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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과 낭만' 상징 이태백 시 1072수 번역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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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과 낭만' 상징 이태백 시 1072수 번역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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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노정용 기자] 시성(詩聖) 두보(杜甫)와 더불어 중국 고전 시가의 최고봉으로 불리는 시선(詩仙) 이백(李白)이 남긴 시 1072수를 모두 번역하고 해설을 단 '이태백시집'(학고방)이 출간됐다.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이태백이 놀던 달아"를 기억하는 사람도 이백이 시를 얼마나 남겼는지 아는 사람은 드물다. 그가 남긴 시는 중국뿐만 아니라 한국의 문인들에게도 영향을 많이 미쳤으며 지금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그의 시를 애송하고 있다. 특히 이백의 시에는 호방하고 높은 기상이 빛나며 타고난 상상력이 돋보인다.

전 8권으로 된 이번 '이태백전집' 완간에는 이영주 서울대 중어중문학과 교수와 같은 중국문학 전공자들인 임도현 박사, 그리고 신하윤 이화여대 중어중문학과 교수가 참여했다. 현재 이백의 시라고 알려진 시는 물론이고 일부 구절만 남아있는 것까지 모두 수록한 까닭에 세계 최초로 그의 시를 온전하게 집대성했다.

역자들은 또 해제를 통해 시가 지어진 계기와 배경에 대해 설명했으며 시의 내용도 축약하여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다. 주석에서는 어려운 한자에 대한 설명과 관련 고사의 내용 또한 쉽게 풀어서 수록했다. 그리고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경우 별해를 소개함으로써 독자의 감상을 더욱 깊게 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했다.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한 '학술명저번역총서' 중 '동양편'에 포함된 이번 번역 저본은 청나라 때 학자인 왕기(王琦)가 집주(集注)한 '이태백전집'(李太白全集)이다.

이 교수는 1997년부터 이태백전집을 독해하는 모임을 만들어 독해를 해오다 중단했으나 2011년 한국연구재단 명저번역사업에 선정된 것을 계기로 다시 동료 연구자들과 함께 이번에 역주를 완성했다.

이영주 교수는 "이백이라고 하면 흔히 술과 낭만이 대표한다고 알려졌지만 그의 시에는 진한 외로움과 슬픔이 담겼으며 이를 이기고자 술을 마셨다"면서 "이번 완역이 그의 시 세계 전모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영주 교수는 20여 년 전에 중국학 전공자들과 두보시 독해 모임을 만들어 매주 서울대 자신의 연구실에 모여 두보시를 독해하고 그 결과물을 역주본으로 출간해오고 있다. 두보시 완역이 이루어지면 이 또한 대단한 학술적 업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노정용 기자 no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