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현장에는 힘든 자리가 있다. 물론 학교현장의 어느 자리인들 힘들고 지치지 않겠는가? 그렇지만 개인적인 소견으로 조심스럽게 입장을 정리해보면 교감 선생님이 아닐까 한다.
교장선생님, 교무부장, 연구부장, 인성인권부장, 담임, 비담임, 전담강사, 시간강사 등 학교 구성원 어느 선생님의 역할이 중요하지 않겠는가?
나는 기간제 교사 시절, 고성이 오가는 교무실을 경험했다. 정말, 교직에 대한 희망과 기대가 부풀어 있던 시절이라 ‘고성이 오가는 교무실’은 충격 그 자체였다. 얼마의 시간이 지난 후, 나는 알게 되었다. 개인차에 따른 진급의 기쁨을 누린 계급과 그렇지 못한 계급의 갈등이 정말 장난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어느 사회인들, 항상 행복만이 존재한다면 그 조직의 행복지수는 겁나게 낮을 것이라 판단된다. 적절한 갈등과 미션이 주어져야 건강하게 조직이 운영된다는 것은 상식이다.
우리학교 박주훈 교감 선생님이 교무실 정중앙에 자리잡고 계신다. 늘 인자하게 웃으시며, 30년을 체육교사로 근무하셨다. 2014년 3월부터 교감 선생님의 역할을 행복하게 수행하고 계신다.
“부족한 제가 교감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 것은 재단의 배려와 여러 선생님들의 도움 덕분이지요. 어찌되었든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하며 선생님들과 함께 정보를 공유하고, 도와드릴 수 있는 것은 솔선수범하려고 해요. 일단, 제 자신이 행복하고 싶거든요. 괜한 일들로 스트레스 받고 싶지 않고, 용북중학교의 발전과 미래를 준비하는 감사하는 교감이 되어야겠지요.”
대화 도중, 교감 선생님 본인은 부족하다는 말씀을 여러 번 하셨다. 그렇지만, 후배 교사의 입장에서 선배 교사의 감히 견줄 수 없는 알 수 없는 그 무엇이 느껴진다. 여유도 느껴진다.
“교감 선생님요. 좋으시죠. 늘 인자하시고, 하나하나 자세하게 설명해 주십니다. 그래서 저는 집안의 형님처럼 편하게 학교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 순간도 교감 선생님의 저를 미소 짓게 하는 웃음이 스쳐가네요.”
행정실, 오병술 선생님과 대화 도중 나온 교감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다. 교감 선생님에 대한 훈훈한 이야기는 용북중학교 구성원은 누구나 공감하는 자랑거리이다.
고교시절, 머리가 밝게 빛나던 교감 선생님이 떠오른다. 존함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늘 웃으시며 학생들을 격려해 주시던 그 교감 선생님이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이 시대의 많은 사람들은 종종 교사와 학교에 대한 불신을 이야기하곤 한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아무리 평화롭고 행복한 시대에도 ‘사소한 갈등’과 ‘문제점 제기’는 있어 왔다. 이 ‘사소한 갈등’과 ‘문제점 제기’가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토양이 되어 성장시켜 온 것이 아닐까 한다.
교무실의 아주 작은 부분에 나는 자리 잡고 있다. 미력하나마 아이들을 가르치고 이 시대의 교육을 책임진다는 자부심으로 오늘도 하루를 마감한다. 행복한 바이러스를 양산하는 밀알이 되고 싶다.
미래의 어느 날, 이 교무실에 남은 나의 추억의 먼지들은 어떻게 기록되어질까? 그 기록 문구는 소박하다. ‘행복 바이러스, 오늘 나는 무조건 행복하였노라.’
교무실을 나서며 마음속으로, 행복 바이러스를 만들며 허공을 향해 ‘Happy Day, Happy Day’를 외쳐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