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페스타 2024’는 재단법인 한글누리가 주최하고, 한글학회와 훈민정음학회가 후원한다. 한글누리는 훈민정음의 창제 정신과 원리를 널리 알리기 위해 설립됐으며, 산하에 ‘한글누리연구소’를 두고 있다.
8일 경동나비엔에 따르면 올해로 2회를 맞은 ‘한글 페스타 2024’는 옛 훈민정음의 자모를 포함한 한글로 다양한 세계의 언어를 표기해 봄으로써 한글이 ‘세계 공용문자’로 활용되는 가능성을 확인하고, 세계인과의 교류를 통해 다양한 문화를 보존하고자 개최됐다.
이번 공모전에는 41개 언어를 사용하는 48개국에서 240개 작품이 제출될 정도로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한글누리는 이달 1일 표기의 정확성과 효율성, 영상의 예술성 등을 고려해 전 부문 최고상인 ‘으뜸상’과 부문별 1등을 포함해 99개 수상작을 발표했다. 으뜸상에는 1만 달러, 부문별 1등에는 5000달러 등 총 6만 2천 달러의 상금이 수여된다.
'세계 또는 국가나 민족의 기원에 대한 신화'를 주제로 진행된 △ 이야기 부문에서는 필리핀의 ‘글렌 촌도’가 제출한 '쭈파가오가 사람을 만든 이야기’가 부문 1위이자 전체 으뜸상을 수상했다.
필리핀 북부 이푸가오족의 탄생 신화를 이야기한 해당 작품은 훈민정음 체계의 옛 글자를 활용해 타갈로그어 표기의 효율성과 정확성을 높였다. 또한, 키보드로 표현할 수 없는 옛 글자를 포토샵으로 직접 작업해 표기하고, 신화를 시각적으로 표현했다는 점에서 높은 예술성을 인정받았다.
‘귀여운 꼬마’ 또는 각국의 자장가를 주제로 진행한 △ 노랫말 부문은 귀여운 꼬마를 부른 이란의 ‘세예데 마리암 자레'가 1위로 선정됐다. 이 작품은 옛 한글 자모를 페르시아어 음가에 부합하게 적절히 활용하며 가사 표기의 오류를 줄였다.
국가(國歌) 부문 1등은 인도네시아의 ‘윈다 위댜스뚜띠’가 수상했다. 옛 한글 자모를 최소로 활용해 인도네시아 국가 중 하나인 ‘내 조국(Tahah Airku)’을 표기하며 가독성을 높였다. 수상작은 한글페스타 홈페이지와 유튜브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글누리’는 이번 공모전에서 표음 문자인 한글의 장점을 활용해 각국의 고유한 문화를 표기하는 독창적인 시도가 이어졌다는 점에서 ‘세계 언어로서 한글의 활용’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현행 한글로 자신의 모어를 한국어식 발음으로 표현하는 기초적인 단계부터, 모어의 말소리 구조에 맞추어 옛 한글까지 활용하는 높은 수준을 가진 다양한 참가자를 통해 한글에 대한 높아진 관심도 확인할 수 있었다.
한글누리연구소의 김주원 소장은 “참가자들의 우수한 작품을 통해 한글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느낄 수 있어 뭉클했다”며 “앞으로도 한글누리는 ‘한글페스타’ 공모전을 통해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인 한글이 전 세계의 언어를 적는 도구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고, 한글과 훈민정음에 대한 이해를 높여갈 것”이라고 밝혔다.
조용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ccho@g-enews.com