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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스페셜 어른들의 '공부 중독', '뇌순남' 육중완과 유시민의 만남부터 양자역학·우주과학·역사·철학 총망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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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스페셜 어른들의 '공부 중독', '뇌순남' 육중완과 유시민의 만남부터 양자역학·우주과학·역사·철학 총망라

7일밤 방송된 MBC스페셜에서는 어른들 사이에서 불고 있는 공부열풍인 '공부 중독'편이 소개됐다./사진=MBC 방송 캡처 이미지 확대보기
7일밤 방송된 MBC스페셜에서는 어른들 사이에서 불고 있는 공부열풍인 '공부 중독'편이 소개됐다./사진=MBC 방송 캡처
[글로벌이코노믹 김성은 기자] 입시나 입사 시험과 관계없이 공부가 즐거운 '공부 중독'에 걸린 어른들이 늘고 있다.

7일 밤 방송된 MBC 스페셜 724회에서는 학생들이 아닌 일반인들이 공부에 빠져 있는 새로운 열풍 '공부 중독'편이 방송됐다.

과거 책이나 지식은 특권층의 전유물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누구나 열망만 있으면 우주과학부터 역사나 철학 등의 관련 서적이나 강의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이에 동호인 모임이나 구청의 문화센터, 혹은 팟 케스트 등을 통해 자기가 공부하고 싶은 분야에 빠져드는 일반인들이 늘고 있다. 나이도 20대 젊은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수학, 과학, 철학 등 전공과 관계없이 공부 삼매경에 빠져 고3때보다 더 열심히, 더 재밌게 공부하고 있는 어른들이 늘어 나고 있는 추세다.
일예로 '박문호의 자연과학 세상' 회원들은 성별, 직업, 나이도 모두 다른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모여 있다.이들은 일반상대성이론, 양자역학, 우주 과학, 뇌 과학 등 대학원을 다니는 학생들도 이해하기 힘든 내용까지 척척 풀어낸다.

회원수는 6000명에 달하고 대학생, 직장인, 은퇴자, 심지어 전업주부까지 망라한다. 대부분이 모두 전공자가 아닌 일반인들로 자연 과학이 좋아서 모인 사람들이다. 누구도 등을 떠밀지 않지만 밤을 새서 공부하고, 그 지식을 전달하기 위해 발표를 준비한다. 박문호 모임 회원들은 함께 탐사를 나가서 "하나하나 모르는 개념을 알아갈때 희열을 느낀다"고 밝혔다.

지승재(40) 한의사는 "어려워요. 어려운데 그게 이해 됐을 때 그 짜릿함이란. 이건 정말 그 공부를 해본 사람만 느낄 수 있는 거죠"라고 공부의 즐거움을 토로했다.

청도에서 딸기농사를 짓고 있는 김형표 씨 부부는 고된 농사일을 하면서도 빠짐없이 팟캐스트를 듣는다. 철학 같은 어려운 내용을 들을 때는 두 번, 세 번 같은 방송을 다시 들을 정도로 지적인 욕심도 크다. 모르는 것을 하나씩 채워나가는 것이 아마추어 지식인 부부의 큰 즐거움이다.

김형표씨 부부는 제작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제가 딸들한테 아빠는 돈 많고 잘 생기고, 이런 건 절대 안 부러운데 아빠보다 지식적으로 많이 알고 있는 사람들이 제일 부럽다고 얘기 한 적이 있어요"라고 밝혔다.

뇌순남(뇌가 순수한 남자)로 불린 가수 육중완씨는 최근 책 읽기에 빠져 있다. 그는 책은 딱딱하고 재미없다는 생각이 직접 작가를 찾아갔다. 육중완씨가 찾아간 저자는 바로 유시민씨다. 유시민은 E.H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를 가장 재미있게 읽었다고 답한 반면 육중완씨는 '럭키짱'을 들었다.

이에 유시민씨는 육중완씨에게 "아무 책이나 읽지 말고 노래나 음악과 관련된 책을 먼저 읽으라"고 조언했다.

그는 육증완씨에게 "토끼가 살아가는 데는 세 평만 있으면 된데요. 근데 그 세 평짜리 풀밭에서 살아가지 못하는 토끼도 있어요. 내가 살아가는데 얼마만큼의 들판이 필요한지 내 자신도 모르기 때문에 평생 동안 공부해야 되는 거예요"라며 공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육중완 인생 최고의 등수는 반에서 32등이었으나 지난 2달 동안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면서도 틈틈이 책을 읽고, 독서토론모임에 나가 유창하게 말을 하는 모습에 장미여관의 멤버들도 놀라워했다는 후문이다.

증권맨 김승호(49)씨는 좋은 대학을 나와 번듯한 직장에 다니다 어느 날 제동이 걸렸다. 퇴직 후 인간관계가 고립된 회사 선배들을 보며 불현 듯 삶의 공허함과 함께 우울증이 찾아왔다. 퇴사후 한 달 정도면 인간관게가 뜸해지는 것을 보고 회의를 느낀 것.

그는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편해졌다고 밝혔다. 까뮈의 '이방인'이나 '페스트' 등을 독서토론을 통해 읽어나가고 삶의 통찰력이나 이해력이 커졌다고 말했다. 새벽 4시면 일어나서 책을 읽는 그를 보고 동료들은 요즘 김승호씨가 회식 때 2차, 3차도 가지 않고 일찍 귀가한다고 증언했다.

한편, MBC 스페셜은 매주 월요일 11시에 방송된다.
김성은 기자 jade.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