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1일, 필립모리스코리아는 <아이코스에 대한 사실검증>이란 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아이코스가 일반 흡연보다 몸에 덜 해롭다는 의미다.
거짓말이다. 아이코스를 비롯한 모든 궐련형 전자담배가 몸에 해롭다. 일반담배와 큰 차이도 안 난다. 지난 1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SF) 의과대 연구팀이 미국심장학회(AHA) 과학세션 학술회의에서 발표한 결과가 이를 말해준다.
연구팀은 동물들에게 아이코스에서 나온 증기를 노출시키는 방식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여기에 노출됐을 때 동물들의 혈류와 혈관기능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알아보기 위함이었다. 아이코스에서 나오는 중기에 5분 동안 15초씩 10차례씩 동물들을 노출시켰다. 혈관 기능이 58% 감소했다. 이어 5분에 걸쳐 5초씩 10차례를 노출시키면 60%의 기능이 감소됐다. 일반담배 연기를 마셨을 때와 비슷한 수준이다.
니코틴 함량 수치도 높았다. 일반 담배 연기에 노출된 쥐의 혈중 니코틴 함량은 평균 15.0 ng/m이었다. 5분 동안 5초씩 10차례 이상 아이코스 증기에 노출된 쥐의 혈중 니코틴 함량은 70.3 ng/ml였다. 일반 담배의 절반 일반 궐련 증기의 4배가 넘는 셈이다. 타르와 니코틴 등 유해물질이 다량 포함되지 않아 ‘안심해도 된다’는 필립모리스 측의 말과 배치되는 연구결과다.
그렇다면 순한 담배는 어떨까.
똑같이 나쁘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의 정기 간행물 <금연이슈리포트> 10월호를 보면 알 수 있다. 여기에 따르면 흡연과 건강의 상관관계는 타르나 니코틴 함량도 중요하나, 흡연자의 흡연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연기를 깊이 흡입하지 않아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흡연가는 체내에서 요구되는 니코틴 함량수준이 있기 때문이다. 몸이 담배를 원한다는 것으로 쉽게 말해 ‘중독’이다. 따라서 0.1㎎의 타르가 함량 된 이른바 ‘순한 담배’를 애용할 경우 흡연횟수가 더 빈번해질 수 있다.
흡연가라면 어떤 종류의 것을 흡연하던 안심해선 안 된다. 궐련형 전자담배도, 순한 담배도 전부 유해하다. 필립모리스는 일반 담배를 흡연하기보다 자신들이 만든 아이코스를 이용하는 게 더 나은 선택이라고 호소한다. 하지만 앞서 소개된 각종 연구결과들 보자면 필립모리스의 호소가 얼마나 끔찍한지를 느끼게 된다.
주현웅 수습기자 chesco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