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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大전환 ⑩신세계그룹] 코로나 위기에도 공격적 투자… '유통공룡'은 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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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大전환 ⑩신세계그룹] 코로나 위기에도 공격적 투자… '유통공룡'은 강해진다

이마트·신세계 모두 타격…공항 면세점 피해 직격탄에 '비상체제'
스타필드·트레이더스·이마트 확장, 쓱닷컴과 사업 연계로 실적선방
무빙랙 도입 물류 개선·친환경 포장재 등으로 이용객 쇼핑환경 개선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전경. 사진=신세계백화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전경. 사진=신세계백화점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유통업계는 기업생존을 위한 변화의 전환점을 맞았다. ‘언택트’라는 신조어가 등장하며 온라인 쇼핑 수요도 급증하면서, 전통적인 유통기업들도 앞다퉈 온라인 마케팅 강화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大전환’ 시리즈를 통해 유통업계의 ‘포스트 코로나’ 시대 생존전략과 장기 성장 방향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쓱닷컴 배송 차량이 물류센터에 주차된 모습. 사진=쓱닷컴이미지 확대보기
쓱닷컴 배송 차량이 물류센터에 주차된 모습. 사진=쓱닷컴

신세계그룹은 편의점·홈쇼핑·면세점 등 유통채널을 다각화하며 성장을 도모해왔으나 올해 코로나19로 그룹 전체가 침체에 빠졌다.

이마트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은 10조 3988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13.4% 성장했으나 영업이익은 97.6% 급감한 10억 원에 머물렀다. 특히 2분기에만 474억 원의 손실을 냈는데, 이는 창사 이래 두 번째 분기 적자이자 최대 분기 적자다.

신세계 역시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이 2조 211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6.9% 감소했고 398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2분기에만 431억 원의 손실을 냈는데, 이 역시 2011년 5월 백화점과 이마트 부문을 분사한 이후 처음으로 낸 분기 적자다.

여기에는 면세점 사업 악화 영향이 컸다. 실제로 올해 2분기 신세계디에프의 매출은 3803억 원으로 지난해 2분기 대비 57% 감소했고 영업적자도 370억 원을 기록했다. 신세계면세점 시내점의 경우 매출 31%가 빠졌으며 공항점은 무려 92%가 급감했다.

이달 7일 정식으로 문을 연 스타필드 안성 내부. 사진=신세계프라퍼티이미지 확대보기
이달 7일 정식으로 문을 연 스타필드 안성 내부. 사진=신세계프라퍼티


공격적 출점과 온라인 사업 강화로 미래 대비

신세계그룹은 위기에도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한 공격적인 출점에 나서며 ‘유통공룡’의 저력을 보였다.

7월 중순 이마트 신촌점을 개점한 데 이어 이달 7일에는 복합 쇼핑몰 스타필드의 네 번째 점포 ‘스타필드 안성’을 열었다. 내년 상반기에는 트레이더스 연산점도 개장한다. 2023년에는 경산 프리미엄아울렛과 스타필드 창원을 열어 고객을 맞이할 예정이다.

체질 개선을 위한 사업 개편도 진행 중이다. 이마트는 상반기 삐에로쑈핑‧부츠 등 실적이 부진한 점포를 정리하고 매장 구조에 혁신을 꾀해 새롭게 선보이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는 “안 되는 사업(또는 매장)은 접지만 그렇지 않다면 살릴 방안을 모색하라”는 정용진 부회장의 주문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3월 출범한 그룹 통합 온라인 쇼핑몰 쓱(SSG)닷컴의 변화도 눈길을 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쓱닷컴의 성장을 직접 챙기기 위해 지난 5월 서울 종로구 공평동 SSG닷컴 본사에 집무실을 마련했다. 신세계그룹은 이달 15일 SSG닷컴과 이마트의 대표를 1인 체제로 정하면서 온·오프라인 통합 작업에 속도를 냈다.

쓱닷컴은 그로서리사업본부, 신사업본부, 데이터·인프라본부, 지원본부 등 조직 체계를 재구축했다. 또 오픈마켓 사업 진출을 위해 ‘쓱파트너스’ 채널을 열고 판매자 모집을 시작할 예정이다.

최악의 상황에도 '혁신'은 계속된다


물류 개선을 위해 올해 9월 도입된 무빙랙. 사진=신세계면세점이미지 확대보기
물류 개선을 위해 올해 9월 도입된 무빙랙. 사진=신세계면세점

‘신세계의 아픈 손가락’ 신세계면세점은 여행객 감소가 초래한 불황에도 친환경‧고효율 물류 시스템 도입으로 포스트코로나에 대비 중이다.

신세계면세점은 올해 9월 통합물류센터에서 공항 인도장까지의 상품 운송 방식을 움직이는 캐비닛인 ‘무빙랙(Moving Rack)’으로 전면 교체했다. 무빙랙은 선반(rack) 모양으로 구성돼 효율적으로 물품을 적재할 수 있고, 선반마다 지정된 바코드가 있어 손쉽게 물건을 찾을 수 있다는 장점을 지녔다.

무빙랙 도입에 따른 물류 효율 개선은 이용객의 쇼핑 환경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인도장에서 이뤄졌던 고객 물품 분류 작업이 통합물류센터 적재단계에서 완료되고 혼잡한 인도장에서 오래 기다려야 하는 고객들의 불편함이 줄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상품 파손을 막기 위해 쓴 비닐‧플라스틱 소재의 면세품 포장재를 감축해 쓰레기 과다 문제 해결에도 기여한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子女에 지분 증여로 세대교체 준비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은 아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딸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을 각각 이마트와 신세계의 최대 주주로 만들며 '책임 경영'을 꾀하고 있다. 사진=신세계그룹이미지 확대보기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은 아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딸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을 각각 이마트와 신세계의 최대 주주로 만들며 '책임 경영'을 꾀하고 있다. 사진=신세계그룹

1943년생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은 삼성그룹의 창업주 이병철의 막내(다섯째)딸이며, 삼성그룹 제2대 회장이자 이병철 창업주의 막내(셋째)아들인 이건희의 여동생이다. 그녀는 1979년 영업담당자로 그룹에 입사한 후 1998년 남편 정재은으로부터 회장직을 넘겨받았다.

이 회장은 지난달 그룹 양대 축인 이마트와 신세계의 최대 주주 자리를 각각 아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딸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에게 넘겨줬다.

신세계그룹은 2016년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은 각자 보유 중이던 신세계와 이마트 지분을 맞교환하며 사실상 남매 분리경영 체제를 구축해왔다. 그러나 이 회장이 여전히 그룹 총수에 이름을 올리고 있고 최종 의사결정도 내릴 정도로 여전히 그룹을 장악하고 있다.

이 회장이 아직 경영 일선에서 활약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녀들에게 지분을 증여한 것은 그만큼 두 자녀에게 포스트 코로나 대비와 그룹에 대한 책임 경영을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