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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텐發 이커머스 업계 재편 ‘모락모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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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텐發 이커머스 업계 재편 ‘모락모락’

티몬에 이어 인터파크·위메프까지 경영권 인수…현실화되면 이커머스 강자로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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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큐텐 홈페이지 캡처
해외직구 이커머스 플랫폼 큐텐(Qoo10)의 최근 행보에 이커머스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큐텐이 지난해 티몬을 인수한 데 이어 올해 인터파크 커머스 부문과 1세대 이커머스 플랫폼 위메프까지 경영권 인수를 추진한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어서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큐텐이 티몬에 이어 위메프까지 흡수한다면 쿠팡을 제외한 국내 1세대 소셜커머스 플랫폼들이 큐텐 품에서 뭉치게 된다. 위메프는 큐텐과 경영권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며 현재 매각 방식 등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큐텐 관계자는 “해당 사안과 관련해 확인된 내용이 없다”며 인수와 관련해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업계에서는 큐텐으로 촉발될 이커머스 업계의 지각 변동이 이슈다. 일각에선 G마켓 창업자 출신인 큐텐의 구영배 대표가 몸집을 불려 이커머스 시장의 재편에 나서는 거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큐텐의 경영권 인수가 현실화된다면 쿠팡, 네이버와 함께 이커머스 업계 3강으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네이버가 1위(18%), 쿠팡이 2위(13%)다. 5위인 위메프(4%)와 6위인 티몬(3%), 여기에 인터파크 커머스까지 연합한다면 큐텐을 주축으로 한 연합군이 단숨에 시장 점유율 10%의 벽을 돌파해 3강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선 해외직구 사이트로 더 잘 알려진 큐텐은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동남아시아와 일본, 중국, 홍콩 등을 기반으로 사업을 전개하는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지난해 9월 티몬을 인수하며 국내 시장에 진출했다. 당시 큐텐은 사모펀드 앵커에쿼티파트너스와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 PSA컨소시엄이 보유하고 있던 티몬 지분 100%를 큐텐의 물류 전문 자회사 ‘큐익스프레스’의 지분과 교환하는 방식으로 티몬을 인수했다.

큐텐은 티몬 인수 후 3개월 뒤인 지난해 12월에는 야놀자로부터 인터파크의 인터파크 커머스 부문을 물적분할한 뒤 인수한다는 소문이 불거지기도 했다. 인터파크는 예정대로 지난 3월 1일자로 물적분할을 완료한 상태다. 이어 최근 위메프 인수설까지 나오면서 큐텐은 한국 이커머스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큐텐은 티몬 인수에 이어 인터파크 커머스 부문과 위메프까지 인수설의 주인공이 되면서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존재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또 미국 나스닥 시장 상장을 위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심사를 받고 있어 글로벌 경쟁력도 증명하고 있다.

큐텐의 강점은 특히 국경을 넘나드는 물류망을 갖춘 물류 전문 계열사 ‘큐익스프레스(Qxpress)’ 역량이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큐텐에 따르면 지난해 큐익스프레스의 글로벌 매출액은 6000억원, 스마트십 가입 고객은 24만 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기준 누적 물동량은 1만 박스가 넘는다.

큐익스프레스는 초창기 큐텐의 물량만 담당했지만, 아마존과 이베이, 라쿠텐 등 대형 고객사를 확보하면서 실적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11번가와 지마켓도 큐익스프레스의 고객사다. 고객의 주문 처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큐익프레스의 역량은 큐텐의 싱가포르 1위 이커머스 플랫폼으로서의 영향력을 공고히 하는 데 힘을 더했다.

기존 2~3일에 달하던 온라인 상품 배송을 큐익스프레스를 바탕으로 당일 또는 익일로 줄이며 싱가포르에서의 온라인 배송 기준을 바꿔놓았다. 또 현지 언어 및 해외 배송 지원으로 큐텐에서 상품 구매와 상품 수령이 가능한 국가까지 따지면 큐텐이 커머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가의 수는 더 많아진다.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 주요 국가와 한국, 일본, 대만을 포함한 동북아, 유럽과 미주, 아랍권을 포함해 현재 11개 언어로 24개국에서 큐텐을 만나볼 수 있다. 이들 국가의 인구수를 합치면 2022년 기준 약 45억5000만 명으로 한국계 커머스 플랫폼으로는 최대 규모다. 싱가포르의 이커머스 거래액이나 시장 점유율은 투명하게 공개되고 있지 않는데, 업계에 따르면 큐텐의 현지 시장 점유율은 30%를 넘으며 1위를 기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G마켓, 11번가 등의 플랫폼과 손잡기도 했지만 티몬을 인수하며 국내에서 직접 사업 기반을 갖추면서 자체 소유 플랫폼을 활용한 국내 사업 연계가 가능해졌다. 이로 인해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어가던 티몬도 다시 생기를 찾기 시작했다. 여기에 위메프와 인터파크 커머스까지 연합하게 되면 공룡 이커머스 기업으로서 진용을 갖출 것으로 전망된다.

더군다나 큐텐이 한국에서 3곳의 플랫폼을 확보하면 해외 판매자들이 큐텐을 통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용이해진다. 반대로 티몬, 인터파크, 위메프에 입점한 판매자들의 해외 진출 또한 큐익스프레스를 통해 손쉽게 이뤄질 수 있다. 큐익스프레스를 이용하는 판매자들이 늘수록 당연히 매출액과 물동량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양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luswate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