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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소비 위축에 ‘가성비 메뉴’ 통했다…맥도날드·칠리스 고객 몰리고 치폴레는 젊은층 이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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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소비 위축에 ‘가성비 메뉴’ 통했다…맥도날드·칠리스 고객 몰리고 치폴레는 젊은층 이탈

미국 워싱턴DC의 한 맥도날드 매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워싱턴DC의 한 맥도날드 매장. 사진=로이터

미국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이면서 맥도날드, 칠리스, 도미노피자 등 저가 중심의 패스트푸드 체인이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8일(현지시각) 분석했다.

반면 치폴레, 카바, 스위트그린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패스트캐주얼 업체는 25~35세 젊은층을 중심으로 방문객이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맥도날드, 칠리스, 버거킹은 저렴한 메뉴 구성과 드라이브스루 중심 전략으로 방문 빈도를 늘렸다. 버거킹은 ‘2개에 5달러(약 7285원)’, ‘3개에 7달러(약 1만199원)’ 세트 메뉴로 트래픽을 키웠다. 칠리스는 ‘트리플 디퍼’와 10.99달러(약 1만6007원) 버거 등 가성비 메뉴를 TV와 소셜미디어로 홍보하면서 저소득층 고객을 다시 끌어모았다.

칠리스를 운영하는 브링커의 케빈 호크먼 최고경영자(CEO)는 “가성비 마케팅이 연소득 6만 달러(약 8742만 원) 이하 고객층에서 효과를 냈다”고 말했다.

반면 치폴레는 가격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부담 요인으로 지목됐다. 스콧 보트라이트 치폴레 CEO는 “패스트캐주얼 업종이 비싸다고 여겨지는 경향이 있다”며 내부 조사에서도 “다른 외식 선택지보다 저렴하지 않다”는 인식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높은 물가, 메뉴 가격 인상, 학생대출 상환 재개, 젊은층 실업 등으로 가계 부담이 커지면서 외식 빈도도 줄었다. 컨설팅업체 RMS 자료에 따르면 2025년 3분기에는 저가 패스트푸드, 패스트캐주얼, 풀서비스 식당 등 모든 외식 업종이 직전 분기 대비 방문 빈도가 감소했다.

원가 압박도 커지고 있다. 미국산 소고기 가격은 관세 여파까지 겹쳐 업계 수익성을 압박하고 있으며, 맥도날드·레스토랑브랜즈·치폴레 경영진은 공통적으로 소고기 가격 급등을 핵심 부담 요인으로 언급했다. 인건비 부담도 패스트캐주얼 업계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꼽힌다. 자크스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의 브라이언 멀버리는 “인건비 부담을 가격으로 전가하면서 오히려 저소득층 고객이 더 저렴한 드라이브스루 체인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도미노피자는 대규모 공급망을 앞세워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러셀 와이너 도미노피자 CEO는 “일부 업체는 가격을 맞추기 위해 재무여력을 깎아먹지만 우리는 규모 덕분에 지속 가능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투자 지표에서도 소비자 이동 흐름이 반영됐다. 맥도날드의 향후 12개월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22.87배로 업계 중앙값 14.37배보다 높았, 패스트캐주얼 업체 카바의 PER은 81.43배에 달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