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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트리오 노발리스’의 정기연주회…푸른 밤의 봄에게 보내는 헌사(獻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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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트리오 노발리스’의 정기연주회…푸른 밤의 봄에게 보내는 헌사(獻辭)

첼리스트 재클린 최이미지 확대보기
첼리스트 재클린 최
최근 예술의 전당 리사이틀홀에서 ‘트리오 노발리스’의 정기연주회에서 쇼스타코비치의 ‘트리오 2번 E단조 작품 67’과 브람스의 ‘트리오 1번 B장조 작품 8’이 연주되었다. 피아니스트 이성철, 첼리스트 재클린 최, 바이올리니스트 왕샤오가 열연한 이 작품은 서정적 봄의 훈풍을 불러왔다. 심연의 울림을 주는 쇼스타코비치와 낭만의 브람스의 4악장의 어울림은 감동이었다.

독일 낭만파 시인 노발리스를 사숙의 우상으로 삼고, 낭만가도를 달린 삼악사(三樂士)의 연주는 창의적 연주, 간결한 짜임새, 여유 있는 기교로 원작의 깊이감에 심도를 가함과 아울러 ‘트리오 노발리스’만의 생동감 넘치는 수사로써 고향집에 온 듯한 포근함을 안겨주었다. 대중과 교감한 연주는 격조의 리듬감으로 청중들에게 화평과 기쁨의 봄을 불러오는 것이었다.

‘트리오 노발리스’는 스탈린 시대의 모더니스트 작곡가 쇼스타코비치의 ‘트리오 2번 E단조 작품 67’을 봄을 여는 작품으로 선택하면서 전쟁터와 같은 현실에서 자신들을 위해 희생한 부모님들과 친지들, 자신들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고마움의 예를 표했다. 사실 이 곡은 1944년 2차 세계대전으로 잃은 절친 음악학자 이반 솔레르틴스키를 애도하며 헌정된 ‘레퀴엠’이다.

1악장 안단테, 2악장 알레그로 콘 브리오, 3악장 라르고, 4악장 알레그레토의 정석을 밟아간 동시대에 가장 유명했던 작곡가의 작품은 슬픔과 애잔함, 음울함이 짙게 깔려있는 가운데 힘차고 화려한 선율적 멜로디가 있기는 하지만 불안과 긴장의 엇박자가 들어가 자리한다. 이 작품은 조화된 화성 속, 독립된 음감을 찾을 수 있게 해주는 매력이 있다.
영화 ‘페이지 터너’의 삽입곡이기도 했던 이 곡은 죽음에 대한 은유적 암시가 들어가 있다. 희망을 불러오고 싶은 간절한 염원, 피치카토로 시작되는 4악장은 세상에 대한 힐난과 조소, 혁명적 분노, 덧없는 세상에 대한 허탈감을 유희적으로 들려준다. 이어지는 엄정한 극적 선율, 작곡가는 친구의 죽음, 희생을 다시 한 번 떠올리며 슬픔에 젖게 만든다.

피아니스트 이성철이미지 확대보기
피아니스트 이성철
‘트리오 노발리스’는 봄기운을 불러오는 브람스의 ‘트리오 1번 B장조 작품 8’로 분위기를 반전 시킨다. 그들이 선정한 곡들은 스토리가 있는 곡들로 아름다운 뒷담화를 담고 있는 곡들이다. 짧은 인생의 삶과 죽음 사이에서 배려와 사랑의 마음을 실천하는 일은 후학들로서 당연한 책무이다. 엄숙을 털고 선배 예술가들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절망에 처한 사모님 클라라에게 용기를 북돋워 주기위해 작곡된 이 곡은 밤 꾀꼬리 소리를 들으며 봄이 흐르는 시냇가를 거니는 1악장 알레그로 콘 브리오, 요정들이 춤추는 숲속에서 한 때를 보내는 2악장 스케르초 알레그로 몰토, 봄날 저녁 들려오는 사랑의 세레나데를 꿈꾸는 3악장 아다지오, 내 마음속에 일렁이는 열정을 그린 4악장 알레그로 형식으로 짜여 있다.

브람스가 20대의 젊은 혈기로 1854년 작곡한 ‘트리오 1번 B장조 작품 8’은 37년이나 지난 1891년 개작된다. 찬란한 봄, 그 이면의 브람스의 스승 슈만과 사모님 클라라에 얽힌 우울이 담긴 곡은 섬세한 당시의 감정이 실려 있다. 슈만부부의 따뜻한 보살핌 덕분에 음악계에 이름을 알리게 된 브람스는 슈만의 라인 강 투신과 사모님 클라라에 대한 배려를 잊지 않았다.

부풀어 오른 구름, 부드러운 기운의 바람이 꽃들을 희롱할 때, 생의 약동은 영혼을 구제한다. 햇살을 탄 빛은 푸르른 모든 것을 어루만지고, 빤짝이는 모든 것들은 여린 절망에 빠진 것들을 웃게 만든다. 찬란한 빛을 만드는 봄, 그 신비스러운 기운으로 주변이 아름다워질 수 있다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만들어진 곡은 스토리를 몰라도 우리를 행복하게 만든다.
‘트리오 노발리스’는 앙코르 곡 헝가리안 무곡 D장조 6번에 이를 때까지 탁월한 기량의 감정의 깊이를 보여주면서, 원곡이 주는 의미적 해석, 자신들의 개성 도출, 풋풋한 연기력, 청순한 이미지 등으로써 청중을 집중과 몰입으로 유도하며 압도하였다. 그들의 연주는 질풍노도의 기운에서 섬세한 감정선을 자극하는 세묘까지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여유를 보여주었다.

바이올리니스트 왕샤오이미지 확대보기
바이올리니스트 왕샤오
○피아니스트 이성철(Sungchul Lee)


2015년 12월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가 제정한 ‘주목할예술가상(음악부문)’을 수상하며 음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이성철은 예술의전당 IBK 챔버홀 독주회, 금호아트홀 독주회를 비롯하여 국내외에서 수많은 독주 및 앙상블 연주를 통하여 연주자로서 기반을 다져왔으며, 2015년 11월 금호아트홀 독주회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대관료 지원 공연으로 선정되었다. 국내 재학시절, 한미 콩쿠르 1위, 한전 아트센터 콩쿠르 1위, 음악저널, 한국피아노학회, 브람스협회 콩쿠르 등에서 입상하며 두각을 나타냈으며, 미국, 캐나다, 독일, 이탈리아 등지에서 수많은 독주 및 앙상블 연주를 통하여 연주자로서 기반을 다져왔다. 국내 재학시절 김금희, 오윤주, 계명선, 김형규, Klaus Bassler, 김용배 교수를 사사 하였으며 국외에서 Gabriel Chodos, Daniel Epstein 을 사사하였다. 또한 여러 음악제와 마스터클래스를 통하여 Jerome Rose, Joaquin Achucarro, Karl-Heinz Kammerling, Anton Nel, Victor Rosenbaum등의 가르침을 받으며 음악적 발전을 거듭하였다. 미국유학시절 Mason Gross Chamber Music Competition 우승, American Protege International Competition 등에 입상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그의 박사학위 논문 "L. v. Beethoven Piano Sonata No. 32, Op. 111: A Theoretical Analysis and Performance Interpretation" 은 우수논문 으로 선정되어 연주뿐 아니라 학구적 연구로 음악적 역량을 더욱 높였으며, 교육에도 많은 열정을 가지며 뉴저지 주립대학 예비학교 강사를 역임하였다. 그는 서울예술고등학교 졸업 후, 추계예술대학교에 실기수석 입학과 졸업을 하였다. 한양대학교 대학원 석사과정을 졸업한 후 도미하여 뉴잉글랜드 음악원 석사, 럿거스 뉴저지 주립대학교 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귀국독주회를 시작으로 국내활동을 시작하였으며, 현재 추계예술대학교에 출강하며 후학을 양성함과 동시에 국내외에서 활발한 연주활동을 하고 있다.

○첼리스트 재클린 최(Jacqueline Choi)

미국 Boston Globe지로부터 "떠오르는 스타"로 극찬을 받은 첼리스트 재클린 최(최혜정)는 예원학교 재학 시 금호영재로서 한국 음악계에 데뷔하였으며, 이후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 Allentown 심포니, 보스턴 랜드마크 오케스트라, 맨해튼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 그리고 뉴잉글랜드 콘서바토리 오케스트라의 브라질, 베네수엘라 투어에 독주자로 초청되어 협연하였다. 그녀의 파리 루브르 박물관 초청 독주회는 프랑스 전역에 실황으로 생중계 되어 프랑스 음악계의 호평을 받았다. 또한 최근에는 Edwin H. & Leigh W. Schadt 콩쿠르 1위, 제24회 Irving M. Klein International Competition 입상, Boston Symphony 콩쿠르 1위, Eisenberg-Fried Concerto 콩쿠르 1위, Brockton Symphony 콩쿠르, New England Philharmonic Orchestra 콩쿠르 및 New England Conservatory Concerto 콩쿠르 등에서 1위 입상하였으며, 금호문화재단 악기은행 임대자로 선정되어 1861년산 주세페 로카를 대여 받았다. 링컨 센터 체임버 뮤직 소사이어티 갈라 콘서트에 이어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음악계의 거장, 이작 펄만과 함께 연주하였으며, 특히 이작 펄만이 이끄는 펄만 음악 프로그램의 주최로 노이에 갤러리, 링컨센터-앨리스 툴리홀 등 뉴욕의 콘서트 무대에서 지속적으로 독주회 및 실내악 연주 활동을 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 라이징 스타 시리즈에 초청되어 서울에서 독주회를 가졌으며, 금호아시아나 솔로이스트의 일원으로 전국 주요도시 순회 실내악 연주회, 부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협연자로 초청되어 연주 하는 등 국내 무대에서의 연주활동에도 열정을 쏟고 있다. 미국 뉴잉글랜드 음악원 학사, 줄리아드 음악원 석사에 이어 2015년 12월 맨해튼 음대에서 전액장학생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바이올린 왕샤오(Xiao Wang)

2012년 요제프 시게티 국제 콩쿠르 1위 입상자인 바이올리니스트 왕샤오는 2015년 퀸 엘리자베스 국제콩쿠르, 2015년 서울국제음악콩쿠르 입상을 비롯하여 Heida Hermanns 국제콩쿠르 1위, Waldo Mayo 콩쿠르1위, Eisenberg-Frid Concerto 콩쿠르 1위, Cynthia Woods Mitchell 콩쿠르 1위 입상 등 여러 국제 콩쿠르에서 수상하였다. 벨기에 국립오케스트라,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헝가리 코다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등과 독주자로 초청되어 연주투어를 하였으며,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텍사스 페스티벌 초청독주회, 카네기홀 초청 독주회 등에서의 연주를 통하여 국제적으로 주목받아왔다. 미국 커티스 음악원과 맨해튼 음대를 졸업하였으며 현재 Lucie Robert 문하에서 조교로 활동하며 맨해튼 음대에서 전액장학생으로 최고연주자(Artist Diploma)과정 중이며 세계를 무대로 활발한 연주활동을 하고 있다.
장석용 글로벌이코노믹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