 국내 제약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신약 개발 성과도 내겠다는 한독의 의지로 풀이된다.

한독 관계자는 “담도암 치료제는 컴퍼스 테라퓨틱스의 임상 결과를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국내에서 자체 신약 출시를 준비하고 있어 3월 중 발표 예정인 임상 결과가 긍정적이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픈 이노베이션을 기반으로 사노피를 비롯한 여러 회사와 협력해 소화기계 항암제 중심의 파이프라인을 빠르게 확대하고 추가 항암제도 지속적으로 라인업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독은 오너 중심 지배구조 속에 연구개발 확대와 포토폴리오 경쟁력이라는 숙제를 안고 있다. 지난해 매출 5203억 원에 영업이익 23억 원을 각각 기록하며 실적 개선에는 성공했다. 재무구조 개선으로 당기순이익도 94억 원으로 증가했다. 올해부터 매출 상승과 재무 안정화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연구개발을 통한 포트폴리오 확대 및 강화가 시급히 이뤄져야 될 것으로 보인다.

황소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wangsw715@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