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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석 신부' 살레시오회, KBS스페셜 방송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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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석 신부' 살레시오회, KBS스페셜 방송마라

[글로벌이코노믹=온라인뉴스팀] 이태석(1962~2010) 신부가 소속됐던 재단법인 한국천주교 살레시오회가 지난 13일 서울 남부지방법원에 18일 방송예정인 KBS 1TV 'KBS 스페셜'의 '브라스밴드, 한국에 오다'편에 대해 영상물 방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살레시오회는 15일 "KBS가 촬영과 방영의 근거로 제시한 '톤즈 돈보스코학교와 체결한 MOU' 문서의 변조 의혹과 그 부당한 행사에 대해 한국천주교 살레시오회는 아프리카 남수단 톤즈 돈보스코 학교(살레시오회 수단 지부 톤즈 공동체)로부터 그들의 방한 시 일어난 일들에 대한 적절한 대응의 모든 권리를 위임받은 자의 자격으로 KBS의 법적 책임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돈보스코 브라스 밴드'는 이 신부가 남수단 톤즈에서 선교를 하면서 돈보스코학교 학생들을 교육하기 위해 창단한 악대다.

지난 7월 한·아프리카경제협의체(KOAFEC)와 사단법인 이태석사랑나눔(스마일톤즈)은 서울에서 열리는 제4차 한아프리카장관급경제협력회의(10월 15~18일)에 맞춰 이 밴드를 초청하기로 합의하고, 남수단 정부 관계자와 톤즈 돈보스코학교의 동의를 받았다.
9월21일 돈보스코학교 , 남수단 정부, KOAFEC, 이태석사랑나눔 등 4자는 이 브라스밴드의 초청과 방한 후 활동에 대해 8개 항에 이르는 구체적인 이행 사항들을 양해각서로 합의, 서명하고 각 1부를 보관했다.

살레시오회에 따르면, 양해각서에는 4자가 합의사항 외의 것을 하고자 할 때는 반드시 4자가 별도 합의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또 그들의 활동을 촬영해 지상파 방송으로 내보낸다는 내용을 담고 있지 않으며, KBS가 동행해 영상촬영을 하는 것은 물론 방송하는 것과 관련한 그 어떤 내용도 들어 있지 않다.

살레시오회는 "한국의 대표방송이자 공영방송인 KBS는 밴드의 한국 방문 여정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끝날 때까지 이들의 활동을 적절한 절차 없이 촬영했고, 밴드 지도자와 대원들이 문서를 통해 방송금지 요청을 거듭했음에도 방송을 강행하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특히 "더욱 심각한 것은 4자가 합의한 양해각서 내용의 일방적인 변조 의혹"이라고 주장했다. 살레시오회에 따르면, KBS는 밴드의 방송 금지 요청에 대해 자신들이 입수한 양해각서를 제시하며 방송 강행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지만 이 사본은 양해각서의 한 주체로 서명한 톤즈 돈보스코학교가 보관하고 있는 양해각서 원본과 내용이 동일하지 않다. 톤즈 돈보스코학교의 양해각서 원본은 이행 사항으로 8개 조항을 제시하고 있는데, KBS가 제시한 양해각서 사본은 9개 조항으로 새로운 9항(촬영 및 방영에 대한 조항)이 첨가돼 있을 뿐 아니라 기존의 8개 항목에도 내용이 심각하게 변조된 부분들이 있다.

살레시오회는 "누군가가 분명히 자신(들)의 불순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일방적으로 그 양해각서를 변조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KBS는 이런 사실을 한국살레시오회로부터 통보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제시한 문서의 진위여부를 확인하는 공영방송의 책임 있는 자세를 취하기보다 일방적으로 방송을 강행하려는 입장의 변화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는 양해각서의 변조 주체가 방송관계자이거나 그 종사원 중 누군가가 이에 깊게 관여한 것이 아니겠는가"고 의심했다.
"우리는 이런 일련의 상황 전개를 우려하며 KBS 측에 수차례에 걸쳐 밴드 지도자와 다수의 대원들이 자신들의 모습이 무단으로 촬영되고 그 모습이 자신들의 뜻과 상관없이 누군가의 목적을 위해 일방적으로 방송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거듭 문서로 전달했고, KBS 측 역시 내부검토를 거쳐 애초에 방송하기로 한 날인 11일에는 방영을 하지 않았으나 18일 방영 강행 의사를 일방적으로 표명해 와 부득이 영상물 방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살레시오회는 KBS에 대해 "4자 간의 양해각서가 밝히듯 돈보스코학교 브라스밴드의 방한은 학생들에 대한 교육적 목적을 최우선으로 하고 또 여하한 상업적 이용을 금지하기로 했던 만큼 KBS는 방송이든 모금이든 누군가의 목적을 위해 수단이 되고 이용되는 것을 거부하는 그들의 의사를 존중하고 최소한의 인간적 권익을 보호한다는 견지에서 공영방송의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KBS는 정당한 절차없이 무단으로 돈보스코브라스밴드의 방한 활동을 촬영한 것과 이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거듭된 중지 요청을 무시하고 방영을 강행하려고 시도한 것에 대해 공식사과하고, 관련자에 대한 엄중한 문책과 재발방지를 위한 확고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해주고 그 결과를 우리에게도 서면으로 알려달라"고 요구했다.

살레시오회는 "신생독립한 약소국일뿐 아니라 지구촌 최빈국에 해당하는 남수단의 순진한 청소년들을 한국으로 불러들여 방송프로그램 등에 출연시킨 뒤 사실을 왜곡하고 근거 없이 비참한 상황을 연출하거나 극대화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면서 "KBS가 이처럼 이들의 입장을 무시하고 이들의 의사에 반해 변조 의혹이 있는 양해각서를 이용하면서까지 KBS의 이익 혹은 목적, 아니면 특정 재단의 사업을 위해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 방영하는 것은 약소국 청소년의 인권과 존엄성을 무시하고 그들의 조국과 고향을 폄훼하는 일"이라고 성토했다.

한편, KBS 배재성 홍보국장은 "KBS는 남수단 정부의 요청을 받아 방송을 결정했고, 이미 사전에 남수단 톤즈로 가서 학생들로부터 촬영 동의서를 받아 촬영을 진행했다"면서 "KBS가 주도해 이태석사랑나눔 재단을 만든 것은 이태석 신부의 숭고한 뜻을 기리고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었는데 그런 노력이 폄하되는 것 같아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