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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병행수입 가품·A/S 논란에도 급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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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병행수입 가품·A/S 논란에도 급성장

이마트 매출액 800억 기대, 전년比 33%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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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좀 처럼 세일을 하지 않던 휴고보스 브랜드까지 5년만에 판매 세일한다는 소식에 백화점을 찾았다. 가격을 비교해 해외직구보다 저렴하면 구입할 예정입니다."

지난 6일 롯데백화점을 찾은 신촌에 사는 강효정(여 33)씨는 "아기를 봐줄 사람은 없지만 우리 같은 서민이 명품을 싸게 살 기회라 아기를 데리고 아침부터 왔다" 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롯데백화점 본점 9층에서는 명품 할인 대전이 열려 하루 종일 사람들로 붐볐다.

이날 백화점에선 해외명품을 최대 70%까지 싸게 살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과거 명품 할인행사에선 좀처럼 볼수 없던 휴고보스, 발란타인 등 유명 브랜드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유명브랜드 일수록 고급 이미지 유지를 위해 할인행사에 참여하지 않는 경우가 많으나, 병행수입과 해외직구(직접구매)를 통해 소비자가 해외 상품을 비교적 싸게 살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기존 가격정책을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 할인 판매에 나선 것이다.

이처럼 명품시장 성장세가 주춤해진 데다 병행수입 확대 등으로 명품업체의 가격정책이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주요 백화점들이 부랴부랴 세일을 진행하지만 병행수입과 해외직구로 인한 타격은 피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하이투자증권 손효주 연구원은 “해외 직접구매와 병행수입이 활성화되고 있는 주된 이유는 저렴한 가격”이라며“소비자는 조금이라도 저렴한 가격을 찾아 움직인다”고 설명했다.

백화점이나 독점수입업체들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반면 대형마트는 병행수입을 성장 기회로 보고 있다. 가격 경쟁에 우세하면서 대량 유통까지 가능한 대형마트 측이 병행수입에 새로운 강세를 띄며 급성장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잦은 해외여행와 대중적인 인터넷 이용을 통해 수입브랜드의 본래 가격과 국내 판매가의 격차를 깨닫고 저렴하게 해외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BS투자증권 기업보고서에 따르면 이마트의 지난해 병행수입 관련 매출은 600억원 규모였으며 올해는 전년대비 33% 늘어난 8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마트의 병행수입 상품매출은 2011년 100억원에 불과했으나 2013년 약 6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또 지난해 100여개 였던 병행수입 브랜드 종류는 올해 120개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최근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리는 북미 최대 패션박람회 매직쇼에 이마트 바이어들이 참관해 브랜드 발굴에 나선 것으로 파악했다. 해외 상품들은 기존 판매 상품보다 마진이 5~10% 높아 수익성 개선에도 긍정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오린아 BS투자증권 연구원은 “1월 영업이익이 설 효과로 전년동월대비 50.7% 늘어난 957억원을 기록했다”며 “병행수입 확대에 따른 집객 효과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롯데마트도 역시 올해 70여개 브랜드를 병행수입해 지난해의 두배에 가까운 35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방침이다.

병행수입은 국내 독점 판매권을 갖고 있는 공식 수입업체가 아닌 일반 수입업자가 다른 유통경로를 통해 국내에 합법적으로 해외 상품을 수입, 상대적으로 싼 가격에 물건을 팔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이에 정부는 2012년 9월부터 정부는 합리적인 가격의 병행수입물품을 고객이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통관인증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정부는 병행수입이 수입품 가격을 내리는 효과가 있다고 보고 관련 절차를 대폭 완화하는 ‘수입 부문 경쟁 활성화 방안’을 다음달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병행수입 규모는 2조원 안팎이다. 이 가운데 해외 직접구매액은 1조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정영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