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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급조한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뒷말 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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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급조한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뒷말 무성

사진=롯데백화점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사진=롯데백화점 제공
[글로벌이코노믹 박인웅 기자] 정부가 내수경제 활성화를 위해 대대적으로 추진했던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가 준비 기간이 짧고 업계와의 충분한 협의도 없이 진행되면서 성급하게 추진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는 한국방문위원회가 주최하는 외국인 대상 쇼핑관광 축제인 '코리아그랜드세일'의 연장선에서 추진됐다. 정부가 소비진작 독려 차원에서 진행한 이번 행사에 제조·유통업체들이 참여했다. 하지만 국내 전통시장의 절반 이상이 알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를 비롯해 현대백화점, 신세계가 지난 1일 행사 시작 후 사흘 동안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20~30% 늘었다고 밝혔지만 여론은 부정적이다.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효과가 아니라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에 가을 정기 세일 시즌과 맞물려 가을·겨울용 의류 매출이 일시적으로 늘어났을 뿐이라는 것이다. 중국 국경절(10월 1~7일) 연휴를 맞아 한국을 찾은 유커(중국인 관광객) 효과라는 해석도 나온다.

행사 초반에 상품을 구입했던 소비자들은 추가할인이 시작되면서 불만을 터뜨렸다.
지난 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오영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번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에 참여한 일부 업체들이 정가를 올린 다음 그 기준으로 할인을 적용해 소비자는 평소보다 비싼 금액에 상품을 구입했다.

대표적으로 이번 행사에서 96만원에 판매된 정가 172만원짜리 TV가 다른 온라인 쇼핑몰에서 78만원에 판매했다. 한 대형마트에서 최근 한 달 간 900원대에 판매하던 초코과자(1290원)를 1200원에 판다고 광고했다. 한 백화점에서 40만원에 구입한 셔츠가 이틀 만에 30만원대로 떨어진 경우도 있었다.

이런 일이 일어나면서 유통업계도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이번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행사가 기대 이하란 비난을 들은 정부의 압박에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추가 할인을 했는데 불만은 유통업체로 쏠리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11일로 예정된 대형 마트의 의무 휴무일을 이번에만 세 번째 일요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업체별로 할 수 있으면 하라'는 식으로 바꿨다. 이는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의 매출을 늘려보려 한 것으로 보여진다.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가 미국판 원조 블랙프라이데이와 달리 상품 제조업체의 참여가 미미한 반면 유통업체가 주도하다보니 할인폭에 한계가 있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등 세일 행사는 최소 한 달 전에 업체들과 품목·할인율 등을 정한다"며 "이번 행사는 모든 면에서 급하게 마련됐다"고 말했다.

이번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에 대해 국내 전통시장의 절반 이상이 알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6~7일 166개 전통시장 관계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행사에 참여한 곳은 20곳뿐이고 나머지 146곳은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행사 자체를 모른다는 전통시장도 대상의 절반 이상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가 대형 유통업체만의 행사가 되지 않도록 많은 전통시장이 참여할 수 있도록 사전 홍보와 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인웅 기자 parkiu78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