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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산책-채근담]지금 있는 것에서 새로 눈떠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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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산책-채근담]지금 있는 것에서 새로 눈떠야 한다

靑天白日的節義 自暗室屋漏中培來 旋乾轉坤的經綸 自臨深履薄處操出 - <菜根譚> 前集132 / 洪自誠

푸른 하늘에 빛나는 태양 같은 절의도 캄캄한 방구석 고심(苦心)으로부터 북돋아져 온 것이요, 천하를 일신(一新)할 경륜도 깊은 물위에 살얼음을 밟듯 한 절박으로부터 나온 것이리오.

<해설>

저 빛나는 태양의 역량은 그가 함축한 그릇 크기로부터, 아직도 부단히 부서지고 터트려지고 있다는 것에서 온다. 커다랗다면 비추어 보듬어야 할 것 또한 그 만할 것이니, 내부의 캄캄한 구석, 드러낼 수 없는 고심이 기실 그 그릇의 용량을 키워온 것일 테니 말이다. 사람 고작 한 평생이 백 년에도 못 미친다 함은 그 기럭지에 합당한 삶을 사는 때문일 터요, 그 세상살이 보퉁이들을 일일이 끌러주지 않더라도 사람마다의 용량은 어쩔 수 없이 차이가 진다.
더하여 한 시대를 일신할 경륜이라 함은 단지 그 용량만이 아닌 도저히 견딜 법하지 않은 절박의 순간들을 헤쳐 온 결정체다. 쉬운 일을 쉽게 겪고 별 어려움 없이 마른 땅만을 밟은 발이 볼 수 있고 갈 수 있는 것은 그만큼 한정적이다. 한 사람의 경륜은 그가 겪지 않은 것으로부터는 발아할 수 없고, 겪더라도 그 순간마다 치명적이지 않다면 어떻게든 헤쳐 볼 요량도 없으니, 누구나 똑같이 겪어낸다 할 수 없음이요, 그 속에서도 똑같은 혁혁함을 돌출 시킨다고도 할 수 없다. 말하자면 큰 그릇은 매순간이 생사의 갈림길이라는 말이다.

그렇지만 대개의 인생은 사는 어느 순간부터 정체해버린다. 그 이상 더 다른 무엇이 없어진 단순 반복일 뿐이다. 속칭 ‘애늙은이’라는 말로 대변될 정신적 조로 현상은 연륜 묵힌 경륜이 되기보다 그 삶의 젊은 한 때 정점에서 멈춘 채, 그 때 음악, 생각들을 되씹는 행태로 목격된다. 그때부터 어떤 이는 줄기차게 산을 타고, 어떤 이는 낚시광이 되는 양 갈래 시대적 울분의 회피 말이다. 산을 오름은 여전한 정복욕의 여운이요, 낚시는 일탈적 반항이라던가. 그것은 올라서 굽어보려는 산과 속속들이 번지려는 물의 속성을 닮아있다. 그러면서 그것은 이름난 것은 좋은 것이라는 명품족과 남 따라하는 건 죽어도 싫은 나 홀로족으로 나뉘게도 한다.

허나 시대를 거스르는 그릇은 내부 폭발적 도약력과 함께 또 그만큼이 자기 파괴적이다. 매순간 이전 것을 부수고 떨쳐버리지 못한다면 변화란 없기 때문이다. 한발 앞서 이끈다는 것은 다른 사람보다 적어도 몇 발 앞서 겪고 뛰어넘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것은 많은 순간 멈춰 쉬고 싶은 안일을 맞서야 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자기 안에서 또렷이 눈뜬 자신만의 잣대를 버팅길 만한 기력 또한 항상 예비할 수 있을 것인가.

시대는 암울하다. 비판은 많은데 해법은 구태의연하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청소년기를 더 넘어서기 까지 교과서라는 선악 관념을 배우고, 더하여 웬만한 것은 컴퓨터나 TV라는 사고의 틀을 벗어나기 어려운 구조를 살고 있다. 요즘 어린아이의 사고는 그만큼 더 옛날보다 한정되어 있다. 자연을 친하지 않는 인조의 더께는 의식자체를 시멘트 화 시킨다. 수만 년 전 화석은 죽어서도 또 다른 해석의 상징일 수 있지만, 이제 시멘트를 뚫고 올라와야 하는 시대의 새싹은 그만큼 더 절박한 갈망이면서 그래서 더 요원한 것인가.

/장은조 번역‧해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