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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따뜻한 독서편지(664)] 단비를 기다리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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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따뜻한 독서편지(664)] 단비를 기다리는 사람들

국민소득 2만 달러, 세계 13위의 경제 대국인 우리나라, 삶의 질은 이런 경제 지표에 부합할까? 고용 불안 문제나 청년 실업 문제는 이미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병이 되어버렸다. 최근 생계 비관 자살자가 늘어나고 있고, 밥 굶는 아이들 문제도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특히 서울 청담동의 부자와 서울역의 노숙인이 보여주는 극단적인 삶의 풍경은 우리 사회의 아픔을 여실히 보여준다.

제정임과 단비뉴스취재팀이 지은 『벼랑에 선 사람들』은 우리 사회의 어두운 부분을 조명하여 우리 사회의 약자 문제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이 책은 《단비뉴스》가 2010년 6월 21일 창간한 이후 약 1년 반에 걸쳐 연재한 특집 ‘가난한 한국인의 5대 불안’을 묶은 것이다. 《단비뉴스》가 이 시리즈를 기획한 것은 소외계층의 고통과 절망이 한계 수위에 이르렀는데도 정치권과 언론이 ‘수박 겉핥기’만 하고 있다는 문제의식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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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뉴스의 주간교수인 제정임과 대학원생들은 창간 준비 작업을 하면서 기성 언론이 충분히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는 빈곤의 현장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세밀하고 생생하게 취재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저자들은 사회적 약자를 짓누르는 불안으로 일자리, 주거, 보육, 의료, 부채 문제를 선정하고, 이들의 삶을 취재하려고 노동 현장에 뛰어들어 온갖 고생을 자청했다. 이 책은 1평 남짓한 방에서 숨죽이고 살다가 우울증에 걸린 젊은이, 육아휴직 내고 나서 해고된 여인, 아픈 아이 때문에 맥없이 무너지는 가정 등 빈곤층의 절박한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해준다. 게다가 이런 문제 제기에 그치지 않고 대안까지 제시해 독자들에게 성찰의 기회를 제공해주기도 한다.

이렇듯 이 책에는 치열한 현장성, 빈곤층의 생생한 목소리가 담겨 있다. 직접 사람들과 부대끼며 만들었기 때문에 감동적이기는 하지만 대한 제시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이에 비해 이 책에는 대안 제시가 가득하다. 매 장마다 전문가 의견, 해외 사례 등을 풍부하게 밝혀놓아 많은 것을 성찰하게 해준다.
현재 우리나라는 사회 안전망이 허술해 조금만 방심하면 누구나 낭떠러지로 떨어질 수 있다. 그래서 저자는 벼랑 끝에 서 있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을 강조하며 그들과의 연대를 제안한다. 요즘 정치권에서는 틈만 나면 복지를 외치고 있다. 벼랑에 선 사람들에게 재기의 기회를 주기 위해서는 지도자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많은 사람의 따뜻한 눈물과 서늘한 감시가 뒤따라야 한다.
김종두 (사)전국독서새물결모임 대구회장(심인고등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