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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장은의 재즈다이어리(4)] 재즈는 연주자와 관객에게 정성 쏟으라고 요구하는 못된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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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장은의 재즈다이어리(4)] 재즈는 연주자와 관객에게 정성 쏟으라고 요구하는 못된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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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재즈는 정말 어렵다’ 하는 분들을 위한 일종의 오지랖. 우선 재즈 공연을 보고 ‘멋있다’란 느낌을 받은 분들은 분명 재즈와 가깝게 지낼 수 있을 것이다. 무언가에 빠지는 것은 항상 계기가 있게 마련이니까. 연주자가 멋있어서, 분위기가 좋아서, 같이 관람한 사람이 좋아서, 혹은 저건 뭐지 궁굼해서….

클래식 공연에서 악장 중간 중간에, 정적에 혹시 불편하신 적은 없으셨는지, ‘여기가 박수 칠 때 아닌데’, 조금 기다려 보니 연주자가 인사를 하네, 이제 박수를 친다. “짝짝짝” 그렇다면 재즈 공연에는 언제 박수를 치면 좋은가?

우선, 재즈 공연을 볼 때, 주된 연주 주자가 바뀌는 순간, 즉 각각의 연주가 끝나면 박수를 친다. 뭔가 우주를 떠도는 순간이 끝나고 아까 곡이 시작될 때 들었던 멜로디가 다시 들리면 박수 쳐도 아주 좋다. 문화인!!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삼각지인지 아무리 봐도 모르겠으면 중간 박수는 걱정하지 말고 곡이 끝나면 큰 박수를 치면 만사가 형통하다.

재즈 연주자들은 많은 분들이 수줍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곡이 끝나도 청중들에게 박수를 유도하는 듯한 정중한 인사를 자주 하지는 않는다. 어떨 때는 곡과 곡을 자유스러운 즉흥 연주를 하며 이어가기도 한다. 요즘 들어 많은 연주자들이 곡과 곡사이에 청중들을 위한 멘트가 활성화 되기도 했다. 이때 밴드 소개라든가, 연주곡에 대한 이야기를 친절하게 설명해 주기도 한다.
대부분 다음 곡을 무엇을 하는지 밴드 멤버들과 이야기를 주거니 받거니 하고 자유로운 광경을 엿볼 수 있다. 그런 자유스러움을 쳐다보는 것도 재즈 공연을 관람하는 재미이기도 하다. 나는 요즘 들어 공연을 하면 관객들의 반응을 살피는 재미가 생겼다. 박수가 많다. 우리를 쳐다보는 관객들의 눈이 반짝 반짝 빛이 난다.

박수가 없다. 왜일까? 연주하는 사람과 그 곳에 있는 관객이 아무런 관련이 없다면 아무리 애를 써도 음악을 전달할 수 없다. 값비싼 재즈 클럽에 중요한 고객들과 혹은 사랑하는 그녀를 모시고 온다. 조용한 곡을 연주하면 소곤소곤 대화하다가 신나는 곡을 연주하면 더 크게 대화한다. 그날 연주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무슨 곡을 연주하는지 관심이 없는 분이라면 아무리 정성들인 연주가 무슨 소용이 있을까? 술을 좀 드신 두 커플이 헤어지네, 마네 열띤 논쟁을 벌인다. 눈물도 보이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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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콜트레인(John Coltrane)이 살아 돌아오셨어도 박수가 나올 리 없다. 박수가 없는 공연은 연주자에게도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너무나 재미없는 후진 연주를 했다면, 혹은 두려움에 가득찬 연주를 했다면? 본인도 뭐가 뭔지 모르는 연주를 했다면, 만약 그 연주자가 등 돌린 사람들의 그 싸한 느낌을 경험해 본적이 있다면 문제가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도대체 재즈 공연이 재미없는 이유가 무엇일까? 우리가 흔히 말하는 저녁 황금시간대를 장악하고 있는 국민드라마 혹은 막장드라마를 왜 사람들이 좋아하는 걸까? 그 요소를 살펴보면 출생의 비밀, 재벌가문, 기억 상실증, 삼각관계 혹은 얽히고 설키다 못해 뒤집힌 관계,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드라마를 보는 모든 사람들은 아는데 주인공들이나 드라마에 나오는 당사자들은 자기가 재벌가의 자식인지, 내가 좋아하는 그가, 그녀가 나를 좋아하는지 도깨비는 살아 돌아왔는데 은탁이는 절대 기억을 못한다. 그 모든 것을 시청자로 하여금 알게 하고 애태우며 기다리게 하는 것이 재미다.

그에 반해 재즈는 무대 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혹은 벌어지고 있는지 알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그들이 아는 언어로 그들이 분명 재미있게 소통하고 있는 것 같은데 뭐하는지 모르니까 재미가 있을 리가 없다. 재즈는 대중적인 음악이기 어렵다. 그들만의 리그이기도 하다. 그들이 올라가는 무대 안에서 보이지 않은 1만 시간의 법칙이 엄연히 존재한다. 재즈는 그렇게 연주자들 뿐 아니라 관객들에게도 정성을 쏟으라고 요구하는 못된 음악이다. 내가 한번 해보련다 그 못된 음악!
배장은 재즈피아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