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 되돌아 본 후에 하나의 진심을 스스로 얻는다면, 달빛을 가로지르는 거문고의 담박과 바람을 읊는 젓대 속 그 유독(唯獨)을 알리오.
<해설>
거문고는 현금(玄琴)이라 하여 그 무게감이 아랫배를 울리는 소리(音)이니 마땅히 달(陰)을 관통함이요, 젓대의 소리라 할 것이 내세운 앞(陽) 구멍들에 있는 것이 아니라, 드러나지 않는 뒤(陰)구멍에 달려 있으니 바람을 직설하지 않고 읊음(吟)이라. 그리고 세 번 되돌아 본다함은 하늘과 땅에 어우러진 사람으로써의 스스로를 되작임이니 마땅히 느린 호흡 속에서야 그 하나의 참을 꺼낼 수 있다는 뜻이다.
요즘 사람들이 눈을 뜨면 가장 먼저 할 것이 스위치를 켜는 작동 곧 작위이다. 언젠가부터 포털의 메인에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날씨가 로그인을 하지 않아도 나오고 있다. 친절한 비서인가? 하지만 소름 돋을 일이다. 컴퓨터 안의 나는 내가 의도하지 않아도 노출되어 있다. 그것도 IP주소라는 숫자 단위로. 그리고 그것을 벗어나면 상당히 불편한 구조를 살아야 한다. 그것은 청계천처럼 비록 열어놓았으나 폐쇄공동의 강에서 지구상 대다수의 인간들이 오글거린다는 뜻이기도 하다. 편리한 지도에는 내가 사는 집 사진이 버젓하다. 우리는 실시간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시시각각 들키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자진하여 떠드는 말로써.
거문고의 줄과 젓대의 앞 구멍은 소리(말)의 형형색색은 드러낼지언정 정작 심금을 울리는 소리는 저 깊이 보이지 않는 곳(울림통)으로부터 온다. 사람의 참은 제각기 생김이 다른 그 형형색색에 있는 것이 아니요. 천천히 적어도 하늘과 땅 그리고 자신의 깊은 심중에 비추어 세 번쯤은 돌이켜 본 후의 느림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읊는다는 것은 생각으로 눅여 둔 후에 천천히 꺼내는 음이다. 말, 말, 말이 넘쳐날 땐 똑같이 말로써 대처할 일이 아니다. 자기가 옳다하는 주장도 마찬가지다. 양기와 양기가 맞부딪치면 곳곳이 부비트랩, 터지는 일 밖엔 없다. 애초 주장이란 것은 다른 주장을 꺾기 위해 있음이요, 그것은 대개의 경우 제각각 일방통행이다. 양기 과잉의 시대에 절대적인 필요는 소리 없이 제 할 바를 다하며 ‘제 때 떨쳐 오를 줄 아는’ 음의 거문고소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