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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에 라면 불티…라면3사 나란히 ‘깜짝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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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에 라면 불티…라면3사 나란히 ‘깜짝 실적’

라면 3사 상반기 매출·영업익 동반 성장…라면 매출이 실적 견인
농심·삼양 “해외 매출이 효자”, 오뚜기는 국내서 선전
K푸드 인기 힘입어 해외시장 중요성 증가…설비투자 확대 등 해외 진출 속도
농심, 삼양식품, 오뚜기 CI. 사진=농심, 삼양식품, 오뚜기이미지 확대보기
농심, 삼양식품, 오뚜기 CI. 사진=농심, 삼양식품, 오뚜기
국내 대표 라면 회사인 농심, 삼양식품, 오뚜기가 상반기 나란히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고물가 여파로 라면 소비가 늘어난 데다 세계적인 한식 인기에 힘입어 해외 매출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16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농심 등 라면 3사는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두 자릿수 증가를 기록하며 증권가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국내외에서 라면 판매가 크게 늘면서 매출 성장을 주도했다.

상반기 실적이 가장 두드러진 것은 농심이다. 연결기준 매출이 1조697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3.8%, 영업이익은 1175억원으로 무려 204.5%나 증가했다. 전체매출의 78.8%를 차지한 라면이 13.6% 성장하면서 실적을 이끄는 가운데 내수(12.6%)보다 수출(26.4%)이 가파르게 성장했다.

상반기 중 농심은 전체 영업이익의 50% 이상을 해외에서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미국법인의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5.2% 증가한 3162억원, 영업이익은 536% 증가한 337억원을 기록했다. 미국 법인의 가파른 성장이 농심 호실적을 주도했다. ‘먹태깡 열풍’ 등 스낵류도 꾸준히 성장하며 실적을 뒷받침했다.
농심 관계자는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으로 라면 수요가 늘어난 것이 매출과 영업이익 개선으로 이어졌다”며 “지난해 2분기 농심 국내사업 영업이익이 적자였던 만큼 기저효과로 올해 상반기 매출액 증가분보다 영업이익 성장률이 크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삼양식품은 상반기 매출 5309억원, 영업이익 67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대비 16.0%, 영업이익은 31.0% 증가했다. 상반기 삼양식품의 면스낵류 매출은 내수에서 21%, 수출에서 8% 성장했다. 2분기 해외 매출은 1899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경신하기도 했다.

오뚜기 상반기 누적 매출은 1조7110억원, 영업이익은 129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11.7%, 21.7% 증가했다. 해외매출은 소폭 감소(-6.3%)했지만 국내 매출이 14% 성장하면서 실적을 이끌었다. 이중 면제품류 매출은 4688억원으로 지난해(3902억원)보다 20.1% 성장했다. 라면 매출 비중은 27.4%로 농심이나 삼양식품과 비교해 낮았지만 매출 성장분의 44%를 차지하며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라면 3사의 상반기 실적 개선 배경에는 지난해 말 단행한 제품 가격 인상과 더불어 고물가 추세가 이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먹거리 물가 고공행진에 따라 소비자들의 ‘짠물소비’ 경향이 확산되면서, 가격 인상에도 다른 가공식품이나 외식비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라면 소비가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해외에서의 매출 성장세가 꾸준히 이어졌다는 점도 주효했다. 한류 콘텐츠 인기와 함께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국내 업체의 라면 제품 노출이 증가하며 매출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미주 등지에서도 라면이 ‘저렴한 한 끼 식사’로 인기를 끌면서 라면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모습이다.

해외시장 중요성이 커진 만큼 업체들도 수출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농심은 지난해 미국에서 제2공장을 완공한 데 이어 오는 25년 제3공장을 착공할 계획이다. 앞서 신동원 회장은 2030년까지 미국 시장에서 연 매출 15억 달러를 달성하고 라면시장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삼양식품도 지난해 5월 수출 제품 생산을 전담하는 밀양공장을 준공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최근엔 1600억원 규모의 신규시설투자를 공시하고 밀양공장 부지 내에 추가로 5개의 생산라인을 갖춘 2공장을 증설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삼양식품은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을 마케팅 포인트로 현지판매법인을 세워 유통망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그간 해외 매출 비중이 크지 않았던 오뚜기도 해외 시장 공략에 점차 힘을 싣고 있다. 오뚜기 미국 법인은 현지 식품 주요 유통망에 대한 상품 공급확대를 통해 올 상반기 매출은 20.2%, 순이익은 190% 신장했다. 베트남에서도 편의점 및 실수요 공장, 외식업체 등을 공략 중이며 라면 현지 생산 및 판매를 통한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기존 중국·일본·미국 등 현지 판매 법인은 신제품 출시와 현지 유통채널 확대를 통해 꾸준히 확장해나가고 있다”면서 “지난 4월 인도네시아 법인을 설립한 뒤 현지 유통망을 구축하고 있는 상황이고 다른 국가들에서도 현지 마케팅 등을 진행중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해외 매출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성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jkim9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