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우리 문화 답사를 하러 온 외국인을 안내하는 해설사 역할을 한 적이 있다. 현장을 답사하면서 우리 문화가 지닌 멋과 아름다움을 설명해주니 그들은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며 경탄했다. 그때 우리 문화의 매력은 국경을 초월해 전 세계인에게 호응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명제가 여기서 증명이 된 것이다.
필자에게 우리 문화의 매력에 대해 눈뜨게 해준 학자 중 한 분이 최순우 선생이다. 그전까지 국적 모를 외국 문화에 이끌려 우리 문화에 대한 자격지심을 품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만나게 된 책이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라는 책이다. 이 책은 우리 문화를 보는 시각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고, 우리 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가득 채워주었다.
이 책에는 우리 미술에 대한 필자의 높은 안목과 혜안이 곳곳에 배어있다. 저자는 순수한 시선과 따뜻한 글로 한국의 미를 조곤조곤 전해준다. 특히 우리 문화의 아름다움을 '꾸미지 않은 담담한 아름다움'으로 설명한다. 추녀의 곡선, 아낙네 저고리의 도련, 아리랑, 정선과 김홍도의 그림 등의 예를 들면서 한국의 미는 일본의 기교미, 중국의 호들갑스러움와 다르다는 것을 말해준다. 또한 이런 미의식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한국 특유의 멋으로 살아난다는 것을 강조한다. 필자의 손짓을 따라 가다보면 부석사, 죽서루, 비원의 연경당과 부용정을 만나 아늑한 행복감에 젖을 수 있다.
"무량수전 앞 안양루에 올라앉아 먼 산을 바라보면 산 뒤에 산, 그 뒤에 또 산마루, 눈길이 가는 데까지 그림보다 더 곱게 겹쳐진 능선들이 모두 이 무량수전을 향해 마련된 듯싶어진다."
우리 문화에 대해 질문을 받으면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당황하기 일쑤다. 왜냐하면 멀리 있는 낯선 것에는 동경과 흠모의 눈길을 보내면서도 가까이 있는 우리 문화에는 무심하기 때문이다. 뿌리 깊은 나무에 열매가 많이 열리듯, 우리 것을 정확히 알고 다른 것을 받아들여야 참된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겉으로 드러난 규모와 외형적 화려함도 중요하지만, 내면에 자리 잡고 있는 우리 문화의 진실과 아름다움을 먼저 알고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김종두 (사)전국독서새물결모임 대구회장(심인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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