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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없는 꼬리뼈 통증? 디스크 변성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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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없는 꼬리뼈 통증? 디스크 변성증

서울척병원 조희철 원장
이 모씨(32)는 하루의 절반을 앉아서 보낸다. 출퇴근 시간에도 유동인구가 적은 한가한 지하철역에서 탑승해 앉아서 이동할 때가 많다. 장시간 앉아서 활동하다 보니 자연히 다리를 꼬고 앉기도 하고, 일을 할 때 집중하다 보면 눈은 컴퓨터 모니터 가까이 가 있고 의자 끝에 걸터 앉아 허리를 빼고 앉아 있는 경우도 많다. 가끔 허리가 뻐근한 느낌은 있었지만 언젠가부터 의자에 앉기만 하면 꼬리뼈 부근이 콕콕 쑤시면서 찌릿한 통증이 느껴졌다. 엉덩방아를 찧거나 부딪힌 적도 없었을 뿐 아니라 통증이 와도 자세를 조금만 바꿔주면 사라지는 탓에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이씨. 그런데 최근 꼬리뼈의 콕콕 쑤시던 통증은 근육이 당겨지는 듯 압박하는 강한 통증으로 변했고, 오래 앉기 힘들 정도로 통증이 심해졌다. 이렇듯 다친 적도 없는데 원인 모를 꼬리뼈 통증에 시달리다 척추전문병원을 찾은 이씨는 MRI 검사를 통해 허리 디스크 변성증을 진단 받았다.

ㅇ이유 없는 꼬리뼈 통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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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 꼬리뼈 통증은 엉덩방아를 찧으며 넘어진 후 또는 엉덩이나 꼬리뼈 쪽에 강한 충격이 가해졌을 때 발생하지만 특별한 통증 원인도 모르는 채 발생할 수도 있다. 말 그대로 외상 없이 통증이 생기는 것이다. 특히 서 있거나 걸어 다닐 때는 괜찮지만 의자에 앉기만 하면 엉덩이 꼬리뼈 부근이 뻐근하면서 통증이 발생한다. 이런 꼬리뼈의 통증은 장시간 앉아 있는 것이 원인이 될 수 있다. 바르지 않은 자세로 장시간 앉아 있으면서 지속적으로 꼬리뼈를 자극하거나, 딱딱한 의자나 바닥에 앉을 때 꼬리뼈 부위에 압박이 가해지면서 꼬리뼈 통증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이때 통증은 찌르는 듯하는 것이 아니라 엉덩이 전체가 뻐근한 양상이고 간혹 기침하거나 재채기를 할 때 통증이 더 심해지며, 의자에 앉거나 일어날 때 꼬리뼈 주변에 통증이 악화된다. 초반에는 쿡쿡 쑤시는 듯한 꼬리뼈 통증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뻐근한 통증으로 악화되는 경우, 꼬리뼈 통증은 디스크 변성증을 경고하는 통증일 수 있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ㅇ 디스크 변성증이란?

척추의 위 뼈 마디와 아래 뼈 마디 사이에는 디스크라는 물렁뼈가 있어 척추의 움직임을 가능하게 하고 충격을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 척추의 퇴행성 변화는 다른 근골격계와는 달리 10대 후반, 20대 초반부터 시작된다. 디스크 변성증은 허리 디스크탈출증(허리디스크)과는 달리 디스크의 모양은 그대로지만 퇴행성 변화로 그 기능을 상실하는 것을 의미한다. 척추뼈 사이에서 척추가 받는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하도록 수분이 많이 포함된 완충재 같은 디스크가 성질이 변해 딱딱해지거나 찌그러져 제 기능을 못하면서 통증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디스크 변성증은 오래 앉아 있으면 허리가 뻐근하고 엉덩이와 허벅지, 꼬리뼈 쪽에도 함께 강한 통증을 느끼게 되는데, 특히 앉아 있을 때 통증이 심하고 앉았다 일어설 때 허리가 펴지지 않거나, 누운 자세에서 일어나 앉을 때 심하게 불편한 것이 특징이다.

ㅇ비수술 치료도 가능하다.
디스크 변성증은 단순 X선 검사로는 판별해내기 어렵다. 디스크의 외형이 변형되지 않거나 최소한의 변형을 보이기 때문이다. 분당척병원 배채완 원장은 ”디스크 변성증은 MRI 검사를 실시하면 디스크가 까맣게 보여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므로 MRI 검사와 추간판조영술 등을 시행해 결과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다른 질병과 마찬가지로 디스크 변성증도 초기에 발견할 경우 약물치료와 운동요법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통증이 심해 일상 생활이 힘들 경우에는 경막외 주사치료와 경막외 신경성형술 등 비수술적 치료를 진행하게 된다. 4~6개월 꾸준히 치료하면 증상도 좋아지고 변성의 진행도 막을 수 있다.

ㅇ 상체 비만 줄이고 자주 일어나서 허리 펴야

디스크 변성증은 다소 낯선 질병이지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의하면 디스크 변성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2010년 9만7604명에서 2011년 9만9654명, 2012년 10만2516명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디스크 변성증은 디스크 노화가 주 원인이다. 움직이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오래 앉아 있는 생활이 지속되면서 절대적으로 부족한 운동량은 현대인들의 디스크 노화를 촉진시키고 있다. 디스크 변성증을 예방하려면 척추에 무리가 가는 자세를 피하고 걷기나 수영 등 주기적인 운동을 통해 허리 근력도 키우고 체중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서울척병원 조희철 원장은 “척추와 디스크를 감싸고 있는 근육과 인대가 튼튼해질 수 있도록 근력을 강화하는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하고, 상체의 무게가 디스크에 그대로 전해지는 만큼 상체 비만을 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완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