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설수로 소비자 이목 집중시키는 ‘노이즈마케팅’
정치권에서 자주 이용돼… 유통업계까지 확장
“매출 상승효과 있으나, 지나치면 부정적 이미지만 남겨”
정치권에서 자주 이용돼… 유통업계까지 확장
“매출 상승효과 있으나, 지나치면 부정적 이미지만 남겨”

편집자·주
‘노이즈마케팅’은 품질과는 상관없이 구설이나 화젯거리로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어 매출을 올리는 마케팅 기법의 하나다. 그 자극적인 정도가 심할수록 주목도는 치솟는다. 이로 인해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의 목적으로 분류된다.
노이즈마케팅은 정치권에서도 자주 접할 수 있다. 선거철이 되면 정치인들이 상대방을 비방하고 과격하게 공격한다. 남서울대 광고홍보학과 김만기 교수는 “정치인들의 비방은 사실여부와 상관없이 대중의 머릿속에 각인된다. 노이즈 마케팅이 여전히 쓰이고 있는 이유다”고 설명했다.

뉴스보도의 논란 자체가 ‘노이즈 마케팅’이 됐다. 성완종 리스트 스캔들과 함께 비타 500 상표 인지도도 덩달아 올라갔다. 당시 비타500 병의 판매액은 보도가 나간 지 하루 만에 52%나 급증했다. 정치적 이유와 놀이가 접목되며 매출 상승 효과가 이뤄진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의 패션 브랜드도 짭짤한 노이즈 마케팅 효과를 거뒀다. 지난해 10월 미국 대선을 목전에 둔 시기, 트럼프 대통령의 여성 비하 및 성추행 발언이 알려지면서 여성단체들의 반대 시위가 전국적으로 퍼졌다. 그러면서 이방카 트럼프 브랜드 불매운동도 함께 벌어졌다.
하지만 이방카 트럼프 불매운동은 오히려 이방카 트럼프를 몰랐던 많은 미국인들게 이방카 트럼프라는 브랜드의 존재를 알렸다. 미국 CNBC 방송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방카 트럼프 브랜드의 2월 온라인 매출은 1월보다 207% 증가했다. 노이즈마케팅의 좋은 사례다.

‘국정 농단’의 주역 최순실 씨가 검찰 출두 때 신고 있다가 벗겨진 ‘프라다’ 신발은 최 씨에 대한 국민적 분노와 함께 최근 때아닌 주목을 받았다. 최 씨가 착용했다는 이유로 덩달아 여론의 비판 대상이 됐기 때문이다. 명품업계는 자사 브랜드 이미지 하락에 울상을 지었다.
보드카 브랜드인 ‘앱솔루트’가 촛불집회 사진을 활용한 브랜드 광고를 선보여 논란이 일었다. 이 광고에는 광화문 앞 세종로를 가득 메운 촛불 행렬을 찍은 전경을 사용했으며 'THE FUTURE IS YOURS TO CREATE(미래는 당신이 만들어 갑니다)'란 문구와 '앱솔루트 코리아(ABSOLUT KOREA)'라는 글씨가 함께 들어가 있다. 또 아래에는 'ENJOY RESPOSIBLY(책임감 있게 즐기자)'라는 문구도 넣었다.
그러나 이 광고를 접한 많은 이들은 업체가 현 시국에 맞지 않게 경솔하게 행동했다며 비난했다. 또 촛불집회를 '상업적'으로 이용했다고 주장하며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남서울대 광고홍보학과 김만기 교수는 “노이즈 마케팅은 단기간으로 볼 때 이익을 볼 수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 소비자에게 나쁜 이미지만 남는 경우가 많다”며 “콘텐츠의 질적 향상처럼 본질적인 부분을 강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한지명 기자 yol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