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헷갈리는 우리말, 어렵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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헷갈리는 우리말, 어렵지 않아요

[글로벌이코노믹 이재경 기자] 온라인 리서치 데이터스프링코리아의 패널나우는 지난 11월 21일부터 25일까지 회원 1만 4284명을 대상으로 ‘우리말에서 가장 헷갈리는 맞춤법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6일 데이터스프링코리아의 패널나우에 따르면 이번 조사에서 가장 헷갈리는 맞춤법은 39.1 %가 선택한 ‘-돼 vs –되’가 1위에 올랐다. ‘-던지 vs –든지’가 14.7%의 응답률로 2위, ‘왠지 vs 웬지’가 14.1%로 3위, ‘뵈요 vs 봬요’ ‘며칠 vs 몇일’도 헷갈린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들을 쉽게 구분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돼/되


“요즘 장사 잘돼?”
“잘되긴 뭘 잘돼. 안 돼도 너무 안 돼.”
‘잘돼’는 ‘잘되다’의 어간 ‘잘되’에 어미 ‘-어’가 붙어 이뤄진 ‘잘되어’의 준말이다. ‘안 돼’도 ‘안 되어’의 준말이다. 여기에서 어미‘-어’를 떼어내고 ‘잘되’ ‘안되’로 끝날 수는 없다. “언제 밥 먹어?”의 ‘먹어’에서 어미 ‘-어’를 떼어내고 “언제 밥 먹?”으로 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 자리에 서.”의 경우 ‘서다’의 어간 ‘서’만 쓰인 것처럼 보이나 사실은 ‘서(어간)+어(어미)에서 어미 ‘어’가 줄어든 것이다.
직접인용문 “선생님이 훌륭한 사람이 되라.”고 하셨다에서는 ‘되라’가 맞다.
‘되’와 ‘돼’를 구분하기 쉬운 방법은 ‘되어’로 바꿔 보아 가능하면 ‘돼’를 쓰고, 그렇지 않으면 ‘되’를 쓰면 된다. ‘잘되긴’에서 ‘되’는 ‘되어’로 바꿔 쓸 수 없으므로 ‘잘돼긴’이 틀렸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예는 ‘괴다‧쇠다‧외다‧죄다’ 등 ‘ㅚ다’ 형태의 말에서도 볼 수 있다.
‘괴다’의 경우 ‘괴어’가 줄면 ‘괘’가 되어, “밥상 한쪽 다리를 괘 놓았다.”와 같이 쓰인다.
‘쇠어’를 축약하면 ‘쇄’가 된다. “설은 잘 쇘니(쇠었니)?”가 그 예이다.
‘외어’를 줄이면 ‘왜’가 되며, “김소월의 시 ‘진달래꽃’을 왜(외어) 본다” 등으로 쓰인다.
‘죄어’의 준말 역시 ‘좨’가 되며, “멜빵을 좨(죄어) 팽팽하게 했다.”처럼 쓰인다.
위에서 보듯 ‘ㅚ+ㅓ’ 형태가 줄면 ‘ㅙ’가 된다.


던지(가)/든지(가)

▲‘-던가’는 여러 가지 뜻이 있다.
하나, ‘하게’ 할 상대에게 또는 스스로 지난 일을 회상하여 감탄조로 물을 때 쓰이는 종결어미.
“어려웠을 때 자네가 도와 줘 얼마나 고마웠던가?” “내가 그런 말을 했던가 ?” “철수가 많이 아프던가?” “영희가 뭐라던가?”
둘, ‘하게’ 할 상대에게 실제로 겪어 본 일에 대해 물을 때 쓰이는 종결어미.
“옛날에 이 일을 해본 적이 있던가?”

▲-던지
하나, 과거의 일을 회상하여 막연하게 의문을 나타낼 때 쓰이는 연결어미.
“그때 그 자리에 누가 있었던지 기억이 나요?”
둘, 지난 일을 회상하면서 감탄조로 이르는 종결어미
“그 당시 겨울에는 얼마나 춥던지.”
▲-든가(지)
무엇이나 가리지 않음을 나타내는 보조사 및 연결어미. 어떤 것을 선택할 때나 아무런 상관이 없음을 나타낼 때 쓴다.
“김치를 먹든가(지) 시금치를 먹든가(지) 네가 먹고 싶은 것을 먹어라.” “공부를 하든가(지) 놀든가(지) 네가 알아서 하라.” “노래를 부르든가(지) 춤을 추든가(지) 네 맘대로 해라.” “어디에 살든가(지) 고향을 잊지 마라.”

왠지/웬/웬만큼/웬일/웬걸/웬만하다


이들의 구별은 아주 간단하다.
‘왜 그런지’의 준말이고, 무슨 까닭인지를 의미하는 것만 ‘왠지’이고, 나머지는 모두 ‘웬~’이다. 웬은 ‘어찌 된’ ‘어떠한’의 뜻이다.
“겨울 바다는 왠지 스산한 느낌이 든다.” “꽈광꽝 소리가 나는 순간 수 백 명의 주민들이 베란다로 나와 이게 웬 날벼락이냐며 소리치기도 했다.” “남의 일에 웬 참견이야” “음색은 크게 나무랄 데 없었고, 음악적 형태도 웬만큼 갖추고 있었지만 짜임새는 헐거웠다.” “웬만큼 날씨가 따뜻해도 강원권 스키장은 3월 말까지 영업한다.” “네가 이 한밤중에 웬일이니?” “기대했지만 웬걸 허사구나.” “웬만하면 네가 참거라.”

뵈요/봬요


‘뵈/봬’는 ‘되/돼’ 원리와 같다.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모범을 봬야(=뵈어야) 한다.”라고 할 때, 여기에 쓰인 ‘봬’는 ‘뵈어’가 줄어든 것이다. 그러므로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모범을 뵈야 한다.”는 틀리게 쓰인 것이다.

며칠/몇일


전에는 ‘몇일’이 표준어였지만 1988년 ‘며칠’로 바뀌었다. ‘며칠’은 그달의 몇째 되는 날을 의미한다. ‘몇일’은 안 쓰는 말이다.
이재경 기자 bubmu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